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화하는 도시의 거리들 '전과 후' 화보영상

city-647400_960_720.jpg » 빽빽한 도시 공간에 숨을 터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은 싱가포르의 야경. pixabay.com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인류의 생활 근거지는 이제 자연 산천이 아니라 인공의 도시다. 73억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자연과 분리된 채 도시에서 생활을 영위한다. 2050년이면 지구촌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도시가 더욱 숨 막히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래 갖고선 좀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생활공간이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 매일 맞닥뜨리는 도시 거리에 조금이라도 숨통을 터 주는 방법은 없을까?

 

pedestrians-918471_960_720.jpg »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의 핵심은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로 바꾸는 것이다. pixabay.com


 세계 도시에서 거리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들이 한창이다. 가능한 한 회색공간을 줄이고 녹색 공간을 가꾸고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안심하고 쾌적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른바 보행자 친화적인 거리 만들기다. 거리를 보행자 위주로 바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차가 다니는 공간을 줄이고 사람이 다니는 공간을 늘리는 것이다. 거기에 곳곳에 나무와 풀을 심고, 벤치 같은 간이 휴식 공간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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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트리트뷰를 통해 본 변신의 현장

 

아이디어만 있다면 거리 변신 작업이 그리 어렵고 복잡한 건 아니다. 문제는 아이디어다. 다른 도시들의 사례에서 힌트를 찾아보면 어떨까? 브라질의 도시 디자인그룹 ‘어바이’(Urb-i)가 그런 사례들을 모아 놓은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웹사이트에선 보행자 친화적으로 바뀐 세계 도시 거리들의 모습을 이전 것과 비교해 놓은 사진들을 지역별로 찾아볼 수 있다. 사진들은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수집했다.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뽑아낸 것들 위주로 현재 1000여개의 사진들이 모아져 있다고 한다.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도시 거리를 보행자 친화적으로 바꾸는 움직임은 어느 특정 지역을 넘어 전세계에 걸쳐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ap1.jpg » 수원 팔달구 화서문로.

   

보행자 친화적으로 변신한 사례로 소개된 한국의 한 도시 거리를 보자.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46번길이다.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를 넓히고, 길을 따라 나무들을 심었다. 거리에 진입한 차들은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제한속도가 시속 30킬로미터라는 도로표시가 보인다. 이제 거리는 더 이상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경유지가 아니라 한동안 머물다 가는 장소가 됐다.

 

map13.jpg » 수원천. 매교~지동교 구간.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수원천 매교~지동교 구간(780m)은 사라진 옛 모습을 되찾은 사례다.  1994년 복개돼 20년 가까이 자동차 도로 아래 숨어 있다 2012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국의 경우 서울과 수원, 부산 지역의 거리 사진 26장이 올라와 있다. 한국 거리의 사진들은 구글이 아닌 '다음' 지도에서 캡처한 것들이다.

 

map2.jpg » 벨기에 앤트워프.


벨기에의 항구도시 앤트워프(Antwerp)의 한 거리는 더욱 화끈하게 변했다. 2009년 이 모퉁이는 길 양옆에 차들이 가득한 황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4년엔 차로가 사라지고 대신 자전거길이 생겼다. 자전거길과 건물 사이엔 나무, 풀과 카페로 가득찬 작은 공원이 들어섰다. 

 

map3.jpg » 프랑스 툴루즈.


실용적이면서도 심리적 효과까지 겸한 사례도 있다. 프랑스 남부의 강변도시 툴루즈(Toulouse)의 한 거리를 보자. 이 거리는 우선 모습 자체가 크게 바뀌었다. 경전철 라인이 생겼고, 차가 다니던 2개 차로가 보행구역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도로를 재포장하면서 장소 장체가 주는 느낌도 달라졌다. 아스팔트 대신 자갈포장으로 바꾼 것. 이는 시각적으로 보행자들의 공간을 더 넓게 보이게 한다. 차들이 여전히 진입할 수는 있지만 거리 전체가 보행자들의 공간같은 느낌을 준다.

map4.jpg » 헝가리 부다페스트.

  

좀더 과감하게 확 바뀐 경우도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페렌치엑 테레(영어로는 프란체스코 광장) 지역이 그런 사례다. 마치 터널처럼 깊게 패여 있던 차도를 보행도로와 같은 높이가 되도록 메꾸었다. 이에 따라 길옆 카페와 가게들이 도로 공간의 일부로 편입됐다. 덕분에 보행자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도 거리가 인간친화형으로 다시 살아났다. 나무들도 새로 심었다. 이 나무들이 자라면서 이 길은 그늘이 있는 가로수거리로 변모해갈 것이다.
 

map5.jpg » 영국 런던의 옥스퍼드 서커스 교차로.


영국 런던의 옥스퍼드 서커스(Oxford Circus) 교차로는 언뜻 보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단지 보도블럭이 없어진 것만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렇게 바뀐 뒤 보행자들은 길을 건너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대신 차들은 새로이 들어선 중앙분리대 때문에 이 길을 지나기가 불편해졌다.
 

map6.jpg » 미국 댈러스의 클라이드 워런 파크.


미국 댈러스의 클라이드 워런 파크(Klyde Warren Park)의 경우엔, 과거의 잘못된 도시계획을 바로잡은 사례다. 도심을 양쪽으로 갈라놓았던 넓은 고속도로가 확 트인 녹색 정원이 됐다. 녹색정원은 대기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자동차 위주의 도시계획으로 인해 분리됐던 공간들을 하나로 합쳐주는 실바늘이기도 하다.
 

map7.jpg »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수도원 앞 거리.


모스크바 자카티에프스키 수도원(Zachatievski Monastery)은 기반시설을 손대지 않고도 거리를 산뜻하게 바꾼 사례다. 수도원 앞 정원 주변에 있던 주차공간을 없앤 결과, 수도원 입구의 시야가 넓어져 탁 트인 느낌을 준다.

 

map8.jpg »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루마니아 의 수도 부쿠레슈티의 한 광장은 차에 점령당했다가 보행자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 

 

5ca31b_a46a7d7545bb441baa51505093c5adf5.jpg » 뉴욕 42번가 브로드웨이. 지속적으로 거리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 웹사이트에는 현재 미국,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브라질 등 42개국 도시 거리들의 전과 후 모습들이 올라와 있다.

 
출처
1차
http://www.citylab.com/cityfixer/2015/09/a-before-and-after-photo-archive-of-the-worlds-best-street-designs/405424/
2차
http://www.citylab.com/design/2016/03/photos-before-after-street-designs-urbi/475977/?utm_source=nl__link4_040116
홈페이지
http://www.urb-i.com/#!en/fe3o2
 
참고
http://blog.naver.com/think_spaceout/220490228306
http://www.citylab.com/commute/2015/10/paint-the-city-you-want-to-see/41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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