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식량 낭비만 줄여도 수십억명 먹여살린다 에너지식량

newsrelease_leverage_points_main.jpg » 식량 안보와 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사진은 중국의 계단식 논. 미네소타대 환경연구소 제공.  

 

식량 안보와 환경 개선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는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 문제를 전 지구적 차원의 과제로 만들었다. 2050년까지 인구는 20억 이상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단지 몇몇 지역에서 주요 식량의 생산, 소비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30억 이상의 인구를 더 먹여살릴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식량 생산에 따른 환경 피해도 줄여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놓은 과학자들은 미 미네소타대의 생태학자 폴 웨스트(Paul West) 교수와 이 대학 환경연구소 연구진이다. 폴 웨스트는 환경연구소에서 ‘글로벌 전망 이니셔티브’(Global Landscapes Initiative)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식량 안보와 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들은 7월17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세계에서 생산돼 소비되고 버려지는 농작물 칼로리를 측정한 결과 “몇몇 나라와 몇몇 농작물이 세계 식량문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농작물 칼로리의 86%를 생산하고 관개용수와 비료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쌀, 밀, 옥수수 등 17개 주요 작물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01094650_P_0.jpg » 사람한테 공급하는 칼로리보다 소고기를 만드는 데 드는 칼로리가 몇배나 더 많다. 이정용 한겨레신문 기자

 

가장 좋은 방법은 육식 위주 식단 바꾸는 것

 

 연구진이 제안하는 식량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해법은 식단 개선이다. 즉 땅에서 수확하는 농작물 중에서 사람한테 공급하는 양을 지금보다 늘리는 것이다. 이는 농작물 가운데 바이오연료와 가축사료, 특히 소의 먹이로 쓰이는 농작물의 비율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소고기가 사람한테 공급하는 칼로리보다 소고기를 만드는 데 드는 칼로리가 몇배나 더 많다고 말한다. 이렇게 비식용으로 쓰이는 식량의 분량은 전세계에 걸쳐 40억명분에 이른다. 미국과 중국, 서유럽, 브라질에서 비식용으로 쓰이는 것만 따져도 24억명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걸 식용으로 돌리면 식량 문제 해결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웨스트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웨스트에 따르면 1칼로리의 소고기를 만드는 데는 30칼로리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1칼로리의 닭과 돼지고기를 만드는 데는 7~8칼로리의 사료면 된다는 것. 따라서 사람들이 먹는 고기 종류만 바꿔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중,인도 3개국 낭비 식량만 따져도 4억명분

 

 버려지는 식량을 줄이는 것도 아주 큰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현재 세계적으로 식량의 30~50%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채소, 과일, 물고기의 절반이, 그리고 곡물의 3분의 1이 수확, 유통, 소비 단계를 거치면서 식량으로 최종 소비되지 않고 버려진다고 한다. 이 불편한 진실은 미네소타대 환경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이슈 브리핑’에 담겨져 있다. 특히 고기를 버리는 것이 문제인데, 쇠고기 1㎏(뼈 제외)을 버리는 것은 밀 24㎏을 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 연구진은 미국과 중국, 인도에서 식량이 낭비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 세 나라에서 낭비되는 것을 없애기만 해도 4억명 이상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farmer-thumb-480x248-132000.jpg » 물 이용 효율을 높이면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물 수요의 8~15%를 줄일 수 있다. 미네소타대 환경연구소.

