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규제받지 않는 GMO가 몰려온다 에너지식량

Agaricus_bisporus_Zuchtchampignon2.jpg » 양송이버섯은 서양인들의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농작물 가운데 하나이다. 위키피디아

 

유전자편집기술로 만든 '변색 않는 양송이'

미 당국 "GMO 규정 적용 대상 아니다" 회신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GMO(유전자변형작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식물병리학자 이농 양(Yinong Yang) 교수는 최근 크리스퍼(CRISPR/Cas9)란 이름으로 알려진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변색이 잘 되지 않는 양송이버섯을 만들어냈다. 버섯의 DNA 조각 몇개를 잘라내  버섯을 갈색으로 변색시키는 효소 기능을 정지시켰다.
특정한 기능의 유전자들을 외부에서 주입하는 방식의 기존 GMO 작물과 달리, 이 버섯에 사용된 유전자편집 기술은 외부 유전자를 섞지 않고 특정 부위를 잘라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 기술은 기존 GMO 규제와 관련한 규정의 적용을 받을까? 미 농무부는 양 박사의 이런 질문에, 지난 13일 서한을 보내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만든 버섯은 GMO와 같은 규제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몬샌토의 GMO 콩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와 같은 기존 GMO 작물은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특정 기능의 유전자들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식물의 박테리아를 관장하는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된다.
그러나 양 박사가 만든 새 버섯은 어떤 외부 유전물질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농무부 동식물검역소(APHIS) 당국은 “유전자편집 버섯이 식물병해충을 포함하고 있다고 믿을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버섯이 다른 식물에 위험을 주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이 버섯은 ‘크리스퍼’ 방식의 유전자편집 기술로 탄생한 농작물로선 처음으로 GMO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양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버섯에 관한 자료를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제출할 예정이다. FDA 승인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 버섯을 FDA 승인 없이 시판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양 박사는 그러나 자신의 연구를 지원한 펜실베이니아의 버섯기업 조지오 머시룸(Giorgio Mushroom Co)이 이 버섯을 실제 판매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 마케팅팀은 유기농 버섯에 더 관심이 있으며, 지엠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rangerrussa.jpg » 레인저 러셋 감자. 지난해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변색되지 않는 레인저 러렛 감자가 탄생했. http://potatoassociation.org/

 

환영하는 바이오기업들…지금까지 30여종 적용 제외


유전자편집 농작물이 GMO 규제를 면제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엔 크리스퍼와는 좀 다른 방식(ZFNs, TALENs 등)이긴 하지만 역시 유전자편집 기술을 동원한 감자가 탄생했다. 이것 역시 잘 변색이 되지 않는 감자였다. 당시에도 농무부는 이에 대해 GMO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말 듀폰 파이오니아가 자체 개발한 변종 찰옥수수에 대해 GMO 규제 대상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서도 농무부는 같은 답변을 했다. 이런 식으로 그동안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농작물은 30여종에 이른다.
생명공학 작물 기업들은 당국의 잇단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시험재배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빠르게 혁신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년 전 크리스퍼 유전자편집 기술을 '2014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한 데 이어, 2년 후인 올해는 유전자편집 농작물을 '2016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했다. <리뷰>는 앞으로 몇년 후에는 유전자편집 농작물이 식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도 첨단 유전공학 기법을 활용해 유전자에 손을 대는 것이므로 GMO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편집 기술의 윤리성 역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 정부, 24년만에 GMO 규정 개정 작업 돌입

 

Keck_Center_of_the_National_Academies.JPG » 미 워싱턴에 있는 국립과학아카데미 건물. 위키피디아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긴 기술과 규정 사이의 갭을 메우기 위해 최근 미 국립과학아카데미(NAS)는 정부의 의뢰를 받아 새로운 GMO 관리규정을 만들기 위한 기초 연구에 들어갔다. 5~10년 후의 바이오기술과 그것이 환경이나 인류 건강에 어떤 위험을 초래할지를 예측해 올해 안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이는 미 정부가 바이오기술 제품에 대한 평가틀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백악관은 지난해 7월 24년간 변동이 없는 지엠오 동식물 같은 바이오기술 제품 관련 규정을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퍼같은 새로운 유전자편집 기술이 새로운 변종 작물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규정이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 패널들은 지난 18일 첫 회의를 열었다. 농무부, 환경보호국, 식품의약국의 관리들이 회의에 참석해 기술동향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했다. 미 당국이 새로운 기술의 안전성과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결론을 내기까지는 몇년이 걸릴 것이다. 확실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농작물들은 판로를 찾아 나서 결국 식탁에 오르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출처 
https://www.sciencenews.org/blog/science-ticker/gene-edited-mushroom-doesnt-need-regulation-usda-says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01285/here-come-the-unregulated-gmos/#/set/id/601290/

농무부 서한 전문
https://www.aphis.usda.gov/biotechnology/downloads/reg_loi/15-321-01_air_response_signed.pdf

국립과학아카데미 논의 내용

http://www.sciencemag.org/news/2016/04/us-looking-expert-panel-predict-future-gm-products?utm_campaign=news_daily_2016-04-19&et_rid=17776030&et_cid=429007

(번역문 : https://www.ibric.org:442/myboard/read.php?Board=news&id=271248&BackLink=L2FncmlmZi9pbmRleC5waHA/dG9kYXk9)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01295/who-approved-the-genetically-engineered-foods-coming-to-your-plate-no-one/#/set/id/601309/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01295/who-approved-the-genetically-engineered-foods-coming-to-your-plate-no-one/#/set/id/601313/

양 박사 홈페이지
http://plantpath.psu.edu/directory/yuy3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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