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합동성 토론회 국방개혁

<D&D Focus> 2010년 8월호

 

“합동성, 합참과 국방부의 인력구조 개선 선행되야”


 


지난 7월2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는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의 주최로 제13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됐다. 본 지는 이 학술회의의 한 프로그램이었던 ‘천안함 사건을 통해 본 합동성 진단’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지상 중계한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가 사회를 본 이 토론회의 토론석에는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 두 위원인 박상묵 전 공군교육사령관과 윤 연 전 해군 작전사령관, 군사전문 기자인 최현수 국민일보 부장, 본지 김종대 편집장 등이 초대됐다. 토론자들은 천안함 사건의 발생 원인 및 후속 대책 평가, 이를 통해 드러난 한국군 내부의 합동성의 문제점, 합동성 강화를 가로 막는 장애요인 등에 관한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한반도 전구의 특성으로 인해 합동성에서 육군의 우위를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최현수 부장과 해공군 사령관 출신의 패널들의 공방은 널따란 토론장 안의 공기를 후끈하게 덥힐 정도로 뜨거웠다.

그 열기를 다음과 같이 지면에 옮긴다.


문정인 교수(이하 사회자) 합동성에 관한 이번 토론회는 특별한 격식 없이 자유로운 난상 토론으로 이끌어 가겠다. 윤 위원님께 먼저 도전적인 질문을 먼저 드린다. 이번 천안함 사건에서 정부 발표, 감사원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대한민국 해군이 이정도 밖에 안 되냐’다. (북한 잠수정이)들어 오는 것도 모르고 맞아도 모르고 도망치는 것도 모르고. 1차적 책임이 해군에 있는 것 아니냐는 거다. 여기에 동의하시는가.


윤 연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이하 윤연) 전직 해군 작전사령관으로서, 해군 예비역으로서 국민들과 여기 모이신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9.11테러에서 보았듯이 아무리 첨단 장비가 있어도 뜻하지 않게 기습을 당하는 수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 뜻하지 않는 도발과 테러에 준비를 해야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동해에는 오래전부터 상어급, 동해에 유고급 등 많은 북한 잠수함정이 들어와서 대책 논의를 많이 해서 거의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대비를 했다. 그런데 서해에는 북한 잠수함 70여 척 중 10여 척이 있을 뿐이다. 서해는 그만큼 잠수함이 남으로 내려와 작전하기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해에서는 NLL상에서 눈에 보이는 작전, 대청해전이나 연평해전 등과 같은 수상전 경험에 몰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까 물밑으로 들어오는 잠수함을 등한시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정규전뿐만 아니라 북한의 뜻하지 않은 도발에 대해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준비를 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좀 더 대잠작전에 좋은 함정, 많은 함정이 배치되었더라면 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과제다.


사회자 김종대 편집장은 시각이 좀 다를 듯하다. 잠수함이라는 것이 과연 그렇게 포착하기 힘든가?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이하 김종대) 싸움을 붙이시는 쪽으로 토론을 이끄시는데(좌중 웃음) 그렇다면 나의 대답은 이렇다. 99년 제1연평해전을 돌아보면 그 해전이 끝나고 합참이 제일 고민했던 것이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으로 침투하는 북한의 전술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그때 합참에 근무하셨던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수 있다. 당시 신문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태는 당시엔 일어나지 않았고 북한군의 전술변화는 우리의 작전의 해전 규칙의 허점을 파고드는 방향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그때 정도의 잠수정, 반잠수정에 대한 평가나 정보 판단과 대비태세가 있었다면 아무래도 이번보다는 조금 더 훌륭한 초동대처, 사후관리가 가능하지 않았겠나 하는데서 해군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해군의 문제뿐만 아니라 합참과 해군간의 정보 작전상의 협조에 관한, 즉 오늘의 주제인 합동성의 문제가 상당히 있었다고 본다.


각 군 용어도 모르는데 무슨 합동성


사회자 이번에 육․해·공군 3군이 합동성을 잘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냈어야 하는데 이번에 대응체계에서 그것이 결여됐다고 본다. 이에 관한 박상묵 위원의 생각은 어떤가?


박상묵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이하 박상묵) 합동성이라는 것이 대화가 통해야 하는데 그 대화가 단절됐다. 합참 내에 있는 3군 간의 대화를 먼저 말하자면, 이번에 사고가 났을 때 현장으로 내려가는 합참 지휘부에게 해군 장교들이 뭔가를 설명을 하는데 작전의 본질에 관한 문제보다도 용어를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한다. 그 많은 사람 중에 단 한 사람 이해를 하는 듯한 인물이 바로 장관이더라고 한다. 장관님 입장에서는 많은 3군 업무를 다뤄봤기 때문에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 그와 같이 서로 대화가 통해야 하는 거다. 합참 작전라인을 보라. 지상군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지상 작전만 아는 사람이 그런데 공군에서 ‘영분 대기’ ‘배틀 스테이션(battle station)'이라 하면 이해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투묘, 정박 이런 개념 등 작전적 용어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다 놓치니까 48분, 1시간 보고가 늦었다는 거다. 대기업에서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중요 사건이 발생하면 10분 만에 총수에게 보고된다고 하는데 가장 보고 스피드를 생명으로 여기는 군에서 시간을 다 버리고 있었다. 그것처럼 바로 합동성이라는 것은 대화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회자 최현수 부장도 동의하시는지?


