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복종 노벨상'이 생긴다…촛불집회가 수상할까 사회경제

co.jpg »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대규모 촛불시위. 한겨레 자료사진

 

미 MIT 미디어랩 25만달러 상금 내걸어

비폭력, 책임성, 창의성 등이 심사 기준

 한국 촛불집회 시민들 수상 가능성은?

 

권력과 부에 대한 기득권층의 독식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불복종, 항의 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다음날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벌어진 여성·성소수자 등의 인권 시위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은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대통령 파면을 이끌어낸 한국의 촛불 시위도 부패한 권력과 재벌 등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빚어낸 것이었다. 모범적인 불복종 운동 사례를 선정해 격려해준다면 사회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mit.jpg » MIT 미디어랩이 불복종상을 발표하면서 웹사이트에 게시한 불복종 이미지.


미국의 MIT(매서추세츠공대)가 이런 생각에서, 25만달러(약 2억9천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불복종상’(MIT Media Lab Disobedience Award)을 창설했다. 올해 7월 첫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상을 주관하는 이 대학의 미디어랩(Media Lab)은 “이 상은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전세계의 불복종 사례 가운데 특별한 역할을 한 사람이나 그룹에 주어질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조이 이토 미디어랩 소장은 “시키는 걸 하는 것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말로 이 상의 취지를 압축해 설명했다. 그는 노벨상도 “시키는 걸 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권위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ter.jpg » 19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유튜브 갈무리

 

미디어랩은 웹사이트(https://www.media.mit.edu/posts/disobedience-award/)를 통해 “불복종상 아이디어는 현재의 규범과 법률, 기준을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책임성 있고도 윤리적인 불복종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많은 좌절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토는 그러나 이 상이 최근의 세계 정치 동향에 대한 반응은 아니며, 이미 지난해 7월에 확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60년대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한 사례로 언급했다. 특히 이 상의 목표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강건한 불복종 활동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과 함께, 젊은이들의 롤모델을 진작시키려는 것이라고 미디어랩은 강조했다.


   

 

5월1일 접수 마감…촛불집회, 후보 오를까


불복종상의 자격 요건은 간단명료하다. 수상자는 사회가 좀더 나은 방향으로 긍정적 변화를 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개인적 위험을 감수해온 사람이어야 한다. 단 활동에서 일련의 핵심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 미디어랩은 그 원칙의 예로 비폭력, 창의성, 책임성 등을 꼽았다. 개인이나 그룹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엔 생존자여야 한다. 심사 대상에는 과학 연구, 시민 권리, 표현의 자유, 인권, 혁신의 자유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여기에 국한되지만 않는다. 신청 마감은 5월1일, 발표는 7월21일이다.

과연 어떤 후보들이 심사 대상에 오를까? 신청 대상에 제한이 없는 만큼, 지난해 10월부터 19차례의 평화적 촛불시위로 부패한 권력자를 끌어내린 한국의 촛불시민들을 비롯해 전세계의 평화적 시위와 활동가들이 첫번째 불복종상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진행 과정이 주관기관의 3대 원칙에 잘 부합하는데다 뚜렷한 성과까지 끌어낸 사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http://edition.cnn.com/2017/03/08/us/mit-civil-disobedience/index.html
https://www.media.mit.edu/posts/disobedience-award/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79&v=75AY40b-GVc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