[자동차] 자율주행차 톱10에 현대기아차는 있을까? 자동차교통

a7.jpg »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하고 있는 아우디 A7. 동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7Ee9e6SupdM

 

도쿄 모터쇼의 핵심 주제 '자율주행'

 

차가 제 스스로 알아서 달리는 건 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오랜 꿈이었다. 20세기 들어 자동차 양산이 시작된 이래 110여년이 지난 지금,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되려 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한 지 30여년만이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철마다 열리는 모터쇼에 경쟁적으로 참가해 제각기 개발한 자율주행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실제 도로주행 테스트에 돌입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아우디는 A7으로 운전자의 수동조작 없이 560마일을 자율주행하는 기록을 세웠고, 얼마 전 다임러는 독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트럭을 시험운행했다.

때마침 30일부터 11월8일까지 열리는 도쿄 모터쇼에서도 자율주행차는 친환경 기술과 함께 핵심 테마로 떠올랐다. 예컨대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닛산은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와 자동운전을 결합한 콘셉트카 ‘IDS 콘셉트’를 선보였다. 이 차는 360도 카메라와 레이더, 컴퓨터 칩 등을 장착해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스티어링 휠이 모니터로 바뀐다. 좌석 방향도 바꿀 수 있다. 닛산은 2018년까지는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차선 변경할 줄 알고, 2020년까지는 복잡한 도심 도로도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차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ds.jpg » 2015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닛산의 자율주행 콘셉트 전기차 'IDS'. 동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h-TLo86K7Ck

 

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 할까

 

전문가들은 그러나 운전자가 전혀 탑승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나오려면 적어도 10년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을 규제하는 도로교통관련 법규 문제, 자동차의 IT화에 따른 정보보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도쿄모터쇼에 참가중인 혼다의 자율주행차기술 전문가 스기모토 요이치는 이런 장애물 때문에 "2030년 이전에 완전 자율주행차가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자율주행과 관련한 첨단기술들은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계속해서 자동차에 장착될 것이다. 현재의 개발 속도로 미뤄 짐작해보면, 앞으로 5년 후인 2020년에는 차선 변경 기술을 포함해, 지금보다 훨씬 성능 좋고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들이 자동차에 장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셔틀버스처럼 정해진 길만을 오가는 단순한 상황에서는 2020년 이전에라도 완전 자율주행차량들이 도로에 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이는 미래의 완전한 자율주행차 기반을 닦아나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일까?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이를 두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다. 하나는 안전성, 즉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의 감소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에너지 효율의 상승, 즉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 감소이다. 지난 10여년 사이에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개발해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이런 목표에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 장치들은 개발 초기엔 고급 럭셔리카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중적인 차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만큼 확산됐다. 물론 아직도 운전자는 여전히 전방을 주시하면서, 여차하면 언제든 운전대를 잡을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

 

header_inspiration_story.jpg » 다임러의 자율주행트럭 '프라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 freightlinerinspiration.com/

 

다임러, 아우디, 베엠베, 지엠이 선두 형성

 

자율주행차 개발에서는 어떤 업체가 앞서가고 있을까? 자율주행차는 아직 실제 도로에서 성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업체간 기술 수준의 우열을 비교하기가 쉽지는 않다. 내비건트 리서치는 대신 각사가 공개한 자율주행차 기술과 개발 전략을 분석하는 방식을 택했다. 평가 대상 업체는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18개사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면서도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 같은 IT 기업들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평가 지표는 모두 12가지. 구체적으로는 비전과 시장진입 전략, 파트너십, 양산 전략, 기술, 지리적 접근성, 판매, 마케팅과 유통, 생산 능력, 생산 품질과 신뢰성, 생산 포트폴리오, 가격과 기업 약속 등이다. 점수는 각 회사의 첨단 운전보조시스템(ADAS) 개발과 장착 정도, 그동안 자율주행과 관련해 발표한 자료들, 자율주행차의 장기목표에 대한 청사진 등을 토대로 매겼다.  
평가 결과 다임러, 아우디, 베엠베(BMW), 지엠(GM) 4개사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선두 대열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기준 세계 5위 자동차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18개사 중 13위로 톱10에 들지 못했다. 이번 평가는 각 회사가 그동안 내놓은 신기술과 발표 자료, 청사진 등 제한된 것들만을 근거로 했다는 점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각 사의 발표문이나 미래 청사진은 사실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실제보다 과포장한 자료를 내놓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현대기아차가 이 부문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거나 못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na.jpg » 세계 18개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경쟁력 비교. 가로축은 전략, 세로축은 실행력이다. navigant research

