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온실가스 감축을 비웃는`SUV 열풍' 자동차교통

car1.jpg »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에서 SUV가 전력 부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픽사베이


레저/중산층 증가에 업체 마케팅 겹쳐 수요 급증

힘 좋지만 기름 많이 먹어...IEA, 공개적 우려 표명


경기 침체로 전세계적으로 소비가 위축돼 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전 세계 승용차 판매량(내연기관)은 2018년 8700만대로 한 해 전보다 오히려 2% 줄었다. 보조금이 줄면서 전기차 판매까지 덩달아 주춤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나홀로 성장하는 차종이 있다. 승용차 가운데 가장 크고 무거운 스포츠실용차(SUV=Sport Utility Vehicles)다. 유례없는 돈줄 풀기에 힘입어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0년대 들어 SUV 시장이 선후진국을 가릴 것 없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선진국에선 레저 인구가 늘면서, 개발도상국에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가시권에 둔 중국의 경우 성공한 중산층의 상징이 자가용에서 SUV로 한 단계 더 올라갔다고 국제에너지기구는 분석한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마진이 높은 대형 SUV 개발과 판매에 집중한 영향도 있다.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미국에서는 SUV가 현재 팔리는 승용차의 절반(2018년 기준 48%)에 이른다. 전통적으로 세단을 선호해온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국산 승용차 가운데 SUV 비중은 42%였다. 3년새 10%포인트가 올랐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새로운 SUV 모델을 내놓은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내수 판매에서 사상 처음으로 SUV가 세단을 추월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의 비중이 2010년 16%에서 2018년 31%로 껑충 뛰었다.

SUV는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 레저용으로 쓰기에 이점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기름을 많이 먹는 게 단점이다. 에너지기구에 따르면 SUV는 다른 승용차(중형 기준)보다 25%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급기야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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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새 시장점유율 2배...신차 40%가 SUV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 전력 이어 2위


에너지기구가 최근 내놓은 논평을 보면, 2010~2018년 SUV의 신차 판매 시장점유율은 17%에서 39%로 두배 이상 뛰었다. 새로 나오는 세계 승용차 10대 중 4대는 SUV라는 얘기다. 운행 중인 SUV 차량 수는 같은 기간 3500만대에서 2억대로 5.7배나 늘어났다. 2010년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증가분의 60%가 SUV다.

같은 기간 SUV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억4400만톤 증가했다. 운행중의 배출 뿐 아니라 생산과정에서의 배출량도 포함한 결과다. 10년으로 기간을 넓히면 7억톤이나 된다. 한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한 양이다. 이 기간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을 비교한 결과,  전력 부문(14억톤)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량이었다. 소형차의 성능 개선으로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석유를 덜 쓰고, 전기차가 하루 10만 배럴의 석유를 대체했지만, SUV가 하루 330만 배럴이나 더 써버린 탓이라고 에너지기구는 설명했다. 자동차업체들의 승용차 연료효율 개선과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이 무색해지고 만 셈이다. SUV를 제외한 다른 차종에선 이 기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7500만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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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상승, 전기차 보급 효과 도로아미타불

전기차도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소 전기 써

IEA "전력 생산 시스템의 탈탄소화 시급"


에너지기구는 SUV가 지금의 증가 추세를 이어간다면 2040년 전 세계 석유 수요량은 하루 2백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기차 1억5천만대가 절감하는 석유량과 맞먹는 양이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업계의 전망대로 전기 판매량이 지난해 200만대에서 2030년 2천만대로 10배 늘어나더라도 온실가스 저감에서는 아무런 효과도 없게 된다.
 게다가 현재와 같은 에너지믹스에선 전기차를 무조건 친환경차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전기차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들은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쓴다. 현실을 살펴보면 전기차는 자동차 부문 온실가스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기구는 전기차가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문제의 진정한 해결사가 되려면 전력 생산 시스템의 탈탄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EA는 11월13일 발표할 ‘2019년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 2019)’ 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ng-interactive/2019/oct/25/suvs-second-biggest-cause-of-emissions-rise-figures-reveal
https://phys.org/news/2019-10-urban-suvs-huge-growth-co2.html

논평

https://www.iea.org/newsroom/news/2019/october/growing-preference-for-suvs-challenges-emissions-reductions-in-passenger-car-mar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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