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오줌으로 작동하는 '에코봇' 로봇AI

urine.JPG » 오줌을 내보내는 인공심장펌프. iopscience.iop.org

 

미생물연료전지에 오줌 보내 로봇 동력 생성 

오염지역 등의 감시나 데이터 기록용 '에코봇'

 

 "인간엔 노폐물, 로봇엔 에너지 드링크!"(미 <NBC> 뉴스)

 오줌은 체내 노폐물을 담고 있는 일종의 액체 폐기물이지만,  농작물 퇴비나 민간요법, 혈전용해제의 원료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제 오줌의 또다른 용도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오줌으로 작동하는 로봇이다.

 11월7일 발행된 영국 물리학협회(IOP)의 과학저널 <생물영감 및 생체모방기술>(Bioinspiration & Biomimetics)에 따르면, 최근 영국 브리스톨로봇공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웨스트잉글랜드대 연구진과 함께 폐기물에서 동력을 받아 작동하는 로봇 ‘에코봇(EcoBot)’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생물이 들어 있는 연료전지에 오줌을 보내 로봇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인공심장 펌프를 개발한 것이다.
 에코봇은 미생물연료전지(MFC)에서 전기동력을 공급받는데, 미생물연료전지란 미생물을 촉매로 해서 썩은 과일, 죽은 파리, 생활 하수, 소변 같은 유기물의 화학 물질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를 말한다. 이 연구소는 10여년 전부터 상한 과일, 채소, 하수 등 쓰레기로 취급되는 물질 안의 유기물 소화 활동에서 전기를 얻도록 고안된 에코봇을 개발해 오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로봇들이 사람이 접근하기엔 위험한 곳, 예컨대 심하게 오염된 지역이나 재난구역 등에서 제 스스로 작동하는 센서나 모니터용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 연구소는 지난 여름, 오줌을 사용한 미생물 연료전지로 모바일폰을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해 발표한 바 있다.

 

오줌으로 휴대폰 충전하는 동영상

 

고출력은 어렵지만 언제 어디서든 공급 가능한 게 이점

 

오줌 전기의 한계는 오줌에서 많은 양의 전기를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에코봇의 쓰임새가 모니터링과 데이터 기록 등의 기능에 한정되는 이유다. 그러나 오줌을 동력원으로 쓰면 언제나 구할 수 있고, 다시 채워넣기 쉽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데이터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이점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월터스 박사는 “우리는 장래 오줌을 동력으로 한 에코봇이 기온이나 습도, 공기 측정 같은 환경 모니터링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에코봇들이 분산 센서 네트워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시에서는 공중화장실 소변기의 오줌을 통해 충전하고, 시골에서는 농장의 하수를 통해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에 개발한 펌프는 기존의 전기모터 펌프 대신, 인간의 심장을 본따 새로이 만든 것이다. 이 인공심장 펌프는 니켈-티타늄 소재의 형상기억합금을 인공근육으로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 합금은 열을 받으면 수축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전류를 흘려 온도가 올라가면 펌프의 중간부분에 있는 이 합금(인공근육)이 수축하면서 펌프 속의 액체를 연료전지로 밀어낸다. 다 밀어내고 나면 펌프는 전류를 끊으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에 따라 열이 식으면 합금은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펌프 입구가 다시 열리고, 새 오줌이 펌프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펌프는 사람의 심장처럼 무한히 반복해서 움직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논문 주저자인 피터 월터스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심장 펌프는 전기로 구동하는 전통적 모터펌프보다 작동체계도 단순하고 구멍이 막히는 일도 적다”고 말했다.
 
 condenser.JPG » 콘덴서(축전기) 시스템을 충전하는 24개의 미생물연료전지. iopscience.iop.org

 

 생물 유기체 먹어치우는 발상, 포식자로봇 논란 부르기도

 

 연구진은 이 인공심장 펌프의 에너지 효율은 0.11%라고 말했다. 이는 전기모터 펌프의 효율이 0.79%인 점에 비춰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그동안 0%였던 것을 이 정도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하면 그리 실망할 것도 없다. 더구나 이 펌프는 수십년간 기술개발을 거듭해온 전기모터 펌프와 달리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시제품이다.
 미생물로 로봇 동력을 얻는다는 발상은 사실 공상과학적 발상이다.  소변을 이용한 휴대폰 충전 기술을 개발한 이오아니 이에로포울로스 박사는 “에코봇은 저전력 센서로 고안돼 있기 때문에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았던 킬러로봇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구상은 실제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2009년 미 국방부의 에너지자율전술로봇(Energetically Autonomous Tactical Robot, EATR) 개발 구상이 그 주인공이었다. 당시 생물 유기체에서 연료를 얻어내도록 한 이 구상은, 사람들한테서 식량을 빼앗거나 전쟁터에서 병사의 시체를 먹고 힘을 내는 포식자로봇을 개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런 로봇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은 포식자로봇을 다시 한번 논쟁의 무대로 끌어올리지 않을까?

 

참조 기사와 논문 
http://www.naturalnews.com/042953_human_pee_future_robots_alternative_energy.html#ixzz2m1jmH9QL
http://www.theregister.co.uk/2013/11/08/robot_heart/
http://iopscience.iop.org/1748-3190/8/4/046012 
http://www.ibtimes.com/pee-powered-ecobot-how-can-human-waste-fuel-robot-hearts-video-1463462

http://phys.org/news/2013-11-robots-urine-powered-artificial-heart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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