 

톱10에도 들지 못한 현대기아차

 

내비건트 리서치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18개사를 경쟁력 단계별로 네 그룹으로 나눴다.
첫째는 선두그룹이다. 다임러, 아우디, 베엠베, 지엠 등 4개사가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략과 실행력에서 모두 75점 이상을 받았다. 선두그룹에 속한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양산 라인에 럭셔리차와 중장비, 기본적인 자동주행 옵션 차량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다임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승용차 뿐 아니라 버스, 트럭 등 다른 차종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경쟁그룹이다. 현재로선 선두그룹보다 다소 뒤처져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후보들이다. 볼보, 포드, 도요타, 혼다 4개사가 꼽혔다. 보고서는 선두그룹과 다른 그룹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실행 전략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포드가 선두그룹이 아닌 경쟁그룹에 속한 이유는 전략 자체는 확고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율주행차 실행 계획보다 운전자 보조장치 개선에 더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도전그룹이다. 앞의 두 그룹에 다소 못미치지만, 가까운 장래에 선두그룹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기반은 갖춰져 있는 그룹이다. 폴크스바겐, 닛산, 재규어 랜드로버, 테슬라, 현대기아차 5개사가 여기에 꼽혔다. 현대기아차는 아쉽게도 이 그룹에서 맨 꼴찌에 자리매김됐다. 현재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지만, 미래 시장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인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미국의 신생기업 테슬라한테도 밀려난 것이다.

네번째는 후발그룹이다. 이들은 자율주행차 개발과 전략에서 가장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업체들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이들이 앞으로 이 부문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려면 중대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마쓰다, 르노, 푸조 시트로엥, 미쓰비시 5개사가 이 그룹으로  분류됐다.

 

742.jpg »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내비건트 리서치


  
내비건트 리서치는 2030년대가 되면 자율주행차가 세계 자동차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 업체가 어림잡아 추정한 바에 따르면, 2035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연간 9540만대. 이는 그 해 경량급 차량(LDV, 승용차와 5톤 이하 트럭) 판매량의 75%에 해당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2030년이면 불과 15년 후다. 한국 경제에서 어느새 '대마불사'가 돼 버린 현대기아차는 그때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현대기아차는 이번 도쿄모터쇼에 "선보일 신차가 없다"는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다. 공든 탑이 올라가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인 법이다.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에서, 현대기아차의 좀더 정교한 미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자율주행차 경쟁력 순위

1. 다임러

2. 아우디

3. 베엠베

4. 지엠

5. 볼보

6. 포드

7. 도요타

8. 혼다

9. 폴크스바겐

10. 닛산

11. 재규어 랜드로버

12. 테슬라

13. 현대기아차

14. 피아트 크라이슬러

15. 마쓰다

16. 르노

17. 푸조 시트로엥

18. 미쓰비시

 

출처
http://www.industryweek.com/emerging-technologies/daimler-audi-bmw-gm-lead-autonomous-vehicles-study?NL=IW-03&Issue=IW-03_20151023_IW-03_233&sfvc4enews=42&cl=article_3&utm_rid=CPG03000001470897&utm_campaign=8109&utm_medium=email&elq2=c9980a0ddbe84d2d9fea137a41952e7b
https://www.navigantresearch.com/research/navigant-research-leaderboard-report-autonomous-vehicle-oems
https://www.navigantresearch.com/newsroom/daimler-audi-bmw-and-general-motors-score-highest-in-assessment-of-autonomous-vehicle-original-equipment-manufacturers
http://www.torquenews.com/1080/navigant-ranks-autonomous-vehicle-market-development-and-leaders-are-su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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