최현수 국민일보 부장(이하 최현수) 대화는 중요하다. 합동성하면 원체 오랜 기간 동안 (각 군이) 서로 연구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는 합동성에 관한 큰 그림을 어떻게 묶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각자 다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육·해·공군 간 대화가 모자란다는 것은 맞는 말이라고 본다. 그 이전에 내가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육군, 공군, 해군이 각자 나름대로의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는 면이 적다는 안타까움이었다. 통합군, 합동군 문제가 나오면 각 군에서는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 군에 이것이 얼마나 손해가 될까’ ‘좀 더 센 곳에 잡혀 먹혀서 우리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방식의 접근이 많다.

육군은 작전, 전략, 체계, 정보 등에 관심이 많은데 비해 해·공군은 자 군의 전력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는 듯하다. 그렇다면 각 군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는 없고 각자의 영역만 이야기하니까 대화가 안 되는 면이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도 예를 들면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 국제부에서는 만세 하고 부른다. 할 일이 없다는 거다. 정치부나 사회부가 정신없이 일을 자신들이 할 일이 대폭 줄어든다는 거다. 또는 9.11사건 같은 것이 벌어지면 그 반대가 된다. 이런 식으로 되면서 좁은 우리 회사 안에서도 부서마다 칸막이가 쳐 지는데 우리 군에서도 그런 칸막이가 굉장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단지 사람이 많아지고 섞어 놓는 것만으로 합동성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한국군이 가야할 합동성의 큰 그림이 뭐냐는 얘기가 좀 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회자 최 부장 얘기는 정리하자면 합동성의 문제는 위협 인식과 평가, 전략, 전술, 전력구조, 무기체계, 전력운용 등이 연관된 큰 그림에서 봐야한다는 건데 내가 육군 인사들과 토론해 보면 기본 인식자체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육군이 중심이고 해·공군은 지원하는 군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합동성이 지상군 중심의 합동성이고 해·공군은 보조적이라는 인식이 큰 것 같다. 반면에 해·공군에서는 최 부장 말대로 큰 그림은 없다. 그런데 예를 들면 해군은 ‘지금 북한이랑 붙으면 NLL에서 붙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우리 해군이 중요하다’하고 공군도 ‘NLL에서 붙든 DMZ에서 붙든 결국은 지상군은 움직이지 못하니까 공군 기동성과 화력가지고 할 것 아니냐’한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즉, 지상군 중심의 합동성이냐 각 군이 각자 생각하는 합동성이냐 하는 문제다.


윤연 합동성을 이끌어 나갈 때 합동작전을 이끌어 나가는 지휘관이 누가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군이 주도하는 전장 환경 같으면 공군 지휘관이 나가야 하고 해군이 바다에서 일어나는 작전에서는 해군 지휘관이 나가야 한다. 육군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보면 미국 태평양사령부에 ‘싱크텍(CINC Tac : 태평양사령부 해군구성군사령부라는 의미, 현재는 폐지되었음 : 편집자 주)’이라는 것이 있다. 또한 태평양 지구에는 모든 육·해·공군을 다 통괄하지만 그 전장 환경이 바다이기 때문에 미 해군 대장이 태평양사령부 지휘관을 맡고 있다. 합동작전을 하는 전장을 누가 이끌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끗발 있는 육군이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누가 전장 환경을 주도할 것인가다. 내가 1함대 사령관을 할 당시 유고급 잠수정이 침투한 적 있는데 이때도 강원도 지역에서 통합작전 중이었다. 물론 강원도 지역에서는 8군단장이 계급은 제일 높고 병력도 많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와서 잠수함을 잡는다는 전장 환경으로 볼 때는 8군단장이 아니라 해군이 전장 주도권을 가져야 하지 않았겠나. 그런 경우에는 해군 1함대 사령관에게 통합 지휘권을 주고 8군 예하 여단들이 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장 환경에 맞는 것이다.


사회자 결국 각자 다 따로 노는 것 아닌가?


박상묵 윤연 위원님이 정확하게 말씀하셨다고 본다. 지원 하느냐(supporting) 지원 받느냐(supported)하는 개념인데 요번처럼 해군에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육군이 날아가서 해군 용어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앉아서 지휘하겠다고 하면 용어 설명하다 끝나는 것이다. 그때는 해군이 나서줘야 한다. 그때 나머지 군이 지원을 하는 입장에서 지원한다는 개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F(힘)=mv(질량×속도)라는 공식이 나오지 않나. 힘은 속도에서 나오는 건데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와 같은 선 개념으로 아무리 가도 며칠 지나도 지상군 전력은 수도권에 그대로 있을 거다. 그런데 하늘에서 길이 뚫리면 1분, 1분30초, 2분 안에 다 끝장이 난다. 총괄점검회의에서 보고를 받으면서 특이했던 것은 휴전선 북쪽에 병력이 105만이기 때문에 우리 군 병력을 줄이면 대단히 심각하다면서 조금 더 늘려야 한다는 개념과 함께 지상군에서의 모든 전쟁은 억제, 종결까지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군은 지원을 하는 군으로 가야 한다는 견해였다. 그런데 걸어가는 군대를 음속을 돌파해서 날아가는 군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에 나는 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사회자 김종대 편집장도 동의하는가. 아까 윤연 위원이 말할 때 태평양사령부(Pacific Command)는 상당히 미국적 현상이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수월한 면도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그런 식으로 육·해·공 합동 구성군 사령부를 구성한 곳은 드물다. 한국에서 합동참모본부가 있어서 그것이 신축성 있게 나가야 하는데 할 수도 있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합참 인적 불균형, 왜 문제인가


