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년후 세계 부의 판도, 그리고 60년 후에는? 사회경제

34.JPG » 미래의 부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다.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다. global-wealth-report

 

과거 10년 성장률 지속, 성인 인구 불변 전제

30~60년후 세계 부의 판도 변화 시뮬레이션

 

 오늘날 1만~10만달러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30년 후에 백만장자가 될 기회가 있을까.
 스위스의 세계적인 금융서비스 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2013 세계 부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 2013)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시뮬레이션한 답변을 내놓았다.
 각 나라의 경제사정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 이런 질문은 비현실적이다.  보고서 역시 자신들의 시뮬레이션을 미래에 대한 예측이나 추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목적은 이를 통해 ‘가능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좀더 바람직한 미래를 준비할 대안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은 '지금 이대로 계속 진행될 경우'라는 가정을 전제로 진행됐다. 첫째 가정은 과거 10년간의 평균성장률이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정은 성인 인구는 2013년 수준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35.JPG » 표1. 지금부터 60년후까지의 세계 부의 판도 변화. 맨위는 60년후 자산규모에 따른 지역별 비중, 맨아래는 2013년 현재 자산규모에 따른 지역별 비중. 가운데는 시기별 자산규모의 구성 변화. global-wealth-report

 

60년후 세계 성인 20%가 백만장자

최상의 경우 조만장자도 11명 탄생

 

<표1>은 지난 10년간의 평균성장률을 그대로 미래에 적용할 경우, 부의 피라미드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남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자산 1만달러 이하의 성인 비율은 2013년 현재 68.7%다. 그러나 30년 후에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떨어져나간 사람들 대부분이 자산 1만~10만달러인 두 번째 단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40년 후에는 1~3 단계 비율이 각각 30% 안팎을 차지하며, 그 중에서도 2단계 사람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2단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2단계에서 3단계로 이동해가는 사람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진입해 오는 사람보다 많기 때문이다.
 50년 후가 되면 10만~100만달러의 3단계 부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천천히 늘어나던 백만장자 수도 40년 후부터 급증한다. 외삽법(과거 추세가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 아래 과거 추세선을 연장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미래예측 기법)을 적용할 경우, 두 세대 후에는 세계 성인 인구의 20%인 10억 인구가 백만장자가 된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미래에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억만장자를 보게 된다. 특히 1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트릴리오네어(trillionaire, 조만장자)도 탄생할 것이다. 보고서는 가장 낙관적으로 볼 경우 60년후 조만장자가 11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별 부의 피라미드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지역마다 성장률이 다른 데서 비롯된다. 지난 10년 동안 자산 증가율(달러 고정환율 기준)은 인도와 중국이 대략 8%, 중남미와 아프리카가 6%, 북미와 유럽이 4%, 아시아태평양지역이 2%였다. 아태지역이 가장 뒤처진 것은 주로 일본 때문이다. 이 비율을 그대로 미래에 적용할 경우, 1만달러 이하의 부를 가진 성인 인구 중 아태지역 인구의 비율은 지금의 25%에서 60년 후에는 56%로 늘어날 것이다(표1 참조). 반면 현재 아태지역과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인도의 비율은 3%로 떨어진다.

 

36.JPG » 세계 부의 지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일 나라는 중국이다. global-wealth-report

 

중국에서는 60년후 1만달러 이하 계층 사라진다

아프리카인 3분의2는 30년후에도 계층이동 없다

기회 균등할수록 부의 변동폭, 계층이동성 높아져

 

 중국에선 1만달러 이하 부를 가진 사람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1만~10만달러 사이의 중국 인구 역시 지금의 37%에서 4%로 격감한다. 여기서 빠져나간 사람들은 좀더 윗단계의 부로 이동한다. 이 단계의 중국인구 비율은 7%에서 32%로 높아진다. 더욱 극적인 것은 백만장자 구성의 변화다. 백만장자에서 차지하는 중국 인구 비율은 2013년 4%에서 60년 후 47%로 높아진다. 인도 인구에서의 백만장자 비율 역시 10%로 도약한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백만장자는 인구 수는 크게 늘지만,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진다. 북미가 45%에서 14%로, 유럽은 32%에서 19%로, 아태지역은 17%에서 4%로 각각 하락한다. 보고서는 “이는  단지 과거 성장률을 그대로 미래에 적용했을 경우의 결과치일 뿐이며, 예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아프리카인의 3분의 2는 30년 후에도 같은 자산 단계에 머문다. 아태지역 성인의 약 절반도 그렇다. 북미와 유럽은 1단계에서 백만장자 계층으로 움직이는 기회를 잡는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각각 8%와 5%에 이른다. 이는 중국의 2%, 세계평균치인 1%와 비교된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에서의 백만장자 진입 비율은 이 지역에서의 부의 하향 이동성보다는 낮다.
 보고서는 결론 부분에서 “부의 피라미드는 천천히 바뀌지만 그 안에 있는 개인, 가족 단위에서는 엄청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기회가 균등할수록 부의 변동 폭도 커진다. 부의 계층 이동성은 더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자산 규모에 따라 전체 인구를 5분위로 나눠 보면, 10년후에는 절반이, 30년 후에는 최소한 3분의1이 같은 분위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또 가족의 부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며, 부의 이동성은 분배가 좀더 잘 이뤄지는 나라, 성장률이 높은 나라에서 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미를 예로 들 경우, 개인의 부가 선대의 부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10여세대가 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간 부의 이동성을 보면, 중국이 가장 높은 이동성을 갖고 있으며, 그 다음은 인도이다. 북미는 가장 낮은 이동성을 갖고 있으며, 유럽도 별 다를 건 없다고 한다.

