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유네스코가 뽑은 최고의 디지털혁신 '레고 의수' 기술IT

net1.jpg » 팔을 잃은 어린이를 위한 조립형 의수. 우메아대 제공

 

올해의 10대 혁신 '넷익스플로 어워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와 프랑스의 디지털기술 연구기관 넷익스플로(Netexplo)가 매년 공동으로 선정해 시상하는 ‘10대 글로벌 디지털 혁신 기술’ 에서, 올해의 대상에 어린이용 조립식 의수가 선정됐다. 사고 등으로 팔을 잃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북돋아주는 의수다. 대상작 선정은 10대 기술을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진행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이뤄졌다.

핸디캡을 창의적 활동의 도구로 활용

 

스웨덴 우메아대 소속의 콜롬비아 출신 디자이너 카를로스 토레스가 개발한 이 의수의 정식 명칭은 ‘IKO 크리에이티브 의수 시스템’(IKO Creative Prosthetic System)이다.
의수는 인터페이스(내장 센서, 배터리)와 근육 부분(모터), 손 등 3가지 부위로 이뤄져 있다. 내장 센서가 절단된 팔 부분의 근육 움직임을 감지해 착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의수를 움직이게 한다. 이는 다른 의수들도 마찬가지다. 이 의수의 특장점은 근육과 손 부분을 다양한 모듈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비슷하다 해서 일명 '레고 의수'라고도 불린다. 여러가지 모듈을 갈아끼우면서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토레스가 이 제품을 개발한 것은 의수를 마치 장난감처럼 인식해 큰 거부감 없이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주면 덩달아 자신감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신의 핸디캡을 오히려 창의적인 활동의 도구로 전환시킨 휴머니즘적 발상이 평가자들의 마음을 확 잡아끈 것으로 보인다.

 

 넷익스플로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상 주체와 선정 기준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모든 이를 위한 평생교육, 인류에 기여하는 과학,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인류 문화 발전에 활동 목표를 두고 있는 유엔 기구이다. 따라서 기술이나 산업 그 자체보다 인류의 생활에 얼마나 더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중시한다. 넷익스플로 연구소 역시 웹 사이트를 통해, 기술 자체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나갈 새로운 환경, 정보, 커뮤니티의 생태계에 주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올해의 10대 기술에 뽑힌 기술들은 다음과 같다.

 

2. 자기학습 3D프린팅 로봇

 

net2.jpg » 자기학습 및 자가수리 로봇. apollon.uio.no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구진이 만든 로봇은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해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3D 프린터로 필요한 부품을 새로 만들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자기학습 로봇이 향후 자연재해나 우주 탐험에서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http://www.apollon.uio.no/english/articles/2014/4_robots.html

 

3. 블록체인 상거래 플랫폼 ‘콜루’

net3.jpg » 넷익스플로 제공

디지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이라는 게 있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분산형 디지털 거래장부이다. 기존 금융사들은 중앙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거래 참여자 누구나 거래 내역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추가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기존 참여자들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해 위조를 막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신생기업 콜루(Colu)는 이 블록체인 기술을 일반 상거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콜루를 이용하면 구매자와 판매자 둘 다 중개인 없이 완벽하게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다. 콘서트 티켓이든 미술작품이든 자동차든 주택이든 손쉽게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콜루는 신용이 필요한 어떤 거래에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콜루의 아모스 메이리(Amos Meiri) 대표는 블록체인을 쉽게 이해하려면 구글 스프레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참고 http://techcrunch.com/2015/01/27/colu-aims-to-bring-blockchain-technology-everywhere/

 

 

4. 가정용 유기물 제조 키트 ‘아미노’

net4.jpg » 넷익스플로 제공

 

아미노(Amino)는 향수를 만들고, 맥주를 발효시키고, 박테리아를 키울 수 있는 가정용 유기물 제조 키트다. 미국의 MIT 연구진이 만든 것으로, 첨단 바이오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바이오기술 민주화'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키트 사용자들은 마치 애완동물이 커가는 과정을 보듯, 세포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간단한 실험 장치로 첨단 과학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크라우드펀딩에도 성공한 덕분에 가격도 700유로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5. 디지털 토지 등기부 ‘비트랜드’

net5.jpg » http://www.bitland.world/

 

아프리카에서는 토지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이 항상 쉬운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농촌지역의 약 90%가 제대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아프리카 가나의 비영리기구 비트랜드(Bitland)가 이런 문제 해결하는 데 발벗고 나섰다. 비트랜는 토지가 등록돼 있지 않아서 생기는 사기 등의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그 결과 투명하고 오류없는 기록이 만들어진다. 이를 토대로 개인들은 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고 정부의 권리 보호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도 비트랜드를 통해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등록 장부를 이용해 세금을 징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 소유자와 정부 둘 다 윈윈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6. 혈류를 헤엄치는 초소형 로봇