 

농사 방식 개선으로 8억5천만명 식량 추가 확보

 

연구진은 나아가 아프리카, 아시아, 동유럽처럼 농업생산성이 낮은 나라에서 농사 방식을 개선할 경우 추가로 8억5000만명분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아프리카 한 곳에서 농사 방식을 개선하기만 해도 4억명분 이상의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아프리카를 비롯한 농업 생산성이 낮은 지역의 작황은 특히 날씨 변화에 취약하다며, 이 점은 이번 연구에서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농작물 재배의 효율성을 높이면 농업으로 인한 환경 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35%를 차지한다. 이 온실가스는 주로 열대 삼림 벌채로 생겨나는 이산화탄소, 가축 사육과 쌀 재배에서 발생하는 메탄, 작물 시비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삼림 벌채, 중국과 인도에서의 쌀 재배,  중국과 인도에서의 농작물 비료 공급량을 적절히 조절하면 온실가스 배출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온실가스 3대 원천은 삼림 벌채, 가축 사육, 작물 시비

 

 또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질소의 60%, 인의 약 50%가 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양을 초과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특히 세 나라(중국, 인도, 미국), 세 가지 작물(쌀, 밀, 옥수수)이 세계적인 영양소 과다 사용의 최대 원천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이는 반대로 그만큼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관개용수를 가장 많이 쓰는 쌀과 밀의 생산대국인 인도, 파키스탄, 중국, 미국 등에서 물 이용 효율을 높이면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고서도 물 수요의 8~15%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 갓프레이 옥스퍼드대 인구생태학 교수는 “미네소타대 연구진의 이번 제안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질적인 요인들을 한꺼번에 종합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너무 광범위해서 실질적 변화 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우므로, 식량 시스템과 관련한 정책은 세계 차원이 아니라 국가 또는 지역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지점에서부터 식량 문제 해결의 공은 과학에서 사회로 넘어간다. 미국에서 버려지는 식량을 아프리카 빈민에게 공급할 수 있을까. 유럽인의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꿀 수 있을까. 아시아의 쌀 재배 방식을 좀더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숱한 화두를 담고 있는 이 커다란 공을 잡아채야 하는 사람들은 정책 입안자, 시민단체 활동가, 기업 경영진들이다. 식량의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서 식량의 사회적 분배 구조에 이르기까지 식량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이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협력의 틀을 갖추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과학자들이 끙끙거리며 추정해낸 ‘식량의 미래’ 계산 결과는 맞을 수도, 터무니 없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소고기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닭, 돼지고기의 10배 

 

sifter-cattle.jpg »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환경자원(미국 기준)이 필요한지 계산한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가축을 길러 거기에서 식량을 얻는 것은 인간이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한다. 가축은 또 수질 오염의 근원이기도 하다. 가축 가운데서 가장 덩치가 큰 소는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소 사육과 이를 통해 얻는 소고기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계산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월21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소고기는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평균적으로 환경에 10배나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과학자들은 2000~2010년의 미 농무부 자료를 토대로, 미국인들의 주된 단백질원을 생산하는 데 드는 칼로리당 환경 자원을 측정하는 방법을 통해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를 이끈 미 뉴욕의 바드 칼리지(Bard College)의 기든 에셸(Gidon Eshel) 교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금류 고기(닭, 오리 등), 유제품(치즈 버터 등)별로 얼마나 많은 토지와 물이 이용되고 질소와 온실가스는 얼마나 많이 배출되는지를 계산해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계산 결과에 따르면 소고기는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각각 28배, 11배 많은 토지와 물을 쓰며, 5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6배 많은 질소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 미국의 세 가지 주식 작물(쌀, 밀, 옥수수)의 경우엔 소가 아닌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토지와 질소, 온실가스는 2~6배 더 적은 반면 사용되는 물은 비슷한 것으로 계산됐다.
 소고기 생산이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익히 알려져 왔지만, 구체적인 환경 영향 정도를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출처
http://www.nature.com/news/cutting-down-crop-waste-could-feed-3-billion-1.15575
http://environment.umn.edu/agriculture-2/study-how-existing-cropland-could-feed-billions-more/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8590&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7-22    

http://news.sciencemag.org/sifter/2014/07/to-lower-pollution-eat-less-beef

http://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28409704

 

참고자료
조너선 폴리의 지구 식량문제 해결책 5가지
http://www.nationalgeographic.com/foodfeatures/feeding-9-billion/#topskip
폴 웨스트 블로그
http://gli.environment.umn.edu/about/team/paul-west/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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