 

2013년 세계 부 보유 실태

 
10.JPG » 2013년 세계 부 피라미드. 전 세계 백만장자는 약 3200만명, 인구 비율로는 0.7%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자산 규모는 인류 전체의 40%가 넘는다. global-wealth-report

 

2013년 세계 부의 총액은 241조달러

1인당 부가 가장 많은 나라는 스위스

 

 2013년 현재 세계의 개인들이 갖고 있는 부(wealth, 예금ㆍ주식 등 금융 자산과 실물 자산을 합한 기준. 소득은 제외)는 얼마나 될까.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3 세계 부 보고서’를 보면, 현재 상위 1%의 부자들이 전 세계 부의 46%를, 또 상위 10%가 부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하위층 절반이 갖고 있는 자산은 세계의 1%에 불과하다. 세계 성인 인구 50억 가운데 32억명은 사실상 아무런 순자산도 없다.
 세계 부의 총액은 2013년 현재 241조달러. 한 해 사이에 4.9%가 늘었다. 지난 10년 사이 증가율은 68%다. 미국이 72조1000억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이 22조6000억달러로 2위다. 일본은 엔화 약세 탓에 자산가치가 20.5%나 줄었다. 세계의 부는 2018년까지는 40%가 더 늘어나 334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부의 증가는 주로 중산층 증가에 기인하지만, 백만장자의 숫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1인당 자산 보유액은 5만1600달러(약 5500만원)이다. 1인당 부가 가장 많은 나라는 스위스(51만3000달러·5억5천만원)다. 그 뒤를 호주, 노르웨이, 룩셈부르크가 잇는다. 세계 인구 3분의 2는 개인의 부가 1만달러에도 못미친다. 이들이 갖고 있는 부를 합쳐봤자 전체의 3%에 불과하다.

11.JPG » 2013년 부의 지역별 분포. 빨간색 부분이 자산 10만달러 이상인 지역이다. global-wealth-report

  

 

중산층 인구는 10억, 자산 총액은 33조달러

백만장자, 미국은 1320만명 한국은 25만명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1만~10만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10억명에 이른다. 이들이 갖고 있는 부의 총액은 33조달러. 중산층의 지역별 분포는 각 나라의 인구가 세계 성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비슷하다. 다만 인도와 아프리카는 인구비중에 비해 중산층 비중이 낮고, 반대로 중국은 높다. 세계 중산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인도가 4%인 반면, 중국은 3분의 1이나 된다.
 2013년 현재 세계 백만장자 숫자는 3168만명, 이 가운데 미국에 사는 사람이 1321만명이다.  이어 일본4(265만명), 프랑스(221만명), 독일(173만명), 영국(153만명), 이탈리아(145만명), 중국(112만명) 차례였다. 백만장자들이 갖고 있는 부는 전체 부의 41%로 98조달러에 이른다.
 한국의 백만장자는 25만1천명이다. 2018년에는 79% 늘어난 44만9천명이 된다. 한국은 브라질, 폴란드, 중국, 아프리카,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백만장자 숫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나라다.
 5천만달러 이상인 사람은 9만8700명, 이 가운데 1억달러 이상인 사람은 3만 39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절반은 미국에 산다.
 러시아의 경우 거부 110명이 전체 개인 부의 35%를 갖고 있다. 이들의 부 총액은 4200억달러에 이른다.
 이번 보고서는 네번째 보고서다. 저자인 앤서니 셔록스, 짐 데이비스 두 교수는 이 분야의 권위자로, 2008년 옥스퍼드대출판사를 통해 <글로벌 관점에서 본 개인의 부>를 펴낸 바 있다.  

 

보고서 원본 보기
http://thenextrecession.files.wordpress.com/2013/10/global-wealth-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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