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세상에서 가장 쿨한 로봇 11종 로봇AI

 '사이언스' 10월호에서 로봇 특집 다뤄

 

로봇은 이제 현대인들이 미래의 생활을 상상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됐다. 영화에서 보듯 사람과 일상 생활을 같이하는 인간형 로봇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사람 대신 일을 하는 산업용 로봇들이 널려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올해 산업현장에 새로 투입되는 로봇만 해도 2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쯤이면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한 해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봇이란 이름은 언제부터 우리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을까? '로봇'이라는 이름의 원조 저작권자는 체코 작가인 카렐 차페크로 알려져 있다. 그가 1920년에 쓴 희곡 <로섬의 유니버셜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자동기계 ‘로봇’을 등장시킨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로봇(robot)이라는 말은 노예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maria.jpg » 1927년 영화 <메트로폴리스>에 등장한 로봇 '마리아'. 유튜브 화면 캡처. 실제 영화 장면을 보고 싶으면 http://youtu.be/IcReykfvqi4로.

 

글을 읽으며 상상만 해오던 로봇을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처음 보여준 것은 1927년 발표된 독일의 흑백영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로 기록돼 있다. 이 영화에서  권력집단을 추종하는 한 과학자는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여성지도자 마리아를 납치한 뒤, 그와 똑같은 생긴 로봇 ‘마리아’(Maria)를 만들어 프롤레타리아 집단에 침투시킨다. 당시엔 로봇 모형을 움직일 기술이 없어 감독은 로봇 안에 사람을 들여보내 로봇을 움직이도록 했다.

 하지만 현대 로봇 기술은 이제 로봇 솔저에서 로봇 음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능력을 갖춘 로봇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10월호에서 로봇 특집기획을 다루면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로봇’이란 제목으로 로봇 11종을 소개했다. 선정된 로봇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어느새 우리 주변으로 로봇들이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robot1-H.jpg » 미 조지아주 포트베닝 신병훈련소에서 도심 작전 훈련을 하고 있는 전투로봇 '마스'. <사이언스>에서 재인용.

  
 그 첫째는 전투병 로봇이다.

사람이 다칠 위험이 큰 현장이야말로 로봇을 투입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전쟁터이다. 미국은 지난 2007년 포스터밀러사가 개발한 무인전투로봇 ‘마스’(MAARS=Modular Advanced Armed Robotic System)를 이라크전에 투입했다. ‘마스’를 말 뜻 그대로 풀이하면 ‘첨단 무장 로봇 모듈 시스템’.  탱크형 모양을 한 이 로봇은 기관총을 장착하고 있으며 수류탄 투척도 가능하다. 내장한 GPS 시스템을 이용해 명령에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전투작전을 수행하고, 고립된 지역에서 부상병을 끌어내기도 한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펴낸 ‘글로벌 트렌드 2025’에는 2025년 자율보행 로봇이 전쟁터를 누비고 다닐 것으로 묘사돼 있다.

 

RobotVIN260912.jpg » 포도밭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로봇 '월예'. http://wall-ye.com/

 

두번째는 포도밭 농부 로봇이다. 

무더운 여름날 프랑스 와인농장에 가서 가지치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름휴가도 즐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세월이 흐르기 전에 서둘러 실행에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프랑스 부르고뉴지방에서는 일꾼로봇  ’월예(Wall-Ye)‘가 포도밭을 누비고 다니기 때문이다. 2개의 팔과 6개의 카메라를 달고 네 바퀴로 움직이는 이 로봇은 하루 600그루의 포도덩굴 가지치기를 해낸다. 아프다는 핑계도 대지 않는다. 가지치기 말고도 쓸모없는 곁순따기도 할 줄 안다. 흙과 포도알, 포도덩굴의 건강 상태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한다. 월예는 미래의 일손 부족에 대비해 개발되고 있는 일꾼 로봇의 하나이다.
 

robot_jockey_camel.jpg » 낙타 기수 노롯을 하는 로봇. http://news.asiantown.net/


 세번째는 기수 로봇이다.

