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왜 보관 온도가 다를까? 생명건강
2020.11.18 17:57 곽노필 Edit



화이자와 큐어백,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세 그룹의 백신은 모두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아퀴타스 세러퓨틱스(Acuitas Therapeutics)라는 회사가 만든 지질 입자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유독 화이자 백신의 보관 온도만 낮은 이유는 뭘까? 이 회사 대표인 토머스 매든(Thomas Madden)은 “이 백신을 영하 70~80도에 보관하기로 한 결정은 `넘치는 조심(an abundance of caution)'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백신 개발을 매우 빠르게 진행하는 바람에 (영하 70~80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도 백신이 안정적인지 확인하는 시험을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높은 백신 효능과 더 쉬운 접종...어떤 걸 우선할까
‘뉴사이언티스트’ 역시 “화이자 같은 백신 제조업체들이 더 높은 온도에서도 백신이 안정적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면 당국에 백신 승인 조건의 변경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든 대표는 "이 증거엔 동물 시험이 포함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뉴사이언티스트'는 화이자 쪽에 보관 온도에 관한 의견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신을 보관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백신을 동결 건조시키는 것이다. 백신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운반한 뒤 물을 섞어 접종한다. 보관-운송의 안정성을 위해 이미 여러 백신에서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사이언스'는 화이자도 냉장 보관이 가능한 분말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의 신생기업 지쿰(ziccum)은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효력이 유지돼,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는 분말 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 특히 이 방식은 공기 건조 방식을 사용해, 기존 동결 건조법에 비해 제조비용이 훨씬 저렴하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효능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보관운송 부담이 적은 백신을 구해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접종할 것인가? 아니면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효능 좋은 백신을 맞힐 것인가? 고유의 효능과 특성을 내세운 백신들의 임상시험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각국 보건당국이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