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감광능력 1000배' 그래핀의 또다른 능력 기술IT
2013.06.07 05:00 곽노필 Edit
아주 희미한 빛에서도 플래시 없이 선명한 사진을 뽑을 수 있는 획기적인 이미지 센서가 개발됐다.
싱가포르의 난양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이 센서는 신소재 그래핀으로 만든 것으로, 기존 저가형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빛에 1000배나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력 소모량도 10분의 1에 불과하고, 대량생산이 이뤄질 경우엔 가격도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1000배의 감광능력을 갖춘 이 센서는 가시광선에서 중적외선에 이르는 광대역 스펙트럼의 빛을 모두 감지할 수 있어서 적외선 카메라나 스피드 카메라, 위성 카메라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카메라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핀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탄소 원자 알갱이들이 벌집구조로 결합된 것으로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강도는 다이아몬드보다 세면서도 쉽게 구부릴 수 있고 전기 전도성이 높은 특징을 갖춘 물질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터치패널이나 OLED 패널 같은 디스플레이용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뤄져 왔는데, 연구팀의 이번 개발로 활용도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의 왕 치지예 조교수는 “이번에 우리는 그래핀만으로 값싸고 성능 좋은 포토 센서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우리가 이룬 혁신은 소비자 이미징 산업뿐만 아니라 위성 영상 및 통신 산업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서는 현재 대부분의 전자공장에서 생산되는 CMOS 이미지 센서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왕 교수는 덧붙엿다.
연구팀은 빛을 발생시키는 전자를 좀더 오랫동안 가둬놓음으로써 좀더 강한 전기신호를 내게 하는 구조를 그래핀에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전기신호가 바로 이미지로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갇힌 전자’야말로 그래핀을 전통적인 CMOS나 CCD 이미지 센서보다 더 효과적인 이미지 센서 역할을 하게 하는 열쇠라고 왕 교수는 강조했다. 연구팀이 그래핀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는 데는 2년의 기간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