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태양 표면의 ‘모닥불’이 포착됐다 우주항공

Solar_Orbiter_spots_campfires_on_the_Sun_annotated_article.jpg » 솔라 오비터가 포착한 태양 표면의 ‘모닥불’ 폭발 현상(화살표). 왼쪽 아래 동그라미는 비교를 위해 그려놓은 것으로, 지구 크기다. 유럽우주국 제공

솔라오비터, 역대 최근접 7700만km 지점서 촬영

지상에서 관찰해온 태양폭발의 100만분의1 크기


역대 최근접 거리에서 찍은 태양 사진이 공개됐다. 지구와 태양 간 거리(약 1억4900만km)의 절반인 7700만km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2월 발사한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5월 말 첫 근일점(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할 때 찍은 사진들을 16일(현지시각) 공개했다. 당시 솔라 오비터의 위치는 금성과 수성 궤도 사이였다. 솔라 오비터의 첫 근일점 통과 비행은 6월 중순 완료됐다.

솔라 오비터가 보내온 첫 사진들에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작은 태양 폭발(solar flares) 현상들이 담겨 있다. 탐사선의 ‘극자외선촬영기'(EUI)가 포착한 이 ‘나노 폭발'(nanoflares) 현상은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큰 태양 폭발의 100만분의1~10억분의1 크기에 해당한다. 유럽우주국은 그 모습이 작은 모닥불과 같다고 해서 `캠프파이어'라는 별칭을 붙였다.

Solar_Orbiter_s_first_view_of_the_Sun_article.jpg » 솔라 오비터가 포착한 다양한 모닥불 현상들. 태양은 현재 25번째 주기의 초기 국면으로 표면 활동이 비교적 조용한 시기다. 유럽우주국 제공

태양 표면보다 대기 온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

 

유럽우주국은 이 모닥불이 태양의 외부 대기(코로나) 온도를 표면보다 더 높이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5500도이지만 이를 둘러싼 대기 온도는 100만도를 훨씬 넘는다. 태양 표면과 대기 온도의 이런 역전 현상은 태양의 미스테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유럽우주국의 다니엘 뮐러 박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위대한 물리학자 유진 파커(Eugene Parker)는 태양 표면에서 많은 소규모 폭발 현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면, 코로나를 뜨겁게 달구는 전방위 가열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사진에서 화소 1개는 400km에 해당하는데, 태양 표면의 모닥불 중 가장 작은 것은 크기가 화소(픽셀) 두 개 정도다.

solar orbiter.jpg » 솔라 오비터의 여러 장비들로 찍은 태양. 각기 태양 대기의 다른 층을 촬영한 것이다. 유럽우주국 제공

태양 4200만km 지점까지 근접…극지 자기장 탐사

 

솔라 오비터는 일련의 궤도 비행을 통해 점차 태양에 가까와져 최종적으로는 수성 공전궤도 안쪽 4200만k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갈 예정이다. 이곳은 지구와 태양 거리의 4분의1 지점에 해당한다. 2년 후 4800만km 거리까지 근접한 뒤부터는 태양의 극지 궤도를 돌면서 태양 자기장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관측 자료들을 보내온다. 태양 폭발로 인해 방출되는 하전입자들은 위성과 지구의 전자장비, 통신 시스템을 교란시킨다. 과학자들은 솔라 오비터의 태양 표면 활동과 자기장 관측 자료를 통해 그 원인과 강도, 발생 시기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라 오비터의 활동 기간은 2030년까지다.

솔라 오비터에는 태양 표면의 활동과 자기장 등을 관측하는 원격 감지 장비 6개와 탐사선 주변 환경을 관측하는 장비 4개 등 과학장비 10개가 실려 있다.

솔라 오비터는 유럽우주국과 미국항공우주국의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탐사선은 에어버스가 제작했다. 탑재한 관측장비 10개 중 9개는 유럽 회원국들이, 나머지 1개는 미국이 제공했다. 솔라 오비터 운영은 독일의 유럽우주운영센터(ESOC)가, 과학 장비 작동은 스페인의 유럽우주천문센터(ESAC)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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