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재난구조 로봇 `아틀라스' 원형 공개 로봇AI

atla.jpg » 아틀라스 로봇. DARPA 제공

 12월 '로봇 챌린지 대회'에 출전

각국 로봇과 재난구조 실력 겨뤄

 

키 189㎝(6.2피트), 몸무게 150kg(330파운드), 이름 ‘아틀라스’(ATLAS).
미 국방부의 다르파(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가 지난 12일 공개한 최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신상명세다.
군사용 로봇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 로봇은 지금까지 나온 로봇 중 아마도 가장 앞선 형태의 인간형 로봇일 것이다.
Meet ATLAS!_(360p) 0000070137ms.png » 아틀라스 로봇. 유튜브 동영상 캡처.

아틀라스는 다르파 주최로 진행 중인 재난 구조용 로봇 대회 ‘다르파 로봇 첼린지’(DRC)에 참여하기 위해 제작됐다. 기존의 군사용 인간형 로봇 ‘펫맨’(PETMAN)을 기반으로 손 작업 등 좀더 인간에 가까운 동작을 하도록 설계됐다.
28개의 유압식 관절, 손가락까지 달린 양 손,  LIDAR(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처럼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는 시스템)를 장착한 센서, 두 개의 눈 역할을 하는 스테레오 비전 시스템 등을 갖췄다. 영상을 보면 아틀라스는 계단 같은 장애물을 거뜬히 넘어가는 능력을 보여준다.

 

다르파는 지난 8일 ‘가상 로봇 챌린지’(VRC)에서 선발된 팀들을 보스턴다이나믹스 본사로 불러 임무를 부여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틀라스를 구성하는 센서와 작동기(액츄에이터), 관절 및 다리 등 복잡한 부품들을 이끌어갈 제어 장치를 통해 인간과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임무 수행을 통해 아틀라스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처럼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상항에서 구조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다. 참가 팀들은 아틀라스에게 12월말 열리는 ‘DARPA 로봇 챌린지’(DRC) 시험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움직임을 가르칠 것이다.
다르파 로봇 챌린지의 목표는, 미래의 로봇이 재난 대응 작업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더 이상의 사고 확산을 막고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지금부터 아틀라스에게 두뇌를 만들어줄 시간이다.
지난 6월 가상 챌린지 대회에서 선발된 상위 6개팀은 연구비와 함께 2013년말 시합에서 상금 2백만달러를 놓고 경쟁할 아틀라스를 받았다. 다르파는 또한 몇개의 다른 ‘트랙A’팀들에게는 그들의 로봇을 갖고 시합에서 경쟁하도록 했다. 여기엔 한국 과학자가 주도하는 팀이 2개나 있다.
다르파 로봇 챌린지에 대한 소식은 웹사이트(www.theroboticschallenge.org)에서 볼 수 있다.

 

아래는 다르파 로봇 챌린지 대회 중 '트랙A팀'에 참가한 각국 로봇들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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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겨레신문 이근영 선임기자가 작성한 다르파 로봇 챌린지 대회 소개 기사(2013.6.12.)

 