김종대 전쟁 양상에 대한 이해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제기되는 새로운 위협은 전장의 템포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여태까지 아는 재래식 전쟁은 그런 전쟁이 아니라 과거의 전쟁 이미지에 고착된 것이다. 사람 머리에 한 번 박힌 전쟁 이미지는 그리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6.25때 전차, 포탄이 없어서 고생한 기억들을 지우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은 새로운 위협 즉 장사정포, 핵미사일, 후방에 대한 정밀타격 등 템포 빠른 전쟁에 대한 새 이미지가 부여되고 있어서 이에 따라 통제와 조직이 달라져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치 종합병원과 같이 되어야 한다. 종합병원에 환자가 하나 들어오면 내과, 외과, 마취과 의사를 어떻게 붙일 것인 지 순식간에 그 환자를 위한 조직이 짜여 진다. 그런데 우리 군이 그런 빠른 변화에 적응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고착된 전쟁 이미지가 아닌 템포가 빠른 전쟁에서 다양한 작전을 구성할 수 있느냐 새로운 편조를 할 수 있느냐, 이것이 육군이 해야 한다든지 해군이 해야 한다든지 하는 논리 이상의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 같다.

최현수 부장이 말씀하신 거 중 ‘인적 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하시는데 그 동안 육군이 압도적인 숫자로 밀어 붙이기를 한 것은 온당한 것인가. 특히 합참의 인적 구성을 보면 하나의 집단의식이 형성되기 아주 적합한 구조다. 육사 선후배들이 2, 3년 사이로 의장에서 과장까지 핵심라인을 다 장악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케네디 대통령 때 하버드 대학 출신 7명이 남미에서 이상한 작전을 해서 병력 4천 명을 사상케 했던 것도 집단의식 때문인데 이런 것에 대한 위험방지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인력을 섞어 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나. 항상 다른 의견을 필요하니까. 그런 점에서는 생각을 조금 달리 한다.


사회자 육군 중심의 폐쇄적인 합참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현상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최 부장의 생각은?


최현수 일부 동의한다. 나도 기사를 쓸 때 국방부, 합참이 육군 중심이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 이후 합동성이 중요시 되고 국지전에서의 부분에서는 군사분계선(MDL)에서의 경우는 확전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지전이 일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데 NLL처럼 경계가 분명치 않고 분쟁 수역화 될 여지가 많은 곳에서는 국지전, 기습,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항상 대비를 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합참에서도 인적구성의 변화가 나타났는데 작전부장을 해군에 주는 대신에 전략기획부장을 다시 육군으로 가져갔다. 비서실장은 해병대가 오는 대신 아주 중요한 합참 전비태세검열 기능은 다시 육군이 가져갔다. 육군은 합참에 있는 해·공군 장교들의 역량을 봤을 때 특정한 임무를 맡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육군이 잘못하고 있는 면도 많다. 그런데 역량이라는 건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모자란다 해도 같은 일, 비슷하고 중요성을 갖는 일, 내가 결정하고 책임져야할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역량은 쌓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육군은 규모, 큰 그림을 그린다는 측면에서 훈련이 되어 있지만 해·공군 같은 경우 뛰어난 장군들이 많은데도 그런 부분에서는 제약이 있다는 육군의 토로를 많이 들었다. 

그렇다면 해군과 공군이 좀 더 현명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계속 개발해서 갔어야지 이것을 ‘자리를 주지 않는다’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현대전에서는 해·공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반도 전구에서 육군이 해군과 공군에 비해 전략과 작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았을 때, 어차피 지상군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이 가운데 해·공군이 차지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가를 지혜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합참에 육·해·공군 인적 균형에 관한 얘기가 나온 지 얼마나 됐나. 그런데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리 내 놓으려 하지 않는다.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 자리 뺏어 올 수 있는 것에 대해 좀 더 합리적인 설득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고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우리가 숫자가 적으니까’ 이런 식으로는 구조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사회자 결국 최 부장은 현실 유지론자 같다. 합동부대 지휘관 장성급이 20명 있는데 1명만 빼고는 다 육군이다. 합참의 부장급 소장 이상은 육군 14명 공군 2명, 해군 2명이다. 그럼 이런 인적 구조를 기정사실화 시키고 거기에 해·공군이 현명하게 대처하라는 건가. 현명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달라.


최현수 현실 유지론이 아니라...


