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수컷동물의 페니스는 어디서 유래됐나 생명건강

sn-PenisH.jpg » 뱀은 과거 뒷다리였던 부분에서 페니스가 생겨난다. sciencemag.org  

 

 

총배설강서 나오는 신호가 페니스 형성 자극

 배설강 위치 따라 페니스 위치도 달라져

설치류는 꼬리, 병아리와 뱀은 뒷다리

 

 많은 과학자들이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지구상의 일부 생명체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문제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페니스는 어디에서 유래했을까?“라는 것이다. 두 팀의 과학자들이 그 미스터리의 일부를 해결했다고 보고했다. 그들에 의하면 ”뱀, 도마뱀, 마우스, 병아리의 배아에서 페니스 발생이 시작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한다. 이제 페니스의 기원이 이해된 만큼, 향후 그 발달과정을 더욱 자세히 추적하면 - 다른 경로를 거쳐 - 암컷의 음핵(클리토리스)이 생성되는 과정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단지 생물학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했을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생식기 기형(genital malformations)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하버드대의 클리프 태빈과 패트릭 촙 교수(발달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마우스, 도마뱀, 병아리, 뱀의 배아에서 페니스의 발생과정을 추적함과 동시에, 그 과정을 지휘하는 유전자 조절망(gene regulatory networks)을 분석해 왔다. 마침내 연구진은 11월5일 <네이처>(Nature)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페니스가 될 운명을 지닌 세포를 찾아냈으며, 그 세포들은 종(種)에 따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고했다(참고 1). 연구진에 의하면, 뱀과 도마뱀의 페니스는 장차 뒷다리가 될 세포(정확히 말하면, 뱀의 경우는 `뒷다리가 될 수 있었던 세포`)에서, 마우스의 페니스는 꼬리가 될 세포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리고 병아리의 페니스는 꼬리 및 (뒷)다리가 될 세포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 뱀, 도마뱀, 마우스, 병아리 모두에게 총배설강(cloaca: 하부위장관이 되는 腔)의 역할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총배설강에서 나오는 신호는 각 동물에게 페니스의 형성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치였다. 설치류의 총배설강은 꼬리(가 될) 부분에 있어, 인근 세포를 자극하여 페니스를 형성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뱀의 총배설강은 두 다리가 돋아날 부분에 인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뱀이 마우스와 달리 2개의 페니스를 갖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뱀은 교미할 때 둘 중 하나의 페니스만 사용한다.)
 연구진이 병아리의 배아에서 총배설강 조직을 떼어내 다른 곳에 부착하자, 그곳에서 페니스를 닮은 구조체가 돋아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더 이상 발생을 진행시키지는 않았다. ”페니스 발생의 핵심은 총배설강이다. 총배설강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페니스의 위치가 결정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총배설강이 페니스 발생의 초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그동안 저평가되어 왔던 부분“이라고 두 번째 연구를 지휘한 플로리다 대학교의 마티 콘 교수(발달생물학)는 논평했다.
 
 (2) UF의 마티 콘과 아나 에레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병아리 배아의 여러 세포에 형광표지를 부착한 다음, 그 발달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배아가 침대 시트처럼 평평한 상태에 있을 때, 배아 양쪽에서 두 그룹의 세포들이 나타나 페니스나 음핵의 발생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트 모양의 배아가 둥글게 말려 결합하면서, 체벽(body wall)이 형성되고 3D 배아가 만들어지자, 두 그룹의 세포는 중앙에서 만났다.
 그 다음 과정은 연구진의 설명을 직접 들어 보기로 하자: ”각 그룹의 세포들은 각각 하나의 봉오리를 형성했는데, 병아리의 경우 두 개의 봉오리가 융합되어 하나의 페니스를 형성했다. 그러나 뱀의 경우 두 개의 봉오리는 그대로 분리된 채 유지되어 2개의 페니스를 형성했다. 인간의 경우, 체벽이 적절히 닫히지 않으면 생식기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1월 5일 Scientific Reports에 기고했다.
 하버드와 UF의 연구진은 모두 ”페니스의 발생은 배아의 바깥쪽 모서리, 즉 마우스와 병아리는 꼬리 부근에서, 뱀은 뒷다리 부근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였다. 그러나 페니스로 되는 세포가 `본래 다리나 꼬리가 될 세포`인지, 아니면 `이미 어느 정도 페니스로 분화되어 있는 별도의 세포`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나는 다리나 꼬리 인근의 별도세포가 페니스로 분화한다고 생각한다“고 콘 교수는 말했다.
 ”두 연구팀의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들은 페니스의 발생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이번 연구들은 진화사에서 새로운 해부학적 구조체가 탄생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진화생물학에 커다란 진보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고 예일대의 군터 바그너 교수(진화생물학)는 논평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271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1-07    
원문       
http://news.sciencemag.org/biology/2014/11/mystery-solved-where-penis-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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