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세포 배양한 개고기는 논란을 피할까? 에너지식량

1280px-Gaegogi-01.jpg » 서울의 보신탕.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은 배양육 개고기를 먹으려 할까? 위키미디어 코먼스  

 

배양육 앞에 놓인 식문화의 장벽

 

기술적인 장육식은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육식이 주는 식도락의 저편에선 환경 오염과 동물 윤리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생명과학기술을 이용한 실험실 배양육이다. 동물을 대규모로 사육하거나 도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 멤피스(Memphis) 등 몇몇 업체들이 동물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들어내는 실험을 해왔다. 멤피스는 최근 세계 처음으로 인공 치킨과 오리고기를 만들어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배양육이 대중화하려면 기술적인 벽 외에도 식습관이나 식문화라는 또다른 벽을 넘어야 한다. 가격이나 맛에서 상용화할 만한 수준에 이르더라도 사람들이 배양육 자체를 거부하면 식탁에 오를 수가 없다. 지금껏 간과돼 왔던 이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룬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소가 들어 있지 않는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는지,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험실에서 배양한 말고기나 개고기, 고양이고기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

 

chicken+2_16x9.jpg »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 치킨. 멤피스 제공

 

3분의2가 "먹어볼 의향 있다" 답변

기존 고기 대체용엔 3분의1만 끄덕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은 미국인 673명을 대상으로 식단 선호도,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에 따라 배양육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설문 조사를 벌였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배양육(IVM)을 먹을 의향이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전통적인 사육 고기와 비교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그리고 가장 편안하게 생각되는 배양육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65.3%는 적어도 배양육을 먹어볼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3분의 1(31.1%)은 “확실히 있다”고 답했고, 다른 3분의 1(34.2%)은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규 식단으로 또는 사육고기 대체용으로 먹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답을 꺼렸다. 3분의 1(32.6%)만이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 태도(단위:%)

고기 유형

사육고기

배양고기

차이

생선

80.3

45.0

-35.24

가금류

89.5

62.9

-26.61

돼지고기

81.7

69.1

-12.64

소고기

86.5

70.6

-15.93

말고기

0.0

5.3

+5.27

개/고양이고기

0.1

3.1

+2.93

 

여성보다 남성, 보수보다 진보가 더 긍정적


 성별로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배양육에 더 긍정적이었다. 정치적 성향으로 보면 자유주의적 성향의 응답자들이 보수적인 사람들보다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식단과 배양육에 대한 태도는 서로 모순되는 모습을 보였다.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이 유익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자신들이 직접 배양육을 먹을 것 같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반면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배양육에 덜 긍정적이었지만 일단 배양육이 나오면 기꺼이 먹을 뜻을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배양육을 선택하는 데는 가지 걸림돌이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걸림돌은 배양육의 맛과 호소력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약 80%에 이르는 사람들이 맛이 기본적인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배양육 개발업체들에겐 청신호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이 진짜 고기와 같은 맛을 낼 수만 있다면 배양육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하기 때문이다.

 

dogs-2195708_960_720.jpg » 개고기를 먹지 않는 미국인 가운데 배양육이라면 먹겠다고 답한 사람은 3%였다. pixabay.com

배양육 말고기, 개고기, 고양이고기는?


 특정 동물을 도살하는 윤리적 문제가 없다면, 사람들은 고양이나 개처럼 전통적으로 먹지 않았던 동물들의 고기도 먹으려 할까?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은 먹어도 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해 놓고 있다. 그러나 그 기준은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가 그런 사례다. 한국에선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이 대중화돼 있지만, 많은 서유럽 사람들은 이런 식문화에 혐오감을 느낀다. 아시아와 유럽 일부 지역에선 말고기를 먹지만, 영국에선 한 대형 유통점에 공급된 쇠고기 버거 패티에 말고기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자 온나라가 벌집을 쑤신 듯 한바탕 소동을 벌인 적이 있다.
연구진이 설문을 분석한 결과,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라면 말이나 개, 고양이 고기도 먹을 가능성이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수치는 아주 작았다. 응답자의 약 5%만이 배양한 말고기를 먹겠다고 답변했다. 개고기나 고양이고기를 먹을 뜻이 있다고 한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이런 낮은 결과는 개와 고양이를 가족의 일부로 생각하는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배양육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해 갖고 있는 윤리적 문제와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이 또한 만만찮은 장벽이다. 반면 가격이나 맛 같은 나머지 걸림돌들은 시장에 나올 준비만 돼 있다면 극복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저널 <플로스원>에 발표됐다.
 
 출처
 http://newatlas.com/lab-grown-meat-public-attitudes/48921/
 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171904
 https://arstechnica.com/science/2017/04/one-third-of-americans-are-willing-to-eat-lab-grown-meat-regularly/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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