윤연 현명한 아이디어는 없다. 사실 미국에서도 육·해·공군이 항상 싸운다. 그걸 자군 이기주의라 하는데 자군 이기주의라기보다 자군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국가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다. 옆에 박 위원님이 공군 얘기한다고 해서 이분이 자군 이기주의냐. 그래서 미군이 골드워터-니콜라스 법을 만들 때 합참의 비율을 1:1:1로 한 이유가 바로 그거다. 우리는 합참을 2:1:1로 규정해 놓고는 실제로는 2.7:1:1이다. 그것도 해·공군이 따질 때는 막말로 노른자는 다 (육군이)해 먹고 나머지 찌꺼기만 차지하고 있느냐. 이런 상태에서는 합동군을 시작할 수 없다는 거다. 합동작전의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도 중요하고 의사결정을 육·해·공군을 1:1:1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육군이 전장을 장악하는 것도 좋지만 해군도 바다가 있고 공군은 더 넓은 공중이 있다. 그걸 왜 모르나. 국방부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이것을 법으로 국방부 국직 부대도 2:1:1하든지 3:1:1로 정하든지 해서 합동성과 관련된 고질적인 문제는 육·해·공군 의견수렴을 1:1:1로 해야겠다. 그래야 진정한 합동성이 가능하다고 나는 강력히 부르짖고 있다. (좌중 박수) 박수 소리 들으셨죠?


사회자 육군이 별로 없으신가 보다. (좌중 웃음) 다음으로 박상묵 위원님께 묻겠다. 합동성이 안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자군 중심주? 타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모자라서? 군 구조적 문제? 인사제도? 합동성 교육의 부족? 법령과 제도 미비? 정답과 오답을 가려달라.


박상묵 다섯 가지가 다 정답이고 우선순위도 똑같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우리의 문화적인 면에서 접근하고 싶다. 우리는 어디를 가서 새 사람 만났을 때 사돈의 팔촌이라도 소개를 받고 가지 않으면 대화가 안 통한다. 또 지상군에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 해·공군은 오늘 내가 모신 지휘관이 최고다. 과거에 모신 지휘관 찾아다니면 잘못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지상군 독특한 문화는 소대장 문화다. 소대장 한 번 모시면 끝까지 가더라. 아무리 계급이 올라가도 현재 내가 모신 지휘관이 따로 있더라도 “옛날에 모시던 소대장님(혹은 연대장님)을 한 번 찾아 가겠습니다”라고 새 지휘관한테 말하면 “어 그래, 잘 갔다와”라고 하더라. 독특했다. 내가 현역일 때 국방부 장관님께 보고를 들어가려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굉장히 신경이 쓰여서, 속옷까지 갈아입는다. 그런데 육군 참모들이 장관님한테 들어 갈 때는 문 열고 들어가면서 ‘소대장님’ ‘아이고 연대장님’하고 들어가면 끝난다. 그러면 (장관님도) “야 이리와 앉아라. 담배 한 대 필래? 요즘 마누라는 잘 있고?”하면 시작부터 달라진다. 그런 문화적 차이에서 엄격한 핸디캡이 있고 그런 상태에서 인적불균형이 있는 상태에서 해·공군 장교들이 국방부나 합참에 가면 얼마나 힘겹고 외롭게 사는 지 최연수 부장님을 잘 모르신다. 예를 들어 소령으로 합참 가서 천신만고 끝에 중령으로 진급해도 자기가 열심히 했던 그 분야에서 대령으로 갈 자리가 없다. 나는 전문성을 잃어버리는 거다.


육군의 ‘소대장 문화’


최현수 그럼 지금까지 이제까지 그것을 말하지 않으셨나. 안 그래도 이번에 합참에서 인사 난 것도 자리만 몇 개 바꿨지 육·해·공 군 총원에는 변한 게 없는데 이번을 기회로 해군의 비중을 늘리자는 얘기는 해 보셨나.


사회자 내가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의 국방발전자문위원을 했는데 그때 나온 많은 의견 중 하나가 합참의장을 군번 순별제로 하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찬성했다. 그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합참의장을 군 별로 돌아가며 맡는 게 좋지 않느냐는 것을 대통령도 마음으로 결정을 했는데 실제로 실행이 안됐다.


최현수 육군의 거센 반발로?


사회자 아니 그건 모르겠는데, 김종대 편집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박상묵 사회자님, 내 얘기가 아직 안 끝났다. (좌중 웃음) 최 부장님이 말씀하신 그런 움직임이 왜 없었겠나. 가슴에 피를 토하듯이 엄청나게 얘기했다. 그러나 메아리가 어디 부딪혀야 소리가 나지. 어디다 대고 얘길 하나. 합참, 국방부에 구성된 모든 멤버들이 특정군 중심으로 되어 있으면 거기 어디에 메아리 칠거며, ‘민주주의 국가니까 다수결로 결정 합시다’하면 육군 몰표 나오지 않나. 연합사 근무해 보니 미국도 똑같더라. 술 한 잔 먹으면 공군 아이들이 육군 얘기할 때 동료라 안하고 에너미(enemy, 적)이라고 한다(좌중 웃음). 그건 어느 나라를 가 봐도 3군은 서로 에너미라 한다. 그러나 그 에너미들이 서로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서 가야하는 제도로 만들어야 하는데 일방적인 흐름으로 가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86년에 골드워터-니콜슨 법안이 나와서 (인적 배분을)1:1:1로 하기로 정한 것이다. 열을 좀 받은 김에 길게 좀 얘기를 하겠다.(좌중 웃음) 내가 연합사 정보부장으로 갔을 때 참 어렵게 갔다. 조종사 출신이라 정보라는 것을 몰랐다. 두 번째로 육군도 몰랐다. 근데 이 엄청난 직책 맡으면서 2주간 밥을 못 먹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 해서 방법을 찾은 게 육군 중 가장 우수한 친구를 내 사람을 만들자 해서 육군이며 가장 유능하고 정보에 전문성 있는 사람을 포섭했다. 그 사람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라도 문 열고 들어오게 했다.

