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바다에서 떠나는 로켓 지구여행…해상 우주공항 생긴다 우주항공

sp30.jpg » 해상 우주공항에서 이륙하는 스타십 우주선. 유튜브 갈무리

미 스페이스엑스, 엔지니어 모집 공고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출발·기착지

로켓 음속 돌파시 폭음 피해 줄이려

미 텍사스주 남쪽 대서양 근해 유력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기업가가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다. 올해 들어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등극을 호재로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를 넘어섰다. 주가가 1년새 4배나 뛰면서 시가총액이 세계 자동차업계 1~2위를 다투는 도요타와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이어 지난 5월엔 스페이스엑스가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우선을 우주정거장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트위터로 자신의 사업 구상을 슬쩍 흘리는 걸 좋아한다. 그가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또 하나의 뉴스거리를 내놓았다. 스페이스엑스가 화성, 달, 그리고 초음속 지구 여행에 이용할 부유식 슈퍼헤비급 우주공항(spaceport)을 짓고 있다는 내용이다. 우주공항이란 우주여행의 출발지를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 텍사스주 남쪽 끝 브라운스빌에서 일할 해상 기지 엔지니어를 모집한다는 채용공고를 덧붙였다. 이들은 채용될 경우 해상 로켓 발사 시설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일을 하게 된다. 기계, 우주항공 또는 해양공학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기계 및 유체 시스템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지원 대상이다. 일 중독자로 유명한 그답게 `엄청난 초과노동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sp33.jpg » 스타십 시제품. 스페이스엑스 제공

우주공항을 이용할 스페이스엑스의 차세대 우주선은 스타십이다. 현재 시제품 개발 중인 이 우주선은 로켓과 우주선을 하나로 결합한 콤보형 우주선이다. 완성될 경우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낸 새턴5보다 더 큰 높이 120미터의 이 우주선 탑승 인원은 최대 100명이다. 애초 이런 방식의 우주여행 구상은 2017년 머스크가 화성 및 지구 로켓 여행 구상을 발표할 때 처음 나왔다. 당시 함께 공개한 애니메이션 영상에서 우주선이 출발한 장소가 해상 우주공항이었다. 이번 트위터는 영상 속의 우주공항을 건설하는 첫 걸음을 뗐음을 알리는 것이다. 스타십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 어디든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로켓 지구여행 비전이다.

sp8.png » 스타십이 완성되면 높이 120미터로 역대 최대 로켓이 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초 스페이스엑스가 첫 스타십을 쏘아올릴 발사대 후보로 세 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거론한 후보지는 현재 스페이스엑스 로켓 발사지로 이용하고 있는 플로리다의 해안지대 ‘스페이스 코스트’(Space Coast), 스타십 시제품을 만들고 있는 텍사스주 남쪽 끝 보카치카 마을 인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상 기지다. 엔지니어들의 근무지로 꼽은 브라운스빌이 보카치카에서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텍사스 남쪽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우주공항은 최소한 해안에서 몇km는 떨어져 있어야 할 것이라고 머스크는 말했다.

sp6.jpg » 시런치의 해상 로켓 발사 플랫폼. https://twitter.com/YarLP/status/1272974057521262593/photo/1

해상 로켓 발사가 이전에 없었던 건 아니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노르웨이가 합작해 세운 시런치(Sea Launch)라는 회사가 1990년대부터 2014년까지 30여차례에 걸쳐 해상에서 로켓을 발사한 적이 있다. 2006년 무궁화위성 8호도 이 회사의 해상 발사 로켓 제니트(Zenit)가 쏘아 올렸다. 시런치는 주주사 가운데 하나인 보잉이 경영해 오다 자금난으로 2009년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뒤 2016년 러시아 항공업체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 회사 사장 짐 메이서는 2006년 스페이스엑스로 자리를 옮겨 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sp37.jpg » 스타십 비행 장면. 유튜브 갈무리

스페이스엑스가 해상 발사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음 때문이다. 우주선이 비행 중 음속을 넘어서면 엄청난 폭음(소닉붐)이 발생한다.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도 소닉붐 때문에 극히 제한된 노선에서만 취항할 수 있었다. 로켓여행을 대중화하려면 이 벽을 넘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떠오르는 것이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떠나는 로켓여행이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첫 단계인 스타십의 시험 궤도비행까지 가는 데만도 2~3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냥 추정이 아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팔로워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올린 내용이다.


출처
시런치
시런치 해상 플랫폼
채용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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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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