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정교해진 배달 드론, 한국 '총알배달'보다 빠를까 우주항공

 prime-air_04.jpg » 2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아마존의 배달 드론. 아마존 제공

2년만에 나온 아마존의 새 배달 드론 시제품

 

“강아지가 딸 아이의 신발을 물어뜯어버린다. 딸 아이가 새 신발을 사달라고 조르자, 엄마는 태블릿으로 즉시 주문을 한다. 드론이 30분 내로 새 신발을 집 뜰에 배달해준다. 엄마한테 새 운동화를 받아든 아이가 뛸 듯이 기뻐한다.” 지난 11월29일 공개된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드론(무인항공기) 배달 동영상 내용이다.

 

drone21.jpg » 동영상에 소개된 드론 배달 스토리의 주요 장면들. 유튜브 갈무리

 

이착륙용 날개와 비행용 프로펠러가 따로


2013년 12월 드론으로 ‘30분내 배달’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아마존이 약 2년만에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의 드론 시제품을 공개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이름의 이 옥토콥터 드론이 2년 전과 가장 달라진 건 하이브리드 제품이라는 점이다. 이착륙은 헬리콥터 방식으로, 비행은 여객기 방식으로 한다. 이를 위해 8개의 날개 외에, 드론 뒷쪽에 별도의 추진모터를 갖고 있다. 고도 비행중에는 큰 프로펠러 모양의 추진모터만 작동한다. 8개의 다른 프로펠러들은 이착륙 때만 작동한다. 비행의 대부분을 뒷쪽 대형 프로펠러가 책임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장거리 비행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없으면 15마일(24킬로미터) 이상을 날아가기 어렵다는 것.

 

 

감지회피 기술로 장애물 피하고 착륙도 안전하게

 

동영상을 보면 드론은 짐꾸러미를 아마존 로고가 찍힌 플라스틱판 위에 살포시 내려놓는다. 공중에서 물건을 투하하는 구글의 드론과는 다른 방식이다.

 

DRONE28.jpg

 

 드론이 착륙할 때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집 뜰에서 노는 아이나 강아지 등과 부딪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아마존은 감지회피(sense and avoid) 기술을 활옹해 비행중의 장애물이나 착륙시의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드론의 속도는 최고 시속 55~58마일(88~93킬로미터), 비행거리는 15마일 이상, 비행고도는 400피트(122미터)로 알려졌다.

 

 drone24.jpg » 드론의 센서가 비행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연구개발중인 드론 10여종

 

아마존 드론의 또 하나 특징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드론보다는 꽤 크다는 점이다. 정확한 크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드론에 실린 상자가 운동화 상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림짐작이 가능하다. 드론 애호가들이 많이 쓰는 DJI 팬텀보다 훨씬 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드론이 크다는 건 큰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걸 뜻한다. 하지만 충돌 등 사고시엔 그만큼 위험도 커질 것이다. 아마존쪽은 드론 무게가 55파운드(25킬로그램) 이하라고만 밝혔다.

 

drone25.jpg » 아마존 표시판에 살포시 내려앉은 드론.

 

drone26.jpg » 착륙 뒤 배달상자를 내려놓는다.

 

물론 이번에 선보인 것이 최종 제품은 아니다. 아마존은 연구개발중인 시제품이 10여종에 이르며 계속 성능을 개선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3년에 처음으로 공개된 동영상과 비교해보면, 이번 시제품은 2년 전 선보인 첫 시제품과는 많이 다르다.

  

500억원 주고 유명 광고모델도 계약

 

동영상에서 아마존의 드론을 소개하는 사람은 영국의 인기 TV 프로그램 <톱 기어>(Top Gear) 진행자였던 제레미 클락슨이다. 그는 지난 여름 아마존과 4600만달러(약 530억원)에 광고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drone27.jpg » 아마존 배달 드론의 광고모델로 나선 텔레비전 인기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

 

 아마존은 현재 미국의 드론 규제 정책에 묶여 캐나다 등 해외에서 시험을 해오고 있다. 미 연방 항공청(FAA)은 상업용 드론에 대해 무게는 25kg, 고도는 500피트(약 150m), 속도는 100마일(약 160킬로미터) 이내로 허용하고 있다. 비행거리는 원격조종자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안된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 드론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10마일(16킬로미터) 이상의 거리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drone20.jpg » 좀 더 커진 2세대 배달 드론(왼쪽)과 2년 전의 1세대 배달 드론.

  

한국의 '총알 배달'보다 빠를 수 있을까

 

드론 배달은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교통망이 잘 짜여 있고, 고층빌딩과 고층아파트가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 도심에서는 사실 기존 배달 시스템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더욱이 오토바이 배달 경쟁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선 이미 '30분 배달' '총알 배달'이 낯설지 않다. 실제 다수의 소비자들이 혹할 만한 큰 매력은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거리가 혼잡하고 지상에 우뚝 솟아 있는 건물들이 많다보니 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다고 하겠다. 시민들에겐 자신들의 머리 위로 드론이 날아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드론 배달의 최대 강점은 도로와 신호등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하면 도심보다는 도시 외곽이나, 도로나 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시골, 외딴 섬 등에 배달할 때 그 가치가 빛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1세대 배달 드론 동영상

 

아마존을 비롯해 드론배달 구상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안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당국의 벽과 시민들의 불안감을 넘어서기가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드론의 안전비행 기술도 아직은 개발할 여지가 많다. 아마존은 배달드론이 기존의 배달트럭처럼 도시를 누비는 시대를 꿈꾼다. 과연 그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아직 넘어야 할 벽이 제법 있어 보인다.
 
출처 및 참고자료 
http://www.amazon.com/b?node=8037720011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innovations/wp/2015/11/30/amazon-has-a-new-drone-delivery-video-here-are-8-details-worth-noting/?wpmm=1&wpisrc="nl_most
http://arstechnica.com/business/2015/11/amazon-shows-off-prototype-drone-for-future-delivery-service-in-new-video/
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amazon-pushes-future-drone-delivery-844158
새 드론의 디자인 배경 
http://theconversation.com/the-design-decisions-behind-amazons-strange-looking-delivery-drone-5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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