즉 육군이 합참 의장을 한다 했을 때 30년, 40년 그 분야에서 하면 육군에 대해선 눈을 감아도 훤할 것이다. 근데 전쟁을 수행하기 위에서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공군과 해군을 모른다고 하면 불안해서 어떻게 한 시간인들 그 자리를 지키나. 전쟁 아닌 행정 군대는 필요 없다. 미국 사람들 다 지켜주면 그냥 모여서 파티만 하면 돼지. 문제는 내가 가장 취약한 것, 모르는 분야의 가장 핵심적인 참모를 아는 사람으로 갖다놔야 정확히 작전이 수행되지. 그런데 그 밥에 그 밥 똑같은 사람 갖다 놓으면 어떻게 전쟁을 수행하는가. 큰 문제다. 내가 조금 흥분했다. 


사회자 다음 김종대 편집장님 의견은?


김종대 그런데 사회자께서 여성(최현숙 부장) 한 분에게 남자 4명이 자꾸 곤란하게 만들도록 하시는데 조금 문제가 생길 것 같기도 하다. (좌중 웃음)


최현숙 (웃음) 괜찮습니다.


사회자 거대한 육군이 배후에 계시니까 하나도 걱정할 것 없다. (좌중 웃음)


김종대 나는 사실 육군 병장 출신이다. 어떻게 보면 나도 육군이다. 좀 전의 육군 문화 말씀하신 것도 맞다. 그런데 현실로 돌아와서 보면 그런 폐해가 천안함에서도 나타났는가 하면 분명히 있었다.

합참 작전본부라인에서 최초 천안함 사건을 거의 좌초 내지 사고로 판단했던 것이 그거다. 현장에서 올라 온 보고가 파공으로 ‘50% 침수 됐다’ ‘60% 침수됐다’하는데 이 얘기는 침수가 우선시 되는 부분, 즉 교전상황임을 알 수 있는 보고가 누락됐다는 거다. 그게 감사원 감사의 핵심이다. 그럼 바다에 대해서 충분한 직감이 있고 경험이 있다면 의심을 했을 것이다. 다른 가능성을 찾았을 것이고 보다 정확한 양상을 합참이 역으로 확인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청와대까지 올라가면서 합참이 거의 사고대책본부가 되어 구조 작전이 위주로 가고 어뢰로 인한 전쟁양상은 멀어졌다. 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전에 대한 대비였다. 이렇게 판단이 편중된 이유가 바로 집단의식이다. 판단이 똑같은 것이다. 그 보고를 근거로 합동작전과장에서 의장까지 동일한 판단을 내리고 의심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육군 위주 인력편중의 폐해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의외의 안보상황 발생 시 똑같은 군 출신들 끼리 작전을 통제하면 같은 문제가 또 재발될 수 있다.

그렇게 봤을 때 해·공군이 얼마나 서러움을 당하는 가는 많이 나온 얘기지만 미래를 봐야한다. 미래에 중요한 것은 이런 위기관리다. 그것 때문에 결국 국가로 하여금 잘못된 위기대응을 하게하는 엄청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인력 문제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현수 사소한 문제이긴 한데 왜 합참에서 천안함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냐 하니까 합참 몇몇 장교들이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 그들도 해상작전을 모르고 게다가 수중작전은 해군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 어떤 상황인지 판단을 못했다고 했다. 그럴 때 예를 들면 우리도 신문사에 기사 보고를 할 때 오늘 이런 보도 자료가 있었다. 무엇을 얼마나 쓰냐고 물어보면 부장이 굉장히 화를 낸다. 지면이 제한이 있는데 무엇을 얼마나 쓸 지 현장에서 판단해 줘야 한다고 한다. 그것처럼 천안함 사건이 처음 때문이다 ‘어뢰 때문이다’ 등을 판단해 줄 곳이 해군이었다. 그런데 내가 만나본 육군 장교들 보면 처음 보고가 배에 구멍이 나서 가라앉는 단순한 사고로 받았다는 것이다. 자신도 큰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있는 해군 장교들이 ‘그냥 파공이 나서 배가 가라앉는 거다’라고 했다는 거다. 그래서 자기도 가볍게 생각했다고 했다.


김종대 초동대처만 비판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다. 그 직후 적어도 며칠간의 양상도 동일했다. 합참과 해군 간에 이 사건을 예단하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러면 초동 대처에는 보고를 못 받았다 쳐도 계속 해군과 합참, 국방부, 청와대의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 아무래도 합참은 신중론으로 갔는데 대통령이 백령도 갔을 때 그때 어뢰 얘기를 해군 총장에게 처음 들은 거다. 그 전엔 그런 보고가 없었다. 그런데 해군은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즉 군 간에 이 사건에 대한 직관과 경험이 달랐다. 각 그룹마다 판단이 달랐던 것은 인적 구성 문제다. 그렇게 봤을 때 이 사건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합동성이다. 국가가 위기관리 하는데 언제부터 방향을 제대로 잡았냐면 함미 인양되고 나서야 그 폭발 양상을 짐작하고서야 돌아왔는데 거의 사건 한 달 다 돼서다. 이런 과정을 보면 사건을 좀 더 유연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했다면 그렇게 까지는 안 갔다고 본다.


