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사이언스가 뽑은 2020 최고의 성과는 `코로나 백신' 화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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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2020년 10대 과학 성과를 선정해 발표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이 쓸어버린 세상에 희망을 주는 주사.” 코로나 백신 개발이 올해 세계 과학계의 최고 성과로 선정됐다.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17일 `올해의 연구 성과'(2020 breakthrough of the year) 10가지를 선정하고,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최고의 성과로 뽑았다.

사이언스는 “지난 2월만 해도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백신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데만 최소 6~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최상 시나리오는 파우치의 예상보다 더 좋았다”고 지적했다.

science1.jpg » 코로나 백신 개발에 걸린 기간은 일반적인 백신의 10분의 1밖에 안 됐다. 사이언스

10년 걸리던 백신 개발을 1년 이내로 단축

 

실제로 지난 1월10일 바이러스 게놈 서열이 온라인을 통해 처음 공개된 이후 12월2일 바이러스 백신 접종 승인이 나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11개월이었다. 과학자들의 연구 개발 노력은 통상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백신 개발 기간을 10분의 1로 단축했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유행성이하선염 백신 개발 기간 4년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다. 사이언스는 세계 정부와 산업계, 학계, 비영리단체가 하나의 전염병에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자금과 노력을 투입하고 협력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12월 중순까지 20만편 이상의 논문이 동료 검토 저널에 게재됐고, 이보다 훨씬 많은 논문이 사전출판 온라인 논문집에 발표됐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12월10일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는 162개이며 이 가운데 52개가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사이언스'는 그러나 “전염병에 맞선 세계는 가드레일이 없는 가파르고 긴 산악도로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며 "백신 거부, 생산 부진, 운송망 문제 등이 백신의 앞길을 망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cience6-BOTY_SickleCell-1280.jpg » 빈혈과 관련한 적혈구(가운데가 휜 것)와 일반 적혈구. 사이언스 제공

4만4천년 전 동굴 벽화·상온 초전도체 등도 뽑혀

 

코로나 백신 외에 생명과학, 고고학, 천문학 등에서 나온 훌륭한 연구 결과들이 나머지 ‘올해의 10대 성과’를 채웠다. 우선 생명과학분야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로 두 가지 유전성 혈액 질환을 치료해 효과를 본 것이 꼽혔다. 2012년에 개발된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가위는 2015년 `사이언스'의 10대 연구 성과에 뽑힌 데 이어 올해는 노벨 화학상까지 받았다. 혈액 줄기세포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헤모글로빈 생성 중단 관련 유전자를 비활성화한 뒤 다시 몸에 주입한 결과 헤모글로빈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졌다.

science5-BOTY_RockArt-1280.jpg » 역대 가장 오랜 그림인 4만4천년 전 인도네시아 동굴 안의 사냥 그림. 사이언스

기후변화 예측치가 좀 더 정교해진 것도 올해의 연구 성과에 포함됐다.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WCRP)의 과학자 25명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기후변화 예측치를 1.5~4.5도에서 2.6~3.9도로 좁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의 온난화 추세, 기후변화 촉진 및 완화와 관련한 최신 피드백 요소들, 과거 기후 자료 등을 토대로 한 이 연구 결과는 앞으로 유엔의 기후변화 보고서나 해수면 상승, 경제 피해 예측 등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쓰이게 된다.

science3-BOTY_Superconductivity-1280.jpg » 최초의 상온 초전도 현상.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아닌 과학계 내의 다양성 강화 움직임이 올해의 성과로 꼽힌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백인 개 주인과 흑인 자연애호가 사이의 인종적 충돌 이후 과학자들은 트위터에서 해시태그(#BlackBirdersWeek)로 흑인 자연애호가를 지원했다. 흑인 청년이 경찰의 과잉행동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도 과학계에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운동을 확산시켰다.

science4-BOTY_ProteinFolding-1280.jpg » 실제 단백질 구조(파란색)와 구글 인공지능이 만든 단백질 구조. 거의 흡사하다. 사이언스

이밖에 한때 외계인 신호로 소문났던 ‘빠른 전파 폭발(FRB, Fast Radio Bursts)’이라는 짧고 강력한 전파의 실체에 한발 더 다가선 것, 2017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동굴에서 발견한 사냥 그림의 연대측정 결과 가장 오래된 4만4천년 전 동굴 벽화임을 확인한 것, 영국 딥마인드가 단백질의 3차원 입체 구조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를 스스로 치유한 ‘엘리트 콘트롤러’ 64명에 대한 분석 결과, 영상 15도에서 최초의 상온 초전도 현상을 구현한 것, 새의 뇌가 인간 뇌 신피질과 닮아 있고 까마귀에도 의식이 있다는 걸 알아낸 조류 인지능력 연구 성과 등이 꼽혔다.


출처

https://vis.sciencemag.org/breakthrough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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