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2017년, 로봇 셰프님 납시오! 로봇AI

Moley-Robotics-Automated-kitchen.jpg » 몰리 로보틱스가 선보인 로봇셰프. moley robotics

 

2개의 로봇팔, 사람 손이 움직이는 듯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됐던 1960년대 미국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우주가족 젯슨>(The Jetsons)은 2060년대의 일상생활 모습을 상상으로 그려냈다. 거기에는 가사도우미 로봇 로지(Rosie)가 등장해 요리를 비롯한 각종 집안일을 척척 해낸다. 1999년 개봉한 아이작 아시모프 원작소설의 할리우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에서는 로봇 집사 앤드루(로빈 윌리암스 연기)가 요리와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인류의 미래 생활을 상상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가사도우미 로봇의 주임무  중 하나가 요리다. 이 로봇 셰프가 머지 않아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만화나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모습을 한 건 아니지만, 로봇팔을 이용해 원하는 요리를 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는 다다른 듯하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산업박람회(Hanover Messe)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셰프가 선을 보였다. 영국의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란 업체가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내놓은 이 로봇은 2개의 팔로 이뤄져 있다. 로봇팔은 주방 싱크대와 일체화된 시스템 안에서, 능숙한 솜씨로 요리를 해낸다. 동영상을 보면 로봇 팔의 움직임이 놀라울 정도로 세밀해 마치 사람의 손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dish2.jpg » 로봇셰프가 시범을 보인 영국 유명 셰프 팀 앤더슨의 게살 크림수프 요리. BBC 웹사이트 화면 갈무리.

 

24개 관절, 129개 센서로 매스터 셰프의 요리 재현

 

전시회에서 로봇 셰프는 25분만에 ‘크랩 비스크’(crab bisque=게살 크림수프)를 만들어 보였다. 이 요리는 2011년 영국 <BBC>의 매스터 셰프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팀 앤더슨의 요리를 학습해 만든 것이다.  로봇은 어떻게 요리법을 습득했을까? 제작진은 우선 앤더슨으로 하여금 같은 요리를 여러번 반복해서 만들게 했다. 그리고 이 모습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입체 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런 다음 수프를 젓는 것에서부터 요리판 온도를 조절하는 것에 이르는 앤더슨의 모든 동작을 세세히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로봇팔에 장착된 20개의 모터와 24개의 관절, 129개의 센서가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요리 장면을 재편집하고, 이를 디지털 알고리즘으로 변환했다. 로봇 셰프는 요리를 끝내고 나면 많은 셰프들이 그렇게 하듯 ‘OK 사인’을 보낸다
앤더슨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이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크랩 비스크를 선택한 것은 실제 요리사도 잘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는 진짜로 중요한 것의 시작이다. 즉 좋은 음식을 만들고 세계의 요리들을 탐험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기회이다. 아주 흥미롭다.”고 말했다. 
 아직 한계는 있다. 이동이 불가능해 특정한 위치에 있는 재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아직은 칼을 사용하지 못한다. 로봇 전문가들은 그러나 로봇팔이 10년 안에는 사람의 손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item_1.jpg » 몰리 로보틱스의 로봇셰프 시스템 시제품. moley robotics

 

2017년 시판 예정…냉장고, 식기세척기와 한 세트로

 

이 회사는 2년 안에 시판용 제품을 내놓는다는 제법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그 때까지 2000개의 레시피를 갖춘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로봇이 온라인을 통해 레시피를 내려받아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전용 앱과 연계하면, 자신이 집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 로봇셰프에게 요리를 해놓도록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회사는 현재 대량생산에 대비하고, 일반 가정의 주방에 설치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가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중에 실제로 시판되는 제품은 지금보다 크기가 좀더 작아질 것이라고 한다. 또 전용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도 개발해 로봇 셰프와 한 세트로 묶어 판매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요리 과정뿐 아니라 요리를 위한 사전 준비과정, 식사 후의 설거지까지 로봇 셰프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7-future-technology-robot-hand-kitchen-home-timeline.jpg » 로봇셰프는 앱을 통해 작동을 제어할 수 있다. moley robotics

 

 

1대에 최소 1600만원, 당분간 서민에겐 '그림의 떡'

 

이 회사가 생각하는 로봇 셰프의 초기 시판가격은 가장 싼 것이 1만파운드(약 1600만원). 시판이 되더라도 서민들은 당장 집에서 로봇셰프를 부릴 생각은 말아야 할 것 같다. 기술이 빨리 발전해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 
 로봇 셰프가 현실화하면, 요리 콘텐츠 시장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우선 미래의 요리책들은 요리법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입체영상도 함께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또 입체 스캐너 기술이 뒷받침만 된다면 가정주부들도 자신만의 레시피를 업로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회사는 실제로 이런 입체스캐너를 개발해 팔 구상도 하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로봇 셰프용 레시피를 거래하거나 공유하는 시스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노버박람회 시연 장면

 

몰리 로보틱스는 영국의 컴퓨터과학자이자 로봇 전문가인 마크 올리니크(Mark Oleynik)가 설립한 회사이다. 올리니크는 인간의 기본욕구를 처리해주고, 일상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올리니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셰프는 단순히 주방일을 덜어주는 기기가 아니라 우리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플랫폼이다. 더 좋은 요리사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봇 셰프의 핵심 장치인 두개의 로봇팔은 지난 18년간 로봇을 개발해온 전문업체 '섀도우 로봇 컴퍼니'(Shadow Robot Company)에 의뢰해 제작했다.

 

출처
http://moley.com/

http://www.cnet.com/news/robotic-kitchen-will-be-your-own-personal-chef/

http://www.futuretimeline.net/blog/2015/04/18.htm#.VTWm6Z4cSUk
http://www.npr.org/blogs/thesalt/2015/04/17/400367891/this-robot-chef-has-mastered-crab-bisque
http://www.iflscience.com/technology/robot-chef-home-could-arrive-2017
http://www.theguardian.com/lifeandstyle/wordofmouth/2015/apr/20/robo-chef-gadget-cook-dinner-cyborg-kitchen

http://www.pbs.org/newshour/rundown/robotic-chef-prepare-meals-homes-starting-2017/ 

http://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3228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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