사회자 윤 제독님, 최부장이 이야기한 초기 해군 판단 실수론 수용하는가.


윤연 에이! 수용하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거다. (좌중 웃음) 현장 지휘관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천안함 함장이 현장 지휘관인데 아니냐. 천안함 함장이 배가 두 쪽이 나서 3분도 안 돼 침몰됐다 했다. 천안함 함장의 이 말을 가지고 적극 존중하고 주안점을 뒀어야 하는데 이게 안 된 거다. 청와대에서는 ‘함부로 예단 말라’ ‘북쪽을(자극 말라)’ 어쩌고 하면서 자꾸만 움츠리게 했다. 여기저기서 좌초다 하는데 좌초로 배가 두 동강 나는 건 세계 어느 나라도 한 척도 없다. 덧붙여 천안함이 합동성이 잘못돼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거다. 물론 합동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긴 하지만 천안함은 80퍼센트는 해군 대잠전력 부족이고 경계에 실패한 것이다. 합동성은 그 과정에서 왜 정보가 정확히 안 먹히고 대처를 못한 거다. 김종대 편집장이 말한 대로 이번 사건 전에 몇 번의 경고가 있었다. 이런 것이 앞으로는 합동성도 중요하지만 각 군의 전문지식도 묻혀선 안 된다는 거다. 말 나온 김에 ‘새 떼’에 대해서 얘기해도 되나?


천안함 자중지란, 해군 오보 때문?


사회자 하시라. (좌중 웃음)


윤연 감사원 감사에서 왜 해군은 반잠수정으로 본 것을 새 떼로 조작했느냐 하는데, 그거 조작 아니다. 내가 진실을 말씀 드리겠다. 하도 답답해서 현장에 갔다. 가서 도대체 새 떼에 함포 120발을 쏘냐. 120발이면 그 함정의 탄을 다 쓴 거다. 그런데 어떻게 됐냐면 3월26일9시22분에 천안함이 침몰하니까 함대 사령관이 볼 때는 어떻게 됐든 간에 속초함 올려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속초함장이 가서 백령도 서방에서 40노트로 북으로 가는 타킷을 봤다 는 거다. 사실 그때 현장 지휘관은 쏴야 하는데 이걸 또 함대에 물어 봤다. 교전규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자위권을 행사했으면 되는데 물어본 것이다. 그러니 시간이 걸렸다. 이윽고 NLL을 넘어가니까 그대로 막 쏘았다. 이건 잘못된 거다. NLL을 넘더라도 추적권이 있다. 해주까지 쫓아가서라도 쏘아야 하는 거다.

어쨌거나 속초함장은 쏘면서도 뭔지를 몰랐다는 거다. 그리고 반잠수정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함대 사령관이 물어 봤다고 한다. ‘반잠수정이 어떻게 중어뢰를 쐈으며 그날 파도가 2.5미터인데 수상에 탐지도 안 되고 들어와서 쏠 수도 없는 반잠수정이냐’는 거다. 그러고 “야, 무슨 반잠수정이냐? 내가 보기에는 새 떼가 맞는 것 같다”라고 하는데 이게 진실이다. 이게 왜 조작인가? 내가 봐도 이건 새 떼다.


최현수 조작은 모르겠지만 에게 반잠수정인지 새 떼인지 모르고 쏜 것도 문제 아닌가?


박상묵 사람의 마음만 갈대 같은 게 아니라 기계에도 정상적이지 않게 작용하는 게 있다. 실질적으로 새 떼가 적기, 적함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요번에 합참 수뇌부에서 조금 생각을 전향적으로 해 볼게 있다고 보는 게 합참의 역할 군령권 가지고 있는데 천안함 사건에서 합참은 앞을 봐야했다. 북한이 도발 하지 않을까. 군 작전의 소요 뭐가 있을까 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야 했다. 그런데 군 수뇌부들이 가서 그것 건져내고 사고 뒷수습하고 하는데 몰렸다. 그 현장에서 현장을 제대로 파악해 낼 수 있는 건 해군총장이다. 그거 하라고 그 권위를 가지고 4성 장군 달아서 앉혀 놓은 거 아닌가. 그 사람이 전면에 나서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런데 ‘작전’ 자(字(자)만 붙으면 모두가 다 그렇게 현장으로 가는 줄 안다. ‘탐색구조 작전’이라는 건 사실 전쟁을 대비한 작전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그래서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How to fight),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 하는 개념이 없어서 우리 군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본다. 


