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독일, 세계 첫 자율주행차 윤리 지침 마련 자동차교통

13-mercedes-benz-concept-eq-electric-mobility-3400x1440.jpg »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모델 콘셉트카 EQ.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기물 파손·동물 다치더라도 인명 최우선

 

2020년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 실용화에서 가장 심각한 딜레마 가운데 하나는 사고시의 행동 프로그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이다. 생과 사를 가르는 교통사고에 직면할 경우 자율주행차량은 보행자와 탑승자 중 누구의 안전을 우선해야 할까? 누구도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다임러, 폴크스바겐, 베엠베(BMW) 등 유력 자동차 업체들의 본산이 있는 독일에서 정부 주도 아래 처음으로 자율주행차의 사고시 윤리적 행동 기준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는 어떤 경우에도 기물이나 동물에 앞서 사람의 부상이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인명 최우선 원칙이다. 이는 사고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기물을 파손하거나 동물을 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을 가장 덜 다치게 할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특히 이 경우, 사고에 연루된 사람들의 성별, 연령, 심신 장애 여부에 기반해 결정을 내리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윤리 지침은 독일 정부가 윤리, 법률 및 기술 분야 학자와 전문가 14명으로 구성한 ‘자동·연결주행 윤리위원회’가 작성한 것이다. 알렉산더 도브린트(Alexander Dobrindt) 독일 교통·디지털인프라부 장관은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은 디지털화 및 자가학습 시스템 시대에 새로운 윤리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정부 윤리위원회가 앞장서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원회 수장을 맡고 있는 우도 디 파비오(Udo Di Fabio) 전 연방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안전과 인간 존엄, 개인의 선택의 자유, 데이터 자율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06-20-dobrindt-ethics-commission-automated-driving.jpg » 세계 첫 자율주행차 윤리 가이드라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윤리위원회 위원들. 보고서를 들고 있는 두 사람 중 왼쪽이 위원장 파비오 박사, 오른쪽이 도브린트 장관이다. 독일 정부 웹사이트

 

"인명에 관해서는 표준 지침을 만들 수 없다"

 

 이런 윤리적 가이드라인은 어떤 면에서 보면 일반적인 상식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기물이나 동물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원칙은 인간 존엄의 차원에서 보면 당연하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이거냐 저거냐 양자택일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보행자와 운전자 가운데 누구의 안전을 우선할 것이냐는 문제에 이르면 결정을 내리기가 곤란해진다. 위원회도 이런 딜레마에 봉착했다. 결국 위원회가 내린 잠정적 결론은 “차량 시스템은 인간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한 사람의 생명과 또 다른 한 사람의 생명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느냐는 딜레마적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는 것은 연루된 사람들이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게 되는 특정한 실제 상황에 달려 있다”며 “따라서 이는 명확하게 표준화할 수도 없으며 윤리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정부는 올해 초 자율주행차는 필요시 운전자가 언제든 핸들을 다시 쥘 수 있도록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자율주행차 개발 및 시험 방법에 대한 법안을 마련한 바 있다.

 

출처
 http://www.reuters.com/article/us-autos-autonomous-germany-idUSKCN1B31MT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4816412/Germany-draws-rules-road-driverless-cars.html
 https://motherboard.vice.com/en_us/article/599wnz/germany-has-created-the-worlds-first-ethical-guidelines-for-driverless-cars
 http://www.alphr.com/cars/1006763/kill-animals-over-humans-and-aim-for-property-germany-outlines-rules-for-its-driverless

 보도자료

    https://www.bmvi.de/SharedDocs/EN/PressRelease/2017/084-ethic-commission-report-automated-driving.html

   보고서 초안
 https://www.bmvi.de/SharedDocs/EN/Documents/G/ethic-commission-report.pdf?__blob=publicationFile
 미국의 자율주행차 개발 기준
   http://toomuchmgz.com/23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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