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로켓 공중발사' 버진오빗, 문 닫는다 우주항공

준궤도 여행업체 버진갤럭틱의 자회사
계속되는 자금난에 “운영 중단” 선언
버진오빗의 론처원 로켓은 여객기 날개 아래 장착됐다 공중에서 발진한다. 버진오빗 제공
버진오빗의 론처원 로켓은 여객기 날개 아래 장착됐다 공중에서 발진한다. 버진오빗 제공

‘로켓 공중발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영국의 버진오빗이 지난해 봄부터 계속돼 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우주 사업을 중단한다. 이로써 버진오빗은 설립 6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버진오빗은 ‘괴짜 억만장자’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위성 발사 업체다.
이 회사의 댄 하트 최고경영자는 30일 자금 확보에 실패한 뒤 전체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해” 회사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즉각적이고 극적이며 극도로 고통스러운 변화를 시행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버진오빗은 전체 인력의 85%를 다음달 초까지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대주주인 브랜슨 회장은 직원들의 퇴직금 지급을 위해 10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버진오빗이 개발한 로켓 공중발사는 보잉 747기를 개조한 모선 항공기 ‘코스믹 걸’(우주소녀란 뜻)의 왼쪽 날개 하단에 위성을 탑재한 로켓 론처원(LauncherOne)을 싣고 이륙한 뒤 고도 10km 상공에서 로켓을 분리해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버진오빗은 이 기술로 2021년 1월 이후 지금까지 6번의 위성 발사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4번은 성공했으나 지난 1월 영국 콘월에서 시도한 여섯번째를 포함해 2번은 실패했다.

이 기술은 버진갤럭틱의 준궤도 우주여행 기술에 기반한 것이다. 버진갤럭틱의 준궤도 우주여행은 로켓우주선을 실은 비행기를 띄운 뒤 고도 15㎞ 상공에서 로켓을 점화해 우주경계선인 고도 100km까지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활강하며 돌아오는 ‘이륙 후 공중발진’ 방식이다. 버진갤럭틱은 이 기술을 이용한 위성발사 사업 진출을 위해 2017년 버진오빗을 분사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버진오빗이 지난해 분기당 5천만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회사 대주주인 브랜슨 회장은 자금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11월 이후 5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나 회사를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으며, 여섯번째 발사의 실패 후유증으로 끝내 새로운 자금줄도 찾지 못했다. 브랜슨은 그동안 이 회사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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