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텔로미어 늘였더니 세포 수명이 늘어났다 생명건강

150123102539-large.jpg » 노인의 피부. 이번 연구에서 피부세포의 텔로미어를 늘였더니 세포 분열이 40회 이상 더 이뤄졌다. nature.com  

 

노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을 덮고 있는 안전모자와 같다. 젊은 사람들의 텔로미어 길이는 약 8000~10000 뉴클레오타이드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져 임계길이(critical length)에 도달할 경우 세포는 분열을 중단하거나 사망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텔로미어를 `세포시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실에서 배양되는 세포들이 대부분 몇 차례 분열하고 마는 것은 바로 이 세포시계 때문이다.
 미 스탠퍼드 의대의 연구진은 <FASEB 저널> 최신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인간의 텔로미어 길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연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이 방법으로 처리된 세포들은 대조군 세포(이 방법을 적용하지 않은 세포)들보다 젊게 행동했으며, 배양접시 위에서 정체되거나 죽는 대신 활발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번에 사용된 방법은 변형된 RNA를 이용한 것인데, 연구 및 신약 개발을 위해 대량의 실험용 세포들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방법으로 텔로미어를 연장한 피부세포는 대조군 세포보다 최대 40번까지 더 분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텔로미어 단축과 관련된 질병의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1. 세포시계를 거꾸로 돌리다
 
 “우리는 인간 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를 1000뉴클레오타이드 늘림으로써, 수명을 (인간의 수명으로 환산하면) 여러 해 늘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신약개발이나 질병모델에 사용되는 실험용 세포들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스탠퍼드 의대 교수이자 이 대학 박스터줄기세포생물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헬렌 블라우 박사는 말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변형된 mRNA를 이용하여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렸다. mRNA는 DNA의 유전정보를 리보솜(세포의 단백질 생산공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번 연구에 사용된 RNA에는 TERT라는 시퀀스를 코딩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TERT는 천연 텔로머라제(telomerase)의 활성에 필요한 핵심부분인데, 텔로머라제란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려 다음 세대의 세포에서도 생생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효소로, 줄기세포(정자와 난자를 생성하는 줄기세포 포함)에 많이 발현되어 있지만 일반 세포에는 극소량만 발현되어 있다.
 
 2. 일시적 효과
 
 이번에 개발된 방법이 다른 방법들보다 유리한 것은,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변형된 RNA는 세포의 면역반응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되어 있어, `변형된(TERT가 코딩된) 메시지`를 `변형되지 않은 메시지`보다 약간 더 오랫동안 버틸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은 48시간 이내에 소멸되므로, 일단 연장된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 다시 짧아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것이 왜 장점이 될까? 텔로미어가 계속 연장되어 세포가 무한히 분열할 경우 암을 초래하므로, 인간에게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방법은 `자동차의 가속페달을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밟아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배양된 인간 근육 및 피부세포에 (며칠에 걸쳐 3번) 적용하여, 텔로미어의 길이를 현저하게(1000뉴클레오타이드) 늘리는 데 성공했다. 1000뉴클레오타이드라면 텔로미어 길이의 10%에 해당되는데, 피부세포의 경우 28배, 근육세포의 경우 3배나 더 많이 분열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우리는 「TERT를 코딩한 mRNA」가 효과를 발휘한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놀랐다. 왜냐하면 TERT는 텔로머라제의 다른 요소와 결합되어야 하는 관계로 제약사항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선행연구에서도 「TERT를 코딩한 mRNA」를 세포에 전달하려고 시도했었지만, 세포의 면역반응 때문에 실패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면역반응을 초래하지 않는다. 또한 종전에도 텔로미어의 길이를 일시적으로 늘리는 방법들이 개발된 적은 있지만, 작용이 느리다는 흠이 있었다. 이에 비해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며칠 만에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림으로써 10년 정도의 노화 역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개발한 방법이 일시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3. 임상적 응용
 
 블라우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텔로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뒤시엔느근위축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에 걸린 소년의 근육줄기세포에서 텔로미어가 비정상적으로 짧아진 것을 발견한 이후부터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이 다른 종류의 세포에도 적용되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텔로미어 단축을 초래하는 유전질환의 치료는 물론, 노화방지, 그리고 노화와 관련된 각종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근육줄기세포의 텔로미어를 연장시켜 뒤시엔느근위축증 환자를 치료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방법을 이용하면 당뇨병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노화관련 질환들도 치료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4730&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2-04 
※ 원문정보: J. Ramunas, E. Yakubov, J. J. Brady, S. Y. Corbel, C. Holbrook, M. Brandt, J. Stein, J. G. Santiago, J. P. Cooke, H. M. Blau. Transient delivery of modified mRNA encoding TERT rapidly extends telomeres in human cells. The FASEB Journal, 2015; DOI: 10.1096/fj.14-259531
 
원문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01/150123102539.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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