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스페이스엑스, 유인 우주선 최종관문 통과 우주항공

fal0.jpg » 비상탈출 시스템 시험에서 발사 95초 뒤 화염에 휩싸인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 웹방송 갈무리


비행중 비상탈출 시스템 시험 성공

머스크 “흠잡을 데 없는 임무수행”

4~6월 중 첫 유인 시험비행 나설듯

미국, 9년만에 유인 우주선 확보 앞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민간 유인 우주선 비행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스페이스엑스는 19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각 20일 0시30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 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비상탈출 시스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시험은 사람을 태우지 않은 것 빼고는 모든 것을 실제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발사하는 것과 똑같이 설정해 실시했다. 우주선에는 사람 대신 인형 2점을 태웠다. 이날 시험한 비상탈출 상황은 고도상승 중에 로켓에 갑작스럽게 이상이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1986년 공중 폭발한 우주왕복선 챌린지호는 비상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탈출 장치가 없어 우주비행사 전원이 숨지고 말았다.

fal1.jpg »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960년대 아폴로우주선들이 사용했던 케네디우주센터 39번 발사대를 이륙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이날 테스트는 순식간에 종료됐다. 스페이스엑스는 `크루 드래건'을 실은 팰컨9 로켓이 이륙한 지 84초 후 1단계 발사체의 9개 엔진을 의도적으로 멈춰 세우고 비상탈출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때 로켓 고도는 20km, 속도는 음속을 훨씬 웃도는 시속 1200마일(1900km)이었다. 이는 발사 후 로켓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대치에 이르는 순간(맥스 큐)이기도 하다.

비상탈출 시스템 가동과 함께 우주선에 내장돼 있는 8개의 엔진으로 구성된 `슈퍼드래코' 추진장치가 자동 점화하면서 우주선과 로켓이 분리되고 잠시 후 1단 발사체는 폭발했다. 참관객들은 이륙 95초 뒤 발사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분리된 우주선은 고도 40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방향을 지구쪽으로 돌리고 바닥 부분을 떨궈 낸 뒤 4개의 낙하산을 펼쳤다. 우주선이 발사에서 대서양 바다에 안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9분. 스페이스엑스는 그동안 슈퍼드래코는 700차례, 낙하산은 80차례에 걸쳐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시험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한, 총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임무수행이었다"고 말했다.

fal2.jpg » 발사대에서 대기중인 팰컨9 로켓과 우주선 크루드래건. 스페이스엑스 트위터

이날 사용한 팰컨9 로켓은 최신형 `블록5'의 첫 제품(B1046)으로 그동안 세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은 착륙용 다리와 방향 조절용 그리드핀을 제거한 채 네번째 비행이자 마지막 비행을 했다. 머스크는 로켓을 살리는 방법이 없어 공중에서 파괴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로써 2019년 3월 국제우주정거장 무인 왕복비행 시험을 통과한 지 11개월만에 유인 시험 비행을 앞두게 됐다. 나사는 이날 시험 결과를 토대로 우주비행사가 탑승해도 좋을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이후 스페이스엑스는 나사 우주비행사 2인(로버트 벤켄, 더글러스 헐리)를 태우고 2주간의 국제우주정거장 왕복여행에 나설 계획이다. 머스크는 "나사가 2분기 중 유인 시험비행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를 위해 2월까지 새로운 로켓과 우주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유인 시험비행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나사는 `크루 드래건'을 공식 인증하게 된다. 이는 미국이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지 9년만에 미국이 제작한 유인 우주선을 다시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

fal3.jpg »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의 우주비행 상상도. 스페이스엑스 트위터

스페이스엑스와는 별도로 나사와 계약을 맺고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개발하고 있는 보잉도 지난해 지상에서의 비상탈출과 궤도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러나 비상탈출 시험에선 낙하산 3개 중 2개밖에 작동하지 않았고, 궤도 시험비행은 시간 자동조절 장치의 이상으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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