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빈곤이 아이큐를 떨어뜨린다 생명건강

sugarcanefarmer_575.jpg » 빈곤이 초래하는 압박감이 아이큐 13점 정도의 인지능력 저하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린스턴대 제공.

빈곤 압박감은 정신에너지 소모 유발

아이큐 13포인트 인지능력 저하 초래 

잘못된 결정이나 실수 가능성 높아져

 

 빈곤 문제를 걱정하다 보면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빈곤층은 삶의 다른 영역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인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빈곤층은 실수를 저지르거나 재정적 피해를 늘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빈곤과 관련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 미 프린스턴대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지난 8월30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과학자들은 저소득자들의 재정적인 압박감이 일반적인 논리적, 인지적 테스트를 수행하는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재정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아이큐 13포인트 정도의 인지능력 저하를 보여주거나 잠을 잘 자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적을 경우엔 이들도 잘 사는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적절하게 일들을 처리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 조교수인 지아잉 자오는 “이러한 재정적 압박은 정신적 자원을 그 문제에 쏟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다른 복잡한 문제들, 예컨대 교육이나 직업훈련, 시간관리 문제 같은 데 신경을 쏟을 ‘정신적 자원’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다른 일들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자오 교수는 “이전엔 개인적 실패나 환경에서 빈곤의 원인을 찾았다. 우리는 재정 부족 그 자체가 인지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충분하게 갖고 있지 못한 바로 그 상태가 빈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빈곤층으로 하여금 빈곤 상황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일에만 집중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빈곤이 뇌에 가하는 정신적 압박은 스트레스와는 구분된다. 논문 공동저자인 프린스턴대 엘더 샤피어 교수는  스트레스는 다양한 외부 압력에 대한 반응이며, 되레 사람의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샤피어 교수는 “가난한 사람은 특정 임무에서는 뛰어난 수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당장의 문제는 잘 처리한다. 그러나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거기에 관심을 둘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삶의 다른 분야에 대해 집중할 수 없는 것은 좀 더 큰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샤피어 교수는 말했다. 월세값 지불일을 잊거나 실직을 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그리고 가난해질수록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가난을 영속화한다고 샤피어는 덧붙였다.

 첫 번째 실험은 무작위로 선택된 400명을 대상으로 뉴저지의 한 쇼핑몰에서 이루어졌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약 7만달러였으며 가장 낮은 임금은 약 2만달러였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에게 몇가지 시나리오를 주고,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볼 것을 주문했다.
 예컨대 갑작스럽게 자동차를 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리비가 150달러인 경우와 1500달러인 경우에 각각 돈을 빌려 수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수리를 포기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이 이런 시나리오에 참여하는 동안 이들에게 인지 테스트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을 소득을 기준으로 ‘빈곤층’과 ‘부유층’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쉬운 시나리오의 경우, 즉 재정 압박이 심하지 않을 경우 빈곤층과 부유층은 인지 테스트에서 똑같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나리오의 경우엔 빈곤층은 인지 테스트에서 좀 더 악화된 결과를 냈고, 부유층은 당황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또 인도에서 소득의 60% 이상을 사탕수수 수확에 의존하는 농부 46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사탕수수 수확은 일년에 한 번 하므로 농민들은 수확 이후엔 부유함을, 수확 이전엔 빈곤함을 느낀다. 농부들에게 수확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동일한 테스트를 했는데 수확 전보다 수확 후에 임무를 더 잘 수행했다. 수확 후와  수확전 시기를 비교한 결과 농부들의 아이큐는 최대 1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자오는 “빈곤한 사람들에겐 가상적인 재정적 문제를 묻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정신적인 대역폭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해결책은 빈곤이 한 사람의 시간과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은 좀 더 쉽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거나 훈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빈곤층이 다시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0895&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9-03     
           
원문
A. Mani, S. Mullainathan, E. Shafir, J. Zhao. Poverty Impedes Cognitive Function. Science, 2013; 341 (6149): 976 DOI: 10.1126/science.1238041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08/130829145125.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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