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100% 자동화한 로봇농장 등장 에너지식량

transplantersmall.jpg » 상추를 집어 올리고 있는 로봇팔. 아이언 옥스 제공

 

미 실리콘밸리 신생기업 개발

"노동력 부족과 신선도 문제 해결"

 

로봇농부만 일하는 실내농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등장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카를로스에 있는 신생기업 아이언 옥스(Iron Ox)는 이식, 수확 등 특정 작업만이 아닌 재배 전 과정을 자동화한 수경농장을 선보였다. 이 기업 사무실 옆에 설치한 743㎡(225평) 크기의 실내농장에선 앞으로 한 해 2만6천포기의 상추를 생산한다. 이 실내 수경농장은 일반 농장에 비해 물은 90% 덜 쓰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30배가 높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수확한 채소는 우선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음식점에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식료품점에도 납품할 계획이다.
이 수경농장의 일꾼은 로봇 2대가 전부다. 하나는 자동차 크기만한 '앵거스'(Angus)란 로봇이다. 이 로봇은 온실 안에서 수경재배용 작물 상자를 옮겨주는 역할을 맡는다. 무게 450kg인 이 로봇은 최대 360kg의 상추 재배용 상자를 성장단계에 맞춰 적절한 장소로 이동시켜준다. 다른 한 대는 로봇팔이다. 로봇팔에는 4개의 라이더(Lidar) 센서와 두 대의 카메라가 있어 작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모종 이식 등 좀 더 섬세한 작업을 떠맡는다. 두 로봇은 이 회사가 개발한 `더 브레인'(The Brain)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통해 협력한다. 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농장 전체를 살펴보면서 온도나 질소 농도, 로봇의 위치 등을 점검해 두 로봇에 적절한 임무를 부여한다. 또 해충이나 질병에 감염된 작물을 발견하면 로봇팔을 이용해 즉시 제거해준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인 브랜든 알렉산더(Brandon Alexander)는 로봇농장은 미국 신선식품 업계가 안고 있는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준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농업 노동력 부족 문제다. 미국에서는 현재 농업 이민의 감소와 농민들의 이탈로 농업 노동력 부족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12년 사이에 농업노동력 감소로 타격을 입은 채소 및 과일 생산량은 한 해 평균 31억달러어치에 이른다. 다른 하나는 채소의 신선도 문제다. 알렉산더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채소류는 농장에서 평균 2000마일을 여행해 식료품점에 도착한다. 식료품점은 보통 1주일 전에 수확한 것들을 팔게 된다.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신선식품이 아니다.

 

trans.jpg » 상추 재배용 상자를 옮기고 있는 로봇 '앵거스'. 아이언 옥스 제공

 

농업의 기술 격차 확대 위험 우려도


따라서 "로봇농장은 기본적으로 농업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인력 부족을 메워주는 것"이라고 알렉산더는 주장한다. 또 인건비 걱정 없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작물 재배를 할 수 있어 식료품 가게에 말 그대로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존 비니(Jon Binney)는 로봇은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터리에 전력이 남아 있는 한 쉼 없이 일할 수 있어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언 옥스는 그러나 로봇농장에서 재배한 채소가격은 당분간 일반 농장 채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자금력이 좋은 대농장과 그렇지 못한 소농간의 기술 격차를 확대시킬 위험성도 있다. 로봇의 유무가 새로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야니스 암파치디스(Yiannis Ampatzidis) 플로리다대 농대 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 농장을 최초의 완전한 로봇농장으로 소개했다. 보워리(Bowery), 플렌티(Plenty) 등 로봇농장 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여럿 있지만, 아이언 옥스처럼 재배 전 과정을 자동화한 곳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언 옥스의 로봇농장에서도 사람이 관여하는 일은 있다. 최초의 파종과 수확 작업엔 사람이 개입한다. 이 회사는 이 과정도 자동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광합성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LED 조명도 조만간 자연 채광 온실로 대체할 계획이다.

trans3.jpg » 로봇이 재배한 상추들. 아이언 옥스 제공

재배 작물 다양성 확보가 성장성 좌우할 것


로봇농장 성공의 최대 관건은 작물의 다양성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대부분의 로봇농장들은 상추나 허브류에 국한돼 있다. 아이언 옥스도 아직은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로봇 시스템이 다양한 작물을 다룰 수 있을 만한 기술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향후 토마토, 오이, 가지 등 신선식품 전반에까지 로봇농장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느냐가 로봇농장의 성장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창업자인 알렉산더와 비니는 구글의 드론개발팀 엔지니어 출신으로 2년 전 6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지난 2년간 로봇농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출처
http://ironox.com/

http://www.ciokorea.com/news/39892
https://techcrunch.com/2018/10/03/iron-ox-opens-its-first-fully-autonomous-farm/
https://www.cnbc.com/2018/10/02/start-up-iron-ox-created-a-farm-run-entirely-by-robots.html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12230/new-autonomous-farm-wants-to-produce-food-without-human-workers/
https://thebrunswicknews.com/ap/national/meet-the-farmers-of-the-future-robots/article_6bd51025-6f1a-526d-bcf7-e280d49dc2f5.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9/2018100902004.html

농업 비용
https://www.newamericaneconomy.org/news/ten-year-decline-u-s-farm-labor-cost-u-s-economy-3-1b-annually-crop-production-report-shows/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