사회자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한미동맹구조와도 관련된다. 즉 지상군은 한국군, 해․공군과 정보, 정찰, 감시는 미군으로 역할 분담이 되어 있다. 이런 구조상에서는 해·공군이 합동성에 유리한 입장 차지하기 힘들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종대 국방개혁법에 삼군 균형발전까지 입법화가 되면서 이 부분이 강력히 추진이 됐다. 그런데 한미간 역할분담론의 배경은 1991년 카이다(KIDA, 한국국방연구원)-랜드(Rand) 공동연구를 하면서 미래 한미동맹 발전방안에 관한 여러 가지 합의한 것 중 6항에 ‘한국군 비교우위는 지상군, 미국은 해·공군이며 이것이 연합전력의 최적화되는 조건’이라고 명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미래 동맹의 방향인 것처럼 되고 동맹을 강화하면 해·공군은 미군에 의존해야 한다는 도그마가 형성됐다. 특히 현 정부에서도 유사한 얘기가 나오는 것이 ‘연계 전력(Bridge Capability)’라며 핵심전력을 미국에 의존하는 건데 공교롭게도 그런 부분이 우리의 자주적 능력 발전을 지연시키는 논리로 악용됐다. 예를 들어 ‘국방개혁 2020’이나 그러한 개혁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8.18계획’ 때부터 내려온 것은 우리의 자주적 억제력을 갖자고 한 것 아닌가. 미국에 아무리 의존한다 할지라도 우리 스스로 억제력을 이왕이면 자주적으로 행사할 힘을 갖자는 건 모든 정권의 염원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의존적 태세가 되면서 이런 것이 지연되면서 재래식으로 빠져나갔다.

그런데 전시작전권이 2015년으로 3년 연기됐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쨌건 연합사는 시기와 상관없이 어차피 사형선고를 받은 거다. 고작 3년 더 산다는 게 연합사의 운명이다. 그렇다면 없어질 부대에 장기기획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장교가 가겠나. 식물사령부가 되가는 부대에 미군에서 보낼 리도 없고 보낸다 해도 장기 부대발전 계획이 필요도 없다. 그래서 제일 우려되는 것은 우리 능력을 발전시켜서 전쟁 계획을 해야 하는 이러한 상황까지도 연기된다는 것이 굉장히 개혁을 회피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묵 다른 시각에서 말씀 드리겠다. 연합사령부는 존재이유만으로 전쟁을 억제하는 의미가 있다. 연합사 정보 블랙 북(군 기밀사항으로 북한첩보관련 일일 정보보고서를 말한다 : 편집자 주)은 충성심과 지휘관의 관심을 충족시켜 주는 조건이다. 미국 장교가 한국의 국방을 위한 거시적인 안목보다는 인정감, 즉 내가 저 연합사령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충성하는 것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이것이 우선이지 장기부대기획, 거시적 구상은 그 다음 문제다. 우선 내가 서부를 보냐 동부를 보냐에 따라 블랙북이 생산된다. 그런데 연합사의 기능이 없어지면 우리가 돈을 들여 그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으니 좀 더 오래 살면 좋은 것 아닌가. 물론 사망하는 날을 대비해서 준비는 해야 한다.

그런데 잘못 생각하는 것이 행공군은 미국이 도와주니까 지상군 위주로 발전시키면 된다는 개념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유사시 그 엄청난 미군 전력이 당연히 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평시 준비계획. 그러니까 미국 정부의 전력증원에 대한 공약사항이 아니라는 거다. 작계를 수행 하기위해 계획을 그렇게 세웠고 유사시 그렇게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거다. 이건 연합사 지침서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 그러면서 증원전력이 지상군도 엄청 오는 걸로 돼 있다. 그 얘기는 또 빼고 해․공군 만 오는 것으로 되면 곤란하다. 그런데 나중에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시 미국이 증원 전력 보내지 않으면 누가 책임지냐. 미국에다 대고 왜 약속을 안 지키냐 할 것이냐. 말은 생물이고 바뀌는 것인데 그걸 모든 것이 다 주어진 양 생각하고 문제를 풀려니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3군이 우발적인 상황에서도 어떤 방법으로 싸울 것이냐를 고민해서 가야하는데 해·공군은 미국이 다해준다며 싸우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아서야 되겠나. 


사회자 북한군 체계가 통합군이다. 그런데 우리는 합동군 체계도 잘 안 된다. 우리도 기본적으로 북에 대응해 싸우려면 기본적으로는 통합군 체계로 가야하고 그 첫걸음이 육·해군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나.


윤연 전세계 국가들 중에서 통합군을 운영하는 나라는 주로 후진국, 독재국가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민주적 방식의 군 제도를 갖고 있는데, 그것이 합동군 체제가 아닌가? 우리가 합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을 시키는데 그 시작이 각 군 사관학교가 있고 각 군 대학이 있고 합참대학, 국방대학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각 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는 것은 그래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없다고 본다. 


사회자 마이크를 청중석으로 돌리겠다. 청중석에서도 자유로운 질의 및 의견 개진을 적극 해 주시길 바란다.


합참에 인사권 있어야 합동성?