 말이나 낙타 경주를 할 때는 기수가 있어야 한다. 기수의 첫째 조건은 몸무게가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낙타 기수는 주로 어린 소년들이 도맡아서 한다. 이제 그 역할을 대신하는 작은 로봇이 등장했다. 이 작은 ‘로봇 기수’는 낙타 등에 올라탄 채 채찍을 휘두르며 사막을 달린다. 로봇이 들고 있는 채찍은 로봇의 주인이 원격으로 조종한다.
  

nao.jpg » 로보컵 대회에 출전한 축구선수 로봇들. http://www.robocup2014.org/


 네번째는 축구선수 로봇이다.

 로봇 세계에도 월드컵이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로봇들이 축구 경기를 통해 승자를 가리는 대회로, ‘로보컵’이라 불린다. 로봇 축구선수들은 누구의 조종을 받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패스도 하고 태클도 하고 슛도 한다. 로보컵은 로봇의 크기와 기능에 따라 5개 리그(시뮬레이션 리그, 스몰 리그, 미들 리그, 스탠다드 플랫폼 리그, 휴머노이드 리그)로 나뉜다. 스탠다드 플랫폼  리그의 경우, 로봇 축구선수들은 모두 같은 형태의 몸을 갖고 있다. 경기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경기는 로봇의 신체적 조건이 아닌, 로봇 안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우열로 결판이 난다. 결국 로보컵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경연대회인 셈이다. 올해 월드컵이 열린 브라질에서 제18회로보컵대회가 열려 50개국에서 온 로봇 축구선수들이 실력을 겨뤘다.
 

640_robot-band-4-cropped.jpg » 밴드 로봇 '제트머신즈'. http://eandt.theiet.org


 다섯번째는 밴드 로봇이다.

지난해 선보인 일본의 로봇밴드 ‘제트머신즈’(Z-Machines)는 겉모습은 투박한 금속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다소 흉측스럽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할 줄 안다. 손가락과 팔을 이용해 볼륨도 마음대로 낮췄다 높였다 할 수 있다. 이들이 할 수 없는 건 단 한가지, 작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로봇밴드는 78개의 손가락으로 기타 2대를 연주할 수 있는 기타로봇 ‘마하’(Mach)와 22개의 드럼을 연주할 수 있는 드럼로봇 ‘아수라’(Ashura), 팔을 이용해 피아노와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는 키보드로봇 ‘코스모’(Cosmo)로 이뤄져 있다. 일본의 주류 브랜드인 지마(ZIMA)의 판매업체인 몰슨쿠어스재팬이 미래의 파티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한 로봇이다. 감성에선 사람에 못미치겠지만, 연주 능력에선 사람이 도저히 엄두도 못낼 정도의 빠른 연주가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 4월엔 북미지역 ‘Music for Robots’란 이름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2014-10-15 17;35;22.jpg » 일본 로봇 레스토랑에서 로봇과 댄서들이 쇼를 펼치고 있는 모습. www.robot-restaurant.com


 여섯번째는 엔터테이너 로봇이다.

 다소 괴상한 오락을 즐기는 경향이 있는 일본에는 지난 2012년 ‘펨봇’을 설치해 놓은 로봇 레스토랑이 도쿄 한복판에 등장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펨봇은 여성이란 뜻의 ‘female’과 ‘robot’을 합친 합성어. 이 레스토랑에서는 여성종업원들이 펨봇 안에 들어가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을 추는 등 쇼를 펼친다. 4천엔을 내면 쇼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펨봇이 처음 등장한 건  1970년대 TV 인기 외화 시리즈에 등장했던 특수공작원 제이미 소머즈와 맞대결을 펼친 로봇이라고 한다. 
   

2014-10-15 17;39;54.jpg » 가정용 장난감 로봇 '헬로밉'. 유튜브 화면 캡처.