‘후쿠시마 원전 결사대 50인.’ 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닷새 뒤 철수한 도쿄전력 기술자 가운데 50명이 현장에 재투입됐다. 이들이 “2주 안에 치명적인 혈액암과 피부암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사지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세계 로봇과학자들은 자괴감에 빠졌다. 그동안 개발해온 각종 재난구조 로봇이 이들 ‘후쿠시마의 영웅’을 대신할 수 없어서였다. 세계 최고라는 일본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도, 미국 로봇제조업체 아이로봇의 폭발물 제거 로봇도 고방사능 환경과 잔해더미 속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미국 국방첨단과학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실망에 빠진 세계 로봇과학계를 구할 제안을 내놓았다. 다르파는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인터넷에서 스텔스기에 이르기까지 첨단 신기술 개발에 기여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2005년과 2007년에는 로봇기술 발전을 위해 무인자동차 대회를 열었다.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에는 네바다 사막을 무인으로 관통하는 과제가, 다르파 어반 챌린지는 도심지를 무인으로 통과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구글은 이 대회를 통해 진보한 기술들을 모아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다르파는 지난해 세계 ‘로봇 고수’들에게 재난구조 로봇 경연에 참여할 것을 권고했다.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라 명명된 이 대회는 후쿠시마원전 사고 때와 유사하게 설정해놓은 재난 상황을 로봇이 해결하는 것을 과제로 하고 있다.
 모두 7개로 나뉘어 있는 단계 가운데 네번째 임무는 문을 열고 건물에 들어가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후쿠시마원전에 투입된 아이로봇의 폭발물 제거 로봇이 몸통에 연결된 전선이 짧아 건물 2층에 올라가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설정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특훈교수는 “대회 시나리오를 보면 후쿠시마 재난 상황을 똑같이 모사하고 자동차, 사다리, 전기공구 등 사람이 쓰는 도구를 그대로 사용하게 하는 등 로봇에 유리하게 돼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현재 로봇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가능하도록 만들어보자는 것이 대회 취지다”라고 말했다.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는 크게 네 그룹으로 나뉘어, 네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첫 단계에서는 경쟁을 통해 두 그룹이 선발됐다. 트랙 에이(A)는 로봇과 프로그램을 모두 개발하는 그룹이다. 지난해 1차 선발대회에서 7개 팀이 출전 자격을 받았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로봇과학자들이 참여한 200여개 팀에서 뽑힌 로봇과학계의 ‘지존’들이다. 이들은 다르파로부터 180만달러(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번달 말까지 다르파 심사단으로부터 중간평가인 상세설계검토(CDR)를 받은 뒤에는 5개 팀만이 살아남는다. 이들 팀에는 또다시 120만달러(13억원)의 연구비가 추가로 지급된다. 트랙 비(B)는 프로그램만 개발해 시뮬레이션으로 경합을 벌이는데, 11개팀이 선발됐다. 이들에게는 37만달러(4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트랙 시(C)와 디(D)는 선발과정 없이 자비로 참가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트랙 시는 이번달에 진행되는 ‘버추얼 로보틱스 챌린지’(VRC·시뮬레이션대회)에서 트랙 비와 함께 실력을 겨룬다는 점이 다르다. 버추얼 챌린지에서는 6개 팀이 뽑힌다. 이들 팀에는 75만달러(8억원)의 연구비와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재난구조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제공된다.
 트랙 에이의 5개 생존팀과 트랙 비와 시의 6개 생존팀은 올해 말 미국 텍사스에 건립중인 ‘2013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대회장에서 실제 로봇을 투입해 7개 과제에 단계별로 도전한다. 예선전에 해당하는 이 대회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8개 팀만이 살아남는다. 이들에게는 100만달러(11억원)의 연구비가 추가로 지급된다.
 이때 뽑힌 로봇들은 1년 동안 ‘무술’을 갈고닦은 뒤 내년 말 열리는 결선 ‘2014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자웅을 겨룬다. 이번에는 7개 단계를 차례로 모두 통과해야 한다. 이때 트랙 디가 등장할 수 있다. 이 그룹은 일체의 지원 없이 자신의 로봇과 자비로 참가해야 한다. 숨어서 실력을 쌓은 ‘강호의 고수’들이 얼마나 참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예선전에서 올라온 8개팀과 이들 숨은 실력자들이 경합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뽑는다. 우승팀에는 200만달러(22억원)의 상금과 함께 ‘세계 최고의 로봇’이라는 명예가 주어진다.
 트랙 에이의 한 팀에 참가하고 있는 국내 로봇회사 ㈜로보티즈의 한재권 수석연구원은 “다르파가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를 만든 것은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연구비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참가팀에도 지속적인 긴장감을 줘 짧은 시간 안에 최고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준다”고 말했다.
 1차 심사에서 뽑힌 7개 팀 가운데 특히 2개 팀에는 한국 로봇과학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7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이미 존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출전시키는 대학 연합팀에는 ‘휴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오 교수는 휴보를 업그레이드한 ‘디아르시(DRC) 휴보’를 내보낸다. 드렉설대, 조지아공대, 퍼듀대, 컬럼비아대, 카이스트 등 10여개 대학의 연합팀을 이끄는 폴 오 드렉설대 교수도 한국계 과학자다.
 버지니아공대와 펜실베이니아대, 로보티즈, 해리스(미국 군수회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데니스 홍(홍원서) 버니지아공대 교수와 대니얼 리, 마크 임 펜실베이니아 교수도 모두 한국계 과학자들로 로봇과학계를 대표하고 있다. 2007년 다르파 어반 챌린지에서 각각 3등과 5등을 차지한 홍 교수와 리 교수는 이후 연합팀을 만들어 자율 축구로봇 월드컵인 ‘로보컵’에 참가해 2011년과 201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들 연합팀에 합류한 로보티즈는 홍-리 연합팀이 로보컵 출전에 사용한 ‘다윈-오피’ 로봇을 만드는 등 로봇 제작을 위한 서보모터 생산 회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안 로보티즈 로봇연구소 안에서는 한재권 수석연구원 등 로봇개발팀이 사람 모양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 ‘토르’(THOR·전략위험작업로봇·우리말 이름 ‘똘망’)를 데리고 한창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한 수석연구원은 “이번달에 진행되는 상세설계검토는 말 그대로 설계도와 해석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심사하는 단계이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실제 로봇들을 만들어 한두가지 시범을 보이는 팀들이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말했다. 로보티즈팀도 이번에 토르를 직접 미국 버지니아공대로 운송해 시범을 보일 예정이다. 디아르시 휴보도 이미 드렉설대학에 옮겨져 있다.
 나머지 팀들도 쟁쟁하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에서는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존슨우주센터(JSC) 두 팀이 각각 참가한다. 제트추진연구소는 화성에 큐리오시티를 성공적으로 파견한 실력이 있고, 존슨우주센터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보넛은 우주왕복선과 우주정류장에서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카네기멜런대의 국립로봇공학센터는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 준우승과 어반 챌린지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팀이다. 최근에는 오바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 일본 도쿄대 출신 교수들이 만든 로봇회사 샤프트가, 로봇계에서는 아시모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에이치아르피’(HRP)를 업그레이드해 출전하는 것도 로봇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일반 병사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외골격 로봇 사코스를 개발해온 미국 군수회사 레이시온도 출사표를 던졌다. 2014년 결선에서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지는 ‘강호의 고수’로는 일본 자동차회사 혼다의 아시모가 꼽히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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