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공기로 만드는 단백질...제3의 대체육이 온다 에너지식량

air-에어프로테인.jpg » 에어프로테인의 공기단백질로 만든 타코. 에어프로테인 제공

미생물 이용해 탄소로 단백질 제조

콩에서 추출한 것보다 함유량 2배

식물육·배양육 이은 ‘공기육’ 주목

1960년대 우주생존법 연구서 출발


미국의 식물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는 요즘 미국 증시의 최고 스타 가운데 하나다. 완두콩에서 뽑아낸 단백질을 주재료로 식물육을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상장 이후 6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 26일 발표한 실적.(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배인 9200만달러, 1분기 4천만달러, 2분기 6700만달러). 경쟁업체인 임파서블 푸드의 식물육 버거는 미국의 배달앱 그루브허브(Grubhub)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간 배달 음식이 됐다. 미국 혁신기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선 가축 사육이 아닌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개발업체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이르면 올해 안에 첫 배양육 제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한다.

온실가스 배출, 환경 파괴, 동물 생명 윤리에 대한 고민이 식품부문의 기술 혁신을 부르고 있다.

최근 식물고기, 배양고기에 이은 제3의 대체육 제조 기술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공기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콩과 글루텐가루를 버무려 만드는 콩고기에서부터 따지면 4세대 대체 단백질 식품 기술이다. 상용화할 경우 농지나 목초지는 물론 단백질의 원천인 동물이나 식물도 필요 없고, 따라서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는 말 그대로 청정 단백질 생산 시대가 열린다.


gallery_xlarge.jpg » 에어프로테인의 공기단백질 고기.

가축 사육 안해 온실가스 배출 않고

환경 오염·동물 윤리 걱정도 없어


이 기술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원조는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생존 시스템 연구였다. 당시 나사가 우주비행사들의 식품조달 방법으로 먼저 검토한 것은 수직 농장이나 3D프린터 같은 것이었다. 오늘날엔 널리 보급된 기술이지만 당시 연구진은 1년간 검토 끝에 비현실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나사 연구진은 2단계로 자연 세계로 눈을 돌렸다. 거기에서 찾아낸 것이 바로 수소영양박테리아(hydrogenotrophs)라는 이름의 미생물이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이 미생물은 인체의 장과 토양, 담수 등에서 많이 발견된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분말 형태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발견했다. 나사는 이를 이용하면 우주에서도 식품용 단백질을 자급할 수 있는 '폐쇄형 탄소 사이클'(closed loop carbon cycle concepts)'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비행사들이 날숨을 통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현장에서 곧바로 단백질로 전환해주는 식품 자급 시스템이다. 이 연구는 1967년 12월 `체류 1년 이상의 우주활동에서의 생명유지 시스템 연구'(Study of Life Support Systems for Space Missions Exceeding One Year in Duration)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발표됐다.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던 미 MIT 물리학박사 출신의 리사 다이슨(Lisa Dyson) 박사의 손에 이 보고서가 들어왔다. 다이슨 박사는 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로 하고 지난해 공기단백질 기업 `에어 프로테인'(Air Protein)을 설립했다. 나사의 우주식품 자급 구상을 반세기가 지난 뒤 지상으로 가져와 친환경 식품 제조 기술로 재탄생시킨 셈이다. 에어프로테인에 따르면 공기단백질은 순도 80%로, 콩의 단백질 함유량 40%의 두배에 이른다. 에어프로테인은 유산균 제조와 같은 공정을 통해 동물성 단백질과 조성이 거의 같은 단백질 식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힌다.
공기단백질은 몇달씩 작물을 재배할 필요 없이 며칠만에 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이슨 박사는 "세계가 식물 기반 고기를 포용하고 있지만 공기 기반 고기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의 다음 진화 단계"라며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연 자원에 부담을 주지 않고도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에어프로테인은 현재 상품화를 위한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air-Solein_powder_on-glass-plate-protein.jpg » 솔라푸드의 솔레인 단백질 가루. 솔라푸드 제공