 

net6.jpg » 혈류를 따라 움직이는 나노로봇. 넷익스플로 제공


스스로 조립한 뒤 환자의 동맥을 따라 헤엄쳐가는 초소형 로봇이다. 미 필라델피아의 드렉슬러대 연구진이 개발한 것으로, 마그네틱 나노입자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에서 이 로봇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로봇은 막힌 혈관을  뚫어주고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전달해 줄 수 있다. 이 로봇이 상용화하면 지금 병원에서 시행되는 외과수술 가운데 일부는 불필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앞으로 4년 안에 널리 쓰일 수 있을 만큼 로봇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 도쿄대 입시에 도전하는 인공지능 ‘도로보군’

net7.jpg » 넷익스플로 제공

 

인공지능이 일본 최고의 명문대인 도쿄대 입학시험에 합격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2011년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가 시작한 인공지능의 도쿄대 입시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 연도는 2021년이다. 현재 인공지능은  일본내 전체 대학 중 63%에 이르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목표대학인 도쿄대에 합격하기엔 부족한 실력이다. 프로젝트는 어떤 유형의 지적 능력이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지, 그리고 갈수록 지능화하는 기계에 맞서 인간이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어떤 새로운 능력이 추가로 필요한지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참고 http://21robot.org/


8. 언어장벽을 해소해주는 번역 앱 ‘아웨자’

net8.jpg » 넷익스플로 제공

 

“하나의 국가, 하나의 대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신생기업이 내세우고 있는 모토이다. 이 구호가 말해주듯, 공식언어만 해도 11개나 되는 남아프리카에선 같은 나라사람이면서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웨자(Aweza)는 이런 경우에 서로 대화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번역 앱이다. 이 앱은 자원봉사자들이 번역 문구를 자기 언어의 발성으로 기록해 넣는 방식으로 번역 데이터를 쌓는다. 번역 작업이 지루하지 않도록 게임 방식을 채택했다. 그 결과 집단지성으로 만든 유용한 문화 데이터베이스가 탄생했다.

 

9. 프리랜서 연결 서비스 ‘워놀로’

net9.jpg » 넷익스플로 제공

 

이른바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각 나라에서 단기간 근무나 파트타임 근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0년까지 특정 회사에 소속돼 있지 않은 프리랜서가 노동자의 4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들은 복수의 고용주들과 계약을 맺고 일을 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이런 변화에 대응해 워놀로(Wonolo) 앱은 고용인이 원하는 일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준다. 업무가 완수되면 고용주는 워놀로에 피고용자에 대한 평점을 매긴다. 점수가 높을수록 프리랜서의 시간당 임금은 올라간다.

 

10. 장애물을 피해가는 ‘반딧불이 드론’

net10.jpg »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날아가는 반딧불리 드론. 유튜브 갈무리

 

독일의 어센딩 테크놀로지스(Ascending Technologies)가 제작한 ‘AscTec Firefly’라는 이름의 이 드론은 주택, 건물이나 다리 또는 다른 드론과 충돌하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한다. 따라서 일반 드론처럼 사람이 리모컨을 들고 조종할 필요가 없다. 6개의 회전날개와 초경량 리얼센스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인텔이 만든 이 카메라는 360도 입체 영상을 제공한다. 드론은 이를 이용해 궤도를 적절하게 수정해 장애물을 피해간다. 군사용, 상업용, 의료용 등에 두루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eg5-1.jpg » 지난해 대상을 받은 카이스트의 '웨어러블 열전 소자'.

 

 2008년 시작된 넷익스플로상은 에너지, 환경, 교육 등 각 부문의 전문가 200여명이 심사에 참여한다. 넷익스플로는 디지털 기술의 사회적·문화적 영향을 연구하는 비영리 민간독립기구로 2007년 설립됐다. 역대 그랑프리로는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귀 역할을 해주는 스마트 지팡이(BlindSpot, 싱가포르, 2012), 이용자의 신체상태를 체크해주는 전자문신(Electronic Tattoos, 중국, 2013), 기사를 읽어주는 뉴스 서비스 윕비츠(Wibbitz, 이스라엘, 2014) 등이 있다.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개발한 ‘웨어러블 열전(熱電) 반도체 소자’가 차지한 바 있다. 이 열전소자는 몸의 체온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기기를 몸에 착용하고 있으면, 기기 안쪽과 바깥쪽 온도차를 이용해 제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출처

https://www.netexplo.org/en/intelligence/public/vote/list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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