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10초 키스에 세균 8000만마리 오간다 생명건강

04657156_P_0.jpg » 커플 사이의 세균 동조화 현상은 혀보다 타액이 더 심하다. 사진은 영화 <로마 위드 러브>의 한 장면.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오픈액세스 저널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남녀 커플이 10초간 키스를 나누는 사이에 무려 8000만 마리의 세균이 타액과 혀를 통해 상대방의 입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또한 남녀가 하루에 9번 이상씩 키스할 경우, 비슷한 구강 미생물총을 공유하게 된다고 한다.
 인체에는 100조 마리의 장내 미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틀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르는데, 음식물의 소화, 영양소 합성, 질병예방 등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전, 식생활, 연령 등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지만, 늘 살을 맞대고 함께 생활하는 파트너에 의해서도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 예컨대, 인간의 입 속에는 700가지 이상의 세균이 서식하므로, 우리의 구강 미생물 구성이 파트너와의 긴밀한 접촉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마이크로피아(Micropia: 미생물 박물관)와 응용과학 연구원(TNO) 소속 과학자들은 21쌍의 커플을 모집하여, 다양한 항목들(예: `친밀한 키스`의 빈도)이 포함된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그리고는 1단계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의 내용은 면봉을 이용해 참가자들의 커플의 혀와 타액에 포함된 구강세균을 채취한 다음 그 구성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구강 미생물 분석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친밀한 키스(intimate kiss)의 빈도가 높은 커플일수록 타액 속의 구강미생물 구성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평균적으로 하루 아홉 번 이상 친밀한 키스를 나눈 커플은 구강 미생물의 동조화가 현저하게 나타났다.
 “친밀한 키스를 통해 쌍방의 혀가 완전히 접촉하고 타액을 교환하는 것은 모든 동물 중에서 인간에게만 독특한 구애행동(courtship behavior)이며, 모든 문화권의 90% 이상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친밀한 키스가 구강 미생물의 형성 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껏 친밀한 키스가 구강 미생물총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연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는 파트너들이 구강 미생물을 얼마나 공유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우리의 결론은 `키스를 많이 하면 할수록, 파트너의 구강 미생물은 더욱 유사해진다`는 것”이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렘코 코르트 박사(TNO 미생물학/시스템생물학 책임자 겸 마이크로피아 고문)는 말했다.
 연구진은 키스하는 동안 전달되는 세균의 수를 정량화하기 위해, 2단계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커플 중 한 명에게 특정한 세균(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아 포함)이 함유된 프로바이오틱스 음료를 마시게 한 다음, 파트너에게 10초 동안 키스하게 했다. 그런 다음 파트너의 타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해 보니, 총 8000만마리의 세균이 이동하여 세균의 양이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밖에도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커플의 구강세균 동조화` 요인으로는 생활습관, 식습관, 개인 위생습관을 들 수 있는데, 이 요인들은 특히 혀의 세균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플은 생활습관, 식습관, 개인 위생습관이 유사하므로, 외간남녀들과 비교할 때 혀의 세균총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혀의 세균총 구성은 - 앞에서 언급한 타액의 세균총과는 달리 - 키스의 빈도 증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인간의 입속에 서식하는 세균의 수는 약 10억 마리임을 감안할 때, 키스를 통해 8000만 마리의 세균이 옮겨진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3216&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1-21    
※ 원문정보: Remco Kort, Martien Caspers, Astrid van de Graaf, Wim van Egmond, Bart Keijser, Guus Roeselers, “Shaping the oral microbiota through intimate kissing”, Microbiome, 2014; 2 (1): 41 DOI: 10.1186/2049-2618-2-41
원문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11/14111621103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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