미·유럽 기술기업들 상품화 나서

동물 사료용 제품은 이미 시판중

화력발전소 탄소 포집에도 유망

인도선 소 방귀·트림을 원료로


2017년 11월에 설립된 핀란드의 스타트업 솔라푸드(Solar Foods)도 공기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미생물에 주면 미생물이 이를 먹이로 삼아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을 토해낸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고, 탄소는 공기 중에서 채취한다. 솔레인(Solein)이라는 이름의 이 단백질의 주된 용도는 빵이나 파스타, 요구르트를 포함해 기존 식품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것이다. 솔라푸드는 나아가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세포에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라푸드에 따르면 솔레인 단백질은 식물육, 배양육보다 100배나 더 친환경적이다. 1kg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는 1만5천리터의 물이, 1kg의 대두를 생산하는 데는 2500리터의 물이 필요하지만, 솔레인 1kg을 생산하는 데는 10리터의 물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솔라푸드는 투입되는 전기와 산출되는 단백질을 에너지 전환 효율로 따지면 20%인데, 이는 땅에서 대두를 생산하는 것보다 10배 더 효율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 대표 파시 바이니카(Pasi Vainikka)는 솔레인 단백질 제조과정을 와인이나 맥주 생산에 비유해 설명한다. 와인을 만들 때 쓰는 효모와 설탕 대신 미생물과 탄소, 수소를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솔레인 단백질의 순도는 65%다. 솔라푸드는 현재 하루 1kg의 공기단백질을 시험 생산하고 있다. 2021년 중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럽우주국과 함께 이 기술을 우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공기단백질 원료로는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쓸 수도 있다. 영국의 전력기업 드랙스(DRAX)는 `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한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런 방식의 단백질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미생물에게 먹이로 줘 최고 70% 함량의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하는 단백질은 식용이 아닌 어류와 동물 사료용으로 공급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연간 수톤의 단백질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air-피드카인드 캘리스타.jpg » 컬리스타의 동물사료용 공기단백질 제품 `피드카인드'. 컬리스타 제공
미 캘리포니아의 다국적 생명공학기업 컬리스타(Calysta)는 공기 대신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메탄을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한다. 흙속에 풍부한 메탄영양박테리아(methanotrophs)를 발효기에 넣고 여기에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공급해주면 단세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기술은 원래 1980년대에 개발됐다.하지만 당시엔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상품화까지는 가지 못했다. 컬리스타는 사장됐던 이 기술을 5년 전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 에퀴노르(Equinor, 전 스타토일)로부터 사들였다.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천연가스이 시장이 위협받으면서 잠자던 기술이 깨어난 셈이다. 컬리스타의 단백질 역시 동물 사료용이다. 컬리스타는 이를 주원료로 한 어류, 가축, 반려동물 사료첨가제 피드카인드(FeedKind)를 개발해 이미 유럽에서 시판중이다. 영국 석유업체 비피(BP)가 이 회사에 3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컬리스타는 최근 양식어류용 피드카인드 제품을 연간 10만톤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중국에 짓기로 하고 중국 동물사료 업체와 합작기업을 세웠다. 우선 1단계로 연간 2만톤 생산 능력의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가동한다. 
`소의 나라' 인도에선 소의 트림, 방귀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단백질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도 벵갈루루의 스타트업 스트링 바이오(String Bio)는 올해 안에 동물 사료용 단백질 제조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스트링 바이오는 2단계로 식용 단백질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출처
에어프로테인
https://www.businessinsider.com/air-meat-alternative-startup-nasa-2019-11?
https://vegannewsnow.com/2020/02/07/air-protein-meat/
https://www.sfchronicle.com/food/article/Bay-Area-companies-are-making-protein-out-of-thin-14827156.php
https://www.ted.com/talks/lisa_dyson_a_forgotten_space_age_technology_could_change_how_we_grow_food
https://www.airprotein.com/science
https://www.airprotein.com/media-kit
나사 보고서
https://ia801604.us.archive.org/20/items/nasa_techdoc_19680001710/19680001710.pdf
리스타

https://www.theguardian.com/sustainable-business/2016/mar/17/methane-eating-bacteria-reduce-impact-fish-demand-feedkind-calysta
https://thefishsite.com/articles/adisseo-and-calysta-establish-feedkind-jv
https://www.thechemicalengineer.com/news/bp-invests-us-30m-in-alternative-protein-production-startup/
http://calysta.com/feedkind/product/
http://www.feedkind.com/

드랙스
https://www.thechemicalengineer.com/news/protein-producing-microbes-to-reduce-co2-emissions/
솔라푸드
https://www.foodnavigator.com/Article/2019/07/15/Solar-Foods-makes-protein-out-of-thin-air-This-is-the-most-environmentally-friendly-food-there-is
https://www.industryleadersmagazine.com/solar-foodss-solein-protein-may-solve-worlds-nutrient-problems/
https://www.forbes.com/sites/brianfrank/2019/07/17/making-protein-from-thin-air-yes-startups-are-doing-it/#169243f861ee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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