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지구와 인간을 돌아보게 하는 사진 3장 화보영상

26.jpg » 달 표면에 비친 인간의 그림자. NASA

우주비행사들이 경험하는 특별한 감정 중에 '조망 효과'(Oerview Effect)란 게 있다. 저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를 조망하면서 겪게 되는 자연관, 생명관, 윤리관 등 가치관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우주 사진들은 지구와 그 속의 우리 인간을 잠시나마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 가운데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사진들이 있다. 위대하면서도 보잘것 없는 존재인 인류, 고독하면서도 찬란한 행성인 지구의 실체를 말해주는 사진들이다.

 

버즈 올드린의 그림자, 불굴의 개척정신

 

 첫째 사진은 달 표면에 펼쳐진 인간의 그림자다.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Buzz Aldrin)이 달 표면을 밟은 직후에 찍은 사진이다. 그림자의 주인공이 바로 올드린이다. 달 표면에 드리운 그의 그림자는, 억겁의 세월 동안 아무도 밟은 적이 없던 미지의 세상에 대한 개척 정신을 상징하는 듯하다. 아폴로 11호 착륙선 사다리에 부착한 명판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여기 지구행성에서 온 사람들이 1969년 7월 달에 첫 발을 내디뎠다. 우리는 온 인류를 대신해 평화롭게 왔다.”(Here men from the planet Earth first set foot upon the Moon, July 1969 AD. We came in peace for all mankind.) 올드린을 비롯한 우주비행사들은 이 명판을 달에 남기고 돌아왔다. 위험을 무릅쓰고 그 어떤 생명체도 가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길을 걸어가는 불굴의 인간 정신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꼽힌다.

 

PaleBlueDot.jpg » 지구 밖 64억킬로미터 지점에서 찍은 지구. NASA

 

창백한 푸른 점,  보잘것 없는 인류

두 번째 사진은 1990년 2월14일 미국의 우주선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 사진이다. 지구 밖 64억킬로미티 지점에서 찍은 이 사진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요청에 따라 카메라를 지구 방향으로 돌려 찍은 것이다. 그는 그 먼 거리에서 지구를 촬영한 이유에 대해,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진 속의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 사진에 영감을 받아 쓴 같은 제목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1994)에서 사진을 본 뒤의 감동과 그 의미를 이렇게 적었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24.jpg » 4만5천킬로미터 지점에서 본 지구. 푸른 구슬이다. NASA

 

블루 마블, 지켜야 할 푸른 지구

 
세 번째 사진은 1972년 12월7일 아폴로 17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지구 밖 4만5천킬로미터 지점에서 찍은 지구 사진이다. 발사 후 5시간6분이 지난 시점에서 찍은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크기와 모양이 푸른색 유리구슬과 같다 해서 '블루 마블'(Blue marble)이란 이름이 붙었다. 블루 마블은 이후 우주에서 지구의 존재를 상징하는 말로 통용됐다. 사진을 보면 오른쪽 상단에 당시 인도 타밀나두 지역을 강타한 사이클론이 선명하게 보인다.

 블루 마블이 우주에서 바라본 최초의 지구 전경 사진은 아니다. 이 시진이 유명해진 데는 당시의 상황이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들어 서구 선진국에서는 고도 성장이 가져올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환경운동이 발흥하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사진은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광활한 우주 가운데서 고독하고 허약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낸 이 지구 사진은 당시 환경운동가들에게 하나의 상징물이 됐다. 역사상 가장 많이 공유된 사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달 유인 탐사는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참고
창백한 푸른 점 
http://www.nasa.gov/jpl/voyager/pale-blue-dot-images-turn-25
https://www.youtube.com/watch?v=Aax9BT6TWc4

http://blog.aladin.co.kr/luceofer/3976077

 

블루 마블
https://en.wikipedia.org/wiki/The_Blue_Marble
참고  
http://mashable.com/2016/07/20/apollo-11-photo-moon-shadow/?utm_sid=549b9c4d897e2ca04d52ca06&utm_medium=email&utm_campaign=daily&utm_source=newsletter&utm_cid=mash-prod-email-topstories&utm_emailalert=daily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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