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클라우드 제조, 집에서 자동차를? 사회경제

04501141_P_0.jpg » 사람이 없는 자동차공장의 생산라인 일부.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온라인으로 제조설비에 접속해 기계 제어

 

각종 제품의 생산설비를 인터넷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면 제조업체 노동자들도 집에서 일하게 될까.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최근 '소파에 앉아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클라우드 제조'(cloud manufacturing)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다.

클라우드 제조란 어떤 것일까. 이런 장면을 머리에 떠올려 보자. "공장에는 사람이 없다. 대신 노동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로봇을 조작할 수 있는 제조 '셀'에 접속한다.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로그인한 뒤, 레이저 커터와 3D 프린터를 세팅한다. 클릭 한번에 물건이 후딱 만들어진다. 노동자들은 굳이 공장에 소속될 필요도 없다." 
이는 <뉴 사이언티스트>에 소개된 포르투갈 북동부 기마랑이스(Guimaraes)에 있는 미뉴(Minho)대 엔지니어 고란 푸트닉(Goran Putnik)이 그리고 있는 미래의 제조업 모습이다. 그가 만들려 하는 '클라우드 제조' 개념은 지금의 재택근무 개념을 공장 노동자들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요즘 흔히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조공정에 도입한 셈이다.

문서활동을 주로 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실제 그렇게 일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 부문에서는 이런 변화가 쉽지 않다. 푸트닉은 “몇몇 회사들이 원거리에서 제조공정을 모니터하고는 있지만,  기계들을 원거리에서 직접 작동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조업에도 곧 변화가 올 수 있다. 더 빠른 인터넷, 더 질 좋은 원거리 영상 연결 및 조작 인터페이스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영국 정부의 기술전략위원회(TSB) 수석기술자인 린 맥그리거(Lynne McGregor)는 이런 기술이 이미 연구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TSB가 포드자동차와 3D 소프트웨어 디자인업체인 오토데스크(Autodesk)가 포함돼 있는 150만 파운드짜리 프로젝트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이들 회사는 기계로부터 온 데이터를 증강현실 기술을 갖추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전송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 기술이 바로 원거리 제조에 쓰이는 것이다. 
 

2350㎞ 거리 제조셀 실험 성공

"실현되면 완벽한 제조민주화"

 

<뉴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푸트닉 연구팀은 실제로 클라우드 제조가 가능한지 실험해봤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계들을 갖춘 연구실에 간단한 제조'셀'을 설치한 것. 그러고선 2350㎞나 떨어져 있는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대 공대생 68명으로 하여금 온라인으로 이 셀에 접속해 기계를 제어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기계는 놀랍게도 잘 작동했다. 학생들은 성공적으로 디자인 프로그램을 업로드하였고, 기계를 제어하면서 시험용 발포고무 조각들을 잘라냈다. 학생들은 심지어 위험이 닥칠 것처럼 보이면 조작 툴의 비상 셧다운버튼을 누르기까지 했다.

학생들은 여러 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테스트했는데, 영상 위에 제어단추들이 오버래핑되는 등 기계에 대한 시야가 잘 확보된 컴퓨터 화면을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푸트닉은 클라우드 제조가 실현될 경우 전문적인 제조업체들한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제조 기술을 세계에 팔 수 있는 길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그룹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품 디자인과 생산의 협력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기업들은 주문받은 물건 제조를 위해 숙련된 조작자(오퍼레이터)들을 고용하게 될 것이다. 푸트닉은 “이런 방식이야말로 완벽한 제조 민주화"라고 주장한다.

 

제조설비 온라인 개방의 위험성

 

영국 셰필드대의 이아인 토드는 푸트닉의 '클라우드 제조' 구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것이 갖고 있는 위험성 또한 명백하다며  이렇게 경고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가 인터넷으로 자신의 제조 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려면 제조설비 소유자들은 강심장(nerves of steel)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별도의 제조설비 없이도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가 최근 '제조업의 민주화'라는 딱지를 붙이고 미래의 제조방식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클라우딩 역시 제조업에 또다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바람은 누구를 향해 불어닥칠 것인가. 누구에게 훈풍이 되고, 누구에게 삭풍이 될 것인가.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1023&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9-10

<뉴사이언티스트> 원문
http://www.newscientist.com/article/mg21929334.600-future-factories-let-workers-build-a-car-from-home.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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