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거센 물살이 만든 이 암석 행렬...여기는 화성 우주항공

수십억년 전 깊고 빠른 강물 흔적 첫 확인
퇴적암 된 뒤 바람과 모래에 윗부분 깎여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발견한 예제로 충돌구 내의 곡선형 암석들이 일렬로 늘어선 행렬. 과학자들은 매우 빠르고 깊은 강물이 이런 암석 띠를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2월28일부터 3월9일까지 찍은 203개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나사 제공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발견한 예제로 충돌구 내의 곡선형 암석들이 일렬로 늘어선 행렬. 과학자들은 매우 빠르고 깊은 강물이 이런 암석 띠를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2월28일부터 3월9일까지 찍은 203개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나사 제공

화성에서 활동 중인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로봇탐사차 2대가 잇따라 수십억년 전 호수와 강물의 흔적을 찾아냈다.

지난 2월 게일 충돌구에서 임무수행 중인 큐리오시티가 고대 호수의 파도가 만든 잔물결 무늬 퇴적암을 발견한 데 이어, 이번엔 3700km 떨어진 곳에 있는 퍼시비런스가 예제로 충돌구의 삼각주지대에서 고대 강물의 거센 물살이 만든 암석 띠(행렬)를 찍어 보내왔다.

나사는 “이 사진은 예제로 충돌구 안쪽으로 흘렀던 물길 중 일부”라며 “과거 과학자들이 보았던 어떤 증거보다 물살이 빠르고 깊은 강물이 흘렀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라고 밝혔다.

퍼시비런스는 현재 높이 250m에 이르는 부채꼴 모양의 삼각주 지대 정상을 탐사하고 있다. 여기엔 흐르는 물이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암석층이 있다.
나사는 사진에서 드러난 퇴적물 알갱이와 자갈이 거친 점으로 보아 물살이 매우 강하고 빨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리비 아이브스 박사후연구원은 “수많은 암석들을 이동시킬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암석 띠가 강둑의 흔적인지, 모래톱의 흔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퇴적물 더미가 굳어 암석이 된 뒤 오랜 세월에 걸쳐 바람과 모래에 깎여 오늘의 모습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퍼시비런스 과학팀의 마이클 램 박사는 “바람이 외과용 수술칼처럼 퇴적물의 윗부분을 잘라냈다”며 “지구에도 이런 퇴적물이 있기는 하지만 초목으로 덮여 있어 화성에서처럼 이렇게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크링클 헤이븐’(Skrinkle Haven)라는 이름의 이 지역은 수년 전 화성정찰궤도선을 통해 처음 발견한 곳이다.

퍼시비런스가 찍은 퇴적층 언덕 ‘파인스탠드’. 이 언덕 역시 빠르고 깊은 강물이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18장의 사진을 합성해 완성했다.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가 찍은 퇴적층 언덕 ‘파인스탠드’. 이 언덕 역시 빠르고 깊은 강물이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18장의 사진을 합성해 완성했다. 나사 제공

높이 20미터 퇴적층을 쌓은 물살

나사는 스크링클 헤이븐에서 약 450m 떨어진 곳에 있는 퇴적층 언덕 ‘파인스탠드’(Pinestand) 사진도 공개했다. 이 언덕에서 가장 높은 곳은 높이가 20m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이 언덕도 강력한 물살에 의해 형성되었을 것으로 본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이 언덕은 지구의 강이 만든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런 종류의 지형을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강”이라고 말했다.

퍼시비런스 과학팀의 부책임자인 케이티 스택 모건 박사(행성지질학)는 “이제 우리는 예제로 충돌구 역사의 새로운 국면을 접하기 시작했다”며 “화성에서 이런 환경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