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우산의 미래, 지붕 없는 '공기우산' ? 기술IT

 um1.jpg »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공기우산 '에어 엄브렐러' 시제품 시연 장면. kickstarter.com

 

공기 뿜어내 빗방울 차단막 형성

 

 요즘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우산혁명’이라 부른다. 경찰이 마구 뿌려대는 최루액을 막기 위해 펼쳐든 우산 행렬이 거리를 가득 채운 데서 비롯된 별칭이다. 그런데 미래에는 이런 우산 행렬이  펼쳐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우산을 접거나 펼칠 필요가 없는 ‘지붕 없는 우산’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팀이 개발한 이 우산은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비를 막아주는  ‘공기 우산’(Air Umbrella)이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발명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공기는 지구 어디에든 있다. 이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면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공기가 더 빨리 움직일수록 에너지는 더 커진다. 공기를 뿜어내는 제트 기류를 만들면 어떤 물체를 감싸줄 수 있다. 따라서 이 기류를 이용하면 빗방울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 그러면 기류는 지붕이 없어도 우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airumbrellar.jpg » 공기 우산 작동 개념도. kickstarter.com/p

 

 공기우산은 막대봉 모양으로 리튬전지, 모터, 컨트롤러, 마스터 스위치로 구성돼 있다. 막대봉 하단부에 있는 컨트롤러는 공기 분출량을 조절하는 장치다.  리튬전지로 모터와 팬을 돌리면, 이 모터와 팬이 공기를 빨아들인 뒤 우산 꼭대기에서부터 공기를 다시 뿜어내면서 기류를 형성해 비를 막아주는 층을 형성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이 공기층에 부닥쳐 튕겨져 나간다.
 이 우산은 중국의 디자이너 왕취안과 그의 동료들이 지난 2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라고 한다. 공기를 이용해 우산을 든 사람이 비에 젖지 않도록 해주는 이 장치는 난징대 항공학 및 우주항해학 대학원생과의 공동작업에 기반한 것이다. 공기우산은 다양한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이들은 이 아이디어를 들고 베이징대 항공학 및 우주항해학 박사과정생들한테로 달려가 제품 개발을 의뢰했고, 이들은 1년여에 걸쳐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다. 모든 실험은 장대비가 내리는 조건 아래서 진행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지난 7월 시제품을 완성해싸. 시제품에 대한 자체 평가는 “바람과 비가 아주 강하지만 않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fdef5b5ce1656a5b8f1ab28b58d102aa_large.jpg » 길이 50센티미터의 표준형 공기우산. kickstarter.com/p

 

 공기우산이 당장 시중에 나올 준비가 돼 있는 것은 아니다. 굵기를 좀더 슬림하게 하고 전지 수명을 늘리는 등 시판 전에 좀더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이들은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투자금 모집에 나섰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목표액인 1만달러를 훨씬 넘어 9만달러 이상의 돈이 몰려들었다. 접거나 펼칠 필요 없고, 바람에 뒤집혀질 염려도 없는 우산이라는 점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공기우산이 커버하는 영역은 사방 1미터 정도로 비를 피하는 데 그리 부족한 공간은 아니다. 막대봉의 지름은 공히 3.4cm,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30분. 이들은 3개의 모델을 구상중이라고 한다. 첫번째 표준형 모델(B)은 길이 50cm, 무게 800g에 배터리 수명 30분이다. 두번째로는 여성용 모델(A)로 길이 30cm, 무게 500g이며 전지 수명은 15분.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 안에 휴대할 수 있도록 길이를 줄였다. 마지막으로 확장형 모델(C)은 50~80cm 범위에서 막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무게는 800g, 배터리 수명은 30분이다.

관련 동영상 보기 :http://youtu.be/SYvOlzKCqyI

 

 모터를 쓰는 기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터 돌아가는 소리의 크기이다. 이들은 모터 소리가 소음이 되지 않도록 모터 속도를 줄이면서도 기류는 증가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 결과 모터 작동 소리를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보다 작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제품 사양과 관련해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것. 이에 대해 이들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장시간 우산을 들고 다닐 일이 거의 없으므로 도시 생활에 이용하는 데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우산봉을 든 사람은 비를 맞지 않아 좋을지 모르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빗방울이 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에 대해 “크고 빠른 빗방울은 근거리에 떨어지고, 작고 느린 빗방울은 좀더 먼 거리까지 튈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빗방울이 튀는 거리는 50~70㎝이다. 이 정도 이상의 거리만 유지되면 빗방울이 튈 염려는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제품을 좀 더 다듬어 2015년 9월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초기 시판가격은 약 200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대량생산에 돌입하면 6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산 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이다.  내년 하반기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제품이 실제로 시중에 나올 경우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고 싶은 생각이 들까?
 

air_umbrella3.jpg » 한국 디자이너 박제성씨가 디자인한 공기우산. yankodesign.com

 

490755_ED5DF4RCdRcA_3Xh5bULEmfwV.jpg » 프랑스 디자이너의 공기우산 디자인. coroflot.com

 

공기를 이용한 우산 아이디어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2010년 한국 디자이너 박제성씨와 권우정씨가 에어우산 디자인을 공개한 적이 있고, 지난해엔 프랑스의 퀜틴 드베인(Quentin Debaene)이란 디자이너가  ‘에어 블로우 2050’(Airblow 2050)이란 이름으로 영국의 발명품 경진대회인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ard)’에 공기우산 디자인을 출품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제품이 선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자료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194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0-22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1243275397/air-umbrella
http://www.gmanetwork.com/news/story/383483/scitech/technology/watch-this-is-the-umbrella-of-the-future
http://phys.org/news/2014-10-air-umbrella-evolves-shield-pelting.html
http://www.huffingtonpost.com/2014/10/20/air-umbrella_n_5985388.html
박제성씨의 공기우산 디자인 
http://www.yankodesign.com/2010/01/12/try-air-to-stay-dry/
프랑스 디자이너의 공기우산 디자인
http://www.coroflot.com/quentindebaene/DYSON-AIRBLOW-2050 
http://www.bitrebels.com/technology/airblow-2050-invisible-umbr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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