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폐기하라!/ 한미FTA 반대 집회 후기 함께 꿈꾸는 세상

12월 8일 늦은 5시가 넘어서자 구례경찰서 로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쌀쌀하고 가끔씩 눈이 뿌리는 을씨년스런 날이었다.

모자에 장갑, 목도리, 마스크까지 방한 용품을 몸에 걸친 사람들의 손엔 피켓이 들려 있었다.

 

 

 

 

정태연 님의 사회로 '한미FTA에 반대하는 구례사람들'이 주관한 '한미FTA 즉각 철회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시작되었다.

그는 구례는 농민이 대다수이며 축산인이 1000명이나 되니 한미FTA로 인해 큰 피해가 예상된다 했다.

또 한국에 투자한 미국 자본이나 기업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국제민간기구에 제소 할 수 있는 ISD를 설명하며

미국 투자자본이나 기업이 피해를 보았다고 판결되면 한국정부가 현금으로 배상해야 한다며 미국 자본과 기업만을 위한 한미FTA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미FTA는 협상 시작 전부터 주요 현안인

스크린쿼터, 자동차, 쇠고기, 의약품 등을 소위 '4대 선결조건'이라며 미리 퍼주고 시작한 굴욕 협상이었다.

또한 한미FTA는 협상 과정에서 미미하기 짝이 없는 미국 시장의 관세를 제거하는 대가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산물 개방, 네거티브리스트 방식의 서비스 개방, 개방 폭의 역진방지조항,

투자자-정부 제소조항,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조항 등

국내 농업과 서비스업, 국가 공공정책의 기반을 파괴하는 위험천만한 독소 조항으로 가득 찬

통상 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불평등 협정이자 망국 협정이었다.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의무규정인 '불평등조항'도 미국의 7개에 비해 우리나라는 8배에 가까운 55개에 이른다니

이런 협정을 왜 하는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화나지 않을 수 없다.

 

이창호 의원(구례군)은 추운 날에 함께 한 모두에게 감사하며 한미FTA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촛불문화제는 구례농민회, 구례여성농민회,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참거래농민장터 등 구례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 함께 하였다.

김종옥 회장(구례농민회)은 농민의 아들로서, 농민의 대표로서 한미FTA를 목숨 걸고 반대하겠다고 했다.

목숨 걸고 반대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는, 참 힘든 세상이다.  

 

 

 

정영이 부회장(구례여성농민회)은 목소리를 낮췄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그녀의 말은 머리 속 깊이 박혔다. 가슴을 후벼 팠다.

어머니 땅. 그 어머니의 어머니 땅, 이 땅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한미FTA는 날벼락이다. 청천벽력이다.

 

 

 

그러니 나설 수밖에 없다. 소리 높여 외칠 수밖에 없다.

우리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폐기하라!

지리산과 섬진강고 반달곰도 싫단다. 한미FTA 즉각 폐기하라!

 

 

조태용 대표(참거래농민장터)는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6%라 한다. OECD 30개 회원국 중 26위라고, 쌀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고작 4.5% 불과하다고 했다.

한미FTA로 우리의 식량주권은 풍전등화에 처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걱정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지난 10월 12일 미국 상원이 비준하고 오바마가 서명하였다 해도

11월 22일 우리나라 국회에서 날치기로 비준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서명하였다 해도

발효를 위한 형식적으로 조건을 갖추고, 이제 이행 법안이 합의되면 발효된다 해도

나와 우리, 우리의 아이들이 이 땅에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힘과 지혜를 모아 한미FTA 폐기를 외쳐야 한다.

 

 

 

김광철 운영위원장(국시모 지리산사람들)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노래 불렀다.

참석자 모두가 따라 불렀다.

 

 

정태연 님이 한미FTA가 형식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하지만 국회토론회를 근거로 무효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시무시한 한미FTA도 당사국 중 한 나라가 종료를 선언하면 180일 후에 종료가 된다고 한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뜻과 실천으로 내년 총선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뽑고

그들이 다수가 된 국회에서 한미FTA 폐기를 입법한 후

법과 국민의 힘으로 대선에서 한미FTA에 반대하는 대통령을 뽑아 그 대통령이 한미FTA 종료선언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희망이 있으니 다행이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천만다행이다.

 

하여 우리는 매주 목요일 만나 우리의 뜻을 전할 생각이다.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목요일 저녁 5시 30분이면 구례경찰서 로터리에서 '한미FTA 즉각 폐기'를 말할 것이다. 

 

글_ 윤주옥 사무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진_ 민종덕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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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윤주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