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로봇시대의 천리안...아바타 여행 시대 열리나 자동차교통

cha3.jpg » 일본 아나홀딩스가 선보인 아바타 로봇 `뉴미'. 아나홀딩스 제공


일본 항공사, 아바타로봇 뉴미 선보여

원격조종으로 앉아서 여행, 관람 가능

카이스트, `가상 차량공유' 방안 개발

외국 기업과 상용화 기술 협력 추진

사건, 사고 현장 출동에도 활용 가능

개인과 사회 연결하는 새 통로 기대


영화 <아바타>에는 자신의 의식세계까지 투영한 완벽한 분신이 등장해 주인공을 대신해 외계 행성을 누비고 다닌다. 이 수준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자율주행차, 로봇, 영상 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태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아바타 여행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일본 항공사 아나(ANA)홀딩스는 15일 지바에서 열린 전자기기 박람회 `시텍 2019'(CEATEC 2019)에서 원격조종 로봇 서비스 플랫폼 `아바타인'(avatar-in)과 이에 기반한 아바타 로봇 `뉴미'(newme)를 발표했다.
아나홀딩스는 관광지나 쇼핑몰, 경기장 등에 아바타 로봇을 배치한 뒤, 고객들이 이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면서 시설을 둘러보고 쇼핑, 관광, 관람 등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2020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해 여름까지는 1000대를 배치하는 게 목표다. 원격 조종은 태블릿 피시로 한다.
아나홀딩스 가타노자카 신야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바타는 전통적인 여행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며 "손끝에서 조작 가능한 햅틱 로봇,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인공지능의 혁신 기술을 통해 아바타가 비즈니스 및 교육에서 의료 및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모든 것을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나홀딩스는 아바타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수단으로 역할할 수 있게 되면 노인, 장애인 등도 온전한 사회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아나홀딩스가 공개한 아바타 로봇 뉴미는 길쭉한 막대형 몸체 상단에 10.1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달고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도 있어 상대방과 영상 대화도 가능하다. 로봇 키는 100~150cm, 한 번 충전에 작동 시간은 3시간, 이동 속도는 시속 2.9km이다.

항공사인 아나홀딩스가 아바타 로봇 서비스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여행 서비스다. 유명 관광지에 아바타 로봇을 배치해 놓고, 집이나 병원에서 보고 싶은 곳을 원격으로 둘러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비용이나 신체 질환 등의 문제로 직접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의 대상이다. 저가항공의 등장과 함께 항공여행이 대중화했지만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는 여전히 항공여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 착안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나홀딩스는 이들을 아바타 관광을 통해 새로운 수요층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나홀딩스는 미국의 엑스프라이즈(XPrize)재단이 총 상금 1천만달러를 내걸고 2021년을 시한으로 열고 있는 아바타 로봇 개발 경연대회의 후원업체이기도 하다. 사용자로부터 최소 10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작동할 수 있고, 쉽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개발 조건이다.

cha1.png » 카이스트 배일한 교수가 선보인 `가상 카셰어링'. 배일한 교수 제공


국내에서도 아바타 개념과 자율주행차를 결합한 ‘가상 차량공유(virtual carsharing)' 서비스 방안이 나와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카이스트 녹색교통대학원 배일한 교수가 지난 여름 선보인 것으로, 자율주행차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탑재해 이를 아바타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배 교수가 공개한 시연 동영상을 보면, 이 아바타 자율주행차는 빈 운전석에 이용자의 영상이나 아바타를 노출시킨 스크린을 설치하고 운행한다. 이 스크린은 차량 밖의 사람들과 영상과 음성으로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활용하면 아나홀딩스의 아바타로봇과 마찬가지로 원격 여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특히 아바타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만큼 도보여행 수준인 아바타 로봇과 달리 훨씬 넓은 지역에서 가상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충분한 자율주행 시스템만 확보된다면 경찰, 언론사 등이 각종 사건, 사고 발생 현장에 출동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실현될 경우 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수단에서 인간을 대신한 이동수단, 나아가 이동형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탈바꿈하게 된다. 배 교수는 "현재 한 외국기업과 상용화를 위한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cha2.jpg » 운전석에 말하는 아바타를 투사한 자율주행차.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발행하는 기술전문 미디어 <IEEE 스펙트럼>은 `가상 차량공유'를 소개한 기사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고 사람간 소통도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현재의 자율주행차가 갖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cha4.jpg » 배일한 교수의 로봇드론맨.
미래학자인 배 교수는 앞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로봇드론맨’(Robot Drone Man)을 선보이기도 했다. 드론에 로봇을 결합시킨 것으로 일종의 아바타 드론인 셈이다. 아바타 자율주행차를 로롯드론맨과 결합하면 아바타의 활동 범위를 훨씬 더 넓힐 수 있다.
이런 아바타형 서비스들은 실시간 영상 전송이 가능한 5G 시대가 열리면서 실현이 가능해졌다. 자율주행차, 드론 같은 미래형 이동수단과 로봇 기술의 결합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아바타 서비스 시장을 창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https://www.bloomberg.com/amp/opinion/articles/2019-10-13/your-next-vacation-may-be-virtual
https://futurism.com/airline-robot-avatars-replace-flying
https://www.ana.co.jp/group/en/pr/201910/20191014.html

스펙트럼 기사
https://spectrum.ieee.org/cars-that-think/transportation/self-driving/virtual-car-sharing-combines-telepresence-robots-and-autonomous-veh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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