이한우 전 공군참모총장 나는 가장 우려되는 것이 이번 천암함 사건 관련된 합동성 얘기에서 나오는 ‘합참의장이 각 군을 지휘 해야하는데 각 군 사령관들이 의장 말 들을 생각은 안 하고 인사권자인 각 군 총장만 본다. 그래서 합참의장이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나는 그게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합참에서 육사 출신들이 기수대로 죽 앉아서 다 결정하는데 다른 군에 관한 인사권까지 가져야 한다는 건 정말 위험하다. 연합사에서도 각 군 능력을 잘 배열하고 있는데 그게 어디 연합사령관이 인사권이 있어서 한국군을 통제하는 건가. 합동성이란 결국 육·해·공군이 가진 능력을 즉시 쓰는 건데 그럴 사람을 앉히면 된다. 합참의장의 인사권 부족으로 합동성이 없다는 건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공군 장교1 앞으로 전장은 네트워크중심전(NCW)이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추세다. 여기에 전쟁 방침은 또 효과중심작전(EBO)이다. 지금까지의 투사 방법이란 군대와 군대의 충돌이 아니라 기능 대 기능의 충돌이다. 비대칭·비정규전 위협이 자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합동성이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에 역행하는 연계전력(bridging capability)와 같은 개념은 없어져야 한다. 고려는 하되 거기 너무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 같은 것을 보면 공중우세는 이미 확보 됐다 치고 시작을 한다. 완전히 미군 주도하에 공중우세가 확보되었다는 잘못된 가정이다. 만일 공중우세가 확보 안 되면 미국의 지원이 안 되면 위험한 가정이다. 빠른 템포 작전에서 의사결정 체인이 달라진다. 여기에 적응하는 전력은 어떤 전력이겠는가? 항공력이다. 공군 입장을 떠나서도 전략개념과 작전수행 방식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재검토하고 군 구조 개편을 지금 이 시간 대에 다시 한 번 국가차원에서 고려할 때다.


공군 장교2 합참이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합참의 지침을 명확하게 주려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직위가 나뉘어 있어야 한다. 합참의장은 어느 군에서 나오 건 그 밑의 참모는 잘 나눠져 있어야 한다. 합참에 가면 용어 정리하는데도 3개월이 걸린다. 각 군 간에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거다. 어떻게 싸워야 하느냐는 각 군이 정확히 잘 아는 거고 합참은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해서 전술, 작전이 아닌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천안함 사태는 위기관리의 문제다. 해군은 해군만 잘 알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위기관리가 실패한 것은 국가적 차원, 전략적 차원에서 합참에서 의사결정을 못해 준 거다. 그런데 참모가 중요하다. 현장은 해군이 잘 알지만 현장을 지원해주는 것은 합참이 의사결정을 해줘야 한다. 해군과 공군은 한반도 전체를 생각한다. 그러나 육군은 사단이면 사단, 군단이면 군단 만 승리한다. 사단이 승리하면 전쟁은 어떻게 되든 감이 없다. 합참은 바로 그런 것을 조정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합동성이 바로 가는 길이다. 


국방대 교수 합동조직에 너무나 육군이 많이 편제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결국 육군 편중을 시정하는 것이다. 합동성을 발휘하려면 육해공군이 균형을 달성해야 하는데 작전지휘체계 상에 해․공군이 한 명도 없었다. 그 결과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현재 작전 템포는 물어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토론자 여러분들의 짧은 마무리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


박상묵 합동성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는 균형이다. 가 군 사이의 의사 결정, 장병 복지, 무기 체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해선 안되고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따른 개념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또 법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모든 정권이 다 군개혁을 했지만 그 개혁서는 결국 보고를 위한 보고가 됐다. 미국의 골드워터-니콜스 법안처럼 법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법이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관습까지 다 바꿔야 한다는 거다. 마지막 각군 총장은 굉장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각 군 총장에게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전문적인 식견을 직보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윤연 공군과 해군을 지원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제가 없다는 게 상당히 심각하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합동성을 발휘하는 것은 좋으나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진 이유는 배를 묶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합동성도 전문성을 조화롭지 않게 묶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또 합참에서 근무 안한 사람들은 장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건, 해·공군 같은 경우는 합참 근무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데 아예 장군 하지 말란 얘기다. 정규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국지도발, 테러전 양상을 봤을 때 어떻게 합동작전을 짜서 시너지 효과를 향상시키냐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


최현수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군으로서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국군이 60만 병력을 갖고 80년대부터 군 개혁을 했는데 한 번도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이 사건이 우리 군이 가진 문제를 노출시키고 군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이뤄질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또 놓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이번 정부에서는 군 개혁 어려울 거라고 생각이 들긴 한다. 결국 합동성 문제는 의지의 문제인데 그것을 해결 할 방안이 나와야 한다. 


김종대 여러가지 얘길 했는데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군사적 가치를 발휘하면 그게 합동성이다. 혼자 보다 같이하면 더 효과적일 때 합동성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정말 위협적인 것은 북한의 미사일, 핵, 어뢰가 아니라 새로운 위협에 대해 변할 줄 모르는 우리 자신으 모습이다.


사회자 전장의 양상변화, 예산 제약, 인적 제약을 보면 결국 합동성이란 시대와 역사의 요청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기득권과 관성이 버티고 있다. 결국에는 기득권과 관성이 시대의 요청보다 더 세지 않느냐는 비관론이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밑바닥에는 이미 3군 균형발전이나 합동성에 관한 진전한 의미를 만들어 가려면 3군 균형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더불어 최현수 부장의 말에 동의하는 점은 각 군이 지상군 비판만 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혜를 가지고 와서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으라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국방개혁 2020에서 합참의장 순번제는 내가 보기에는 최고 지도자 대통령이 다른 군의 자문도 듣고 해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법을 만들고 잘 지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오늘 토론이 이러한 노력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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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