 일곱번째는 장난감 로봇이다.

 일본의 완구제조업체인 다카라 토미는 지난 6월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로봇 ‘헬로 밉’(Hello MiP)을 내놨다. 두 바퀴로 움직이는 이 작은 로봇은 춤을 추는 것은 물론 회전할 줄도 알고, 물건을 옮기거나 포장도 할 줄 안다. 스마트폰과 연계해 전용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다. 시판 가격이 1만5000엔(약 15만원) 정도여서 일반인들이 구입해 즐기기에도 그다지 큰 부담이 없도록 했다. 회사쪽은 “스마트폰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봇,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는 로봇”이라고 자랑한다. 
 

1280px-TOPIO_3.jpg » 탁구 치는 로봇 '토피오'. 위키피디아.

 
 여덟번째는 탁구선수 로봇이다.

 겉모습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지만, 해를 끼치는 로봇이 아니라 탁구를 치는 스포츠 로봇이다. 이 로봇의 이름은 토피오(TOPIO)다. 토피오란 말은 ‘토시사의 핑퐁 치는 로봇’(TOSY Ping Pong Playing Robot)에서 따온 말이다. 인공지능 장치가 있어서 로봇 자신의 이전 플레이를 학습해 교정할 수 있다. 한 번에 연속해서 10차례의 공 주고받기 능력이 있다고 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유능한 로봇의 제조업체인 토시(TOSY)가 베트남 업체라는 사실. 2002년 출범한 이 업체는 2005년 토피오 첫 제품을 만든 뒤 계속해서 각종 국제전시회에 버전업 제품을 내놓으며 로봇 전문업체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제목 없음.jpg » 군인 대신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짐꾼 로봇 `LS3'. 유튜브 화면 캡처.


 아홉번째는 짐꾼 로봇이다.

 LS3(Legged Squad Support System)라고 불리는 이 4족 보행 로봇은 미 국방부 주도 아래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것으로 힘 좋은 멧돼지 모양을 하고 있다. 군인들을 대신해 험한 지형에서 무거운 짐을 운반시키기 위해 개발했다. 최대 181㎏에 이르는 짐을 실어나를 수 있다고 한다. 로봇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명령을 내리듯 소통할 수 있다. LS3 로봇은 올해 여름 하와이에서 열린 미 해군의 림팩 훈련에서 처음으로 실제 군사훈련에 참가했다.
 

 google.jpg » 구글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자동차. 구글 제공.


 열번째는 자동차 로봇이다.

 구글이 지난 5월 공개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일종의 로봇자동차이다. 차에는 운전대도, 엑셀러레이터도 브레이크도 없다.  두개의 좌석과 출발·정지 버튼, 그리고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화면만이 있을 뿐이다.
 

PR2-Robot.JPG » 집안일을 도와주는 로봇 'PR2'. http://osorio.wait4.org/


 열한번째는 가사도우미 로봇이다.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로봇은 우리가 오랜 시간 꿈꿔온 로봇이다. 윌로우 개리지가 개발한 가사도우미 로봇 ‘PR2’는 집안 일을 거의 다 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세탁물을 개거나 맥주를 가져오고, 팬케이크를 구울 수 있다. 집주인이 외출하면 제 스스로 방 청소도 할 줄 안다. 특히 이 로봇은 오픈 소스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함께 로봇 성능 개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초의 로봇 영화 <메트로폴리스>에서 로봇 마리아는 본색이 들통나 프롤레타리아들에 의해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고 한다. 인류가 갖고 있는 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돼 개발되고 있는 실제 현실의 로봇은 미래에 어떤 결말을 맞을까. 로봇의 본색은 무엇일까.

 

출처

http://news.sciencemag.org/technology/2014/10/slideshow-eleven-worlds-coolest-robots?utm_campaign=email-news-latest
http://www.sciencemag.org/site/special/robotics/index.xhtml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6/620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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