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천왕성의 고리들, 야광등처럼 빛나다 우주항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 사진 공개
13개 고리 중 11개 선명하게 드러나
누워서 도는 천체…지금은 북극 늦봄
2023년 2월6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천왕성.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NASA, ESA, CSA, STScI 제공
2023년 2월6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천왕성.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NASA, ESA, CSA, STScI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해 해왕성의 고리에 이어 이번에 또 다른 얼음행성 천왕성의 고리를 선명하게 포착했다.

나사(미국항공우주국)가 6일(현지시각) 공개한 새로운 사진은 지난 2월6일 근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13개의 천왕성 고리 중 11개가 드러나 있다. 일부 고리가 너무 밝아서 다른 고리와 겹쳐 보이기도 하지만 가장 안쪽에 있는 두개의 먼지고리까지 잡아낼 만큼 선명하다.

앞서 1986년 보이저 2호와 하와이 켁천문대 망원경에서 천왕성의 고리를 포착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선명한 고리 모습은 처음이다.

태양으로부터 일곱번째 행성인 천왕성은 궤도면에서 대략 90도 각도로 누워 자전하는 독특한 천체다. 따라서 두 극지방은 낮과 밤이 극명하게 갈린다. 공전주기가 84년이기 때문에 계절의 주기도 무척 길다. 이번에 촬영한 사진에 나타난 지역은 북극으로 늦봄이다. 북극은 2028년에 여름을 맞는다.

반면 보이저 2호가 천왕성을 지나갔을 당시엔 남극이 여름이었다. 남극은 현재 태양의 반대쪽에 있는 어둠의 세상이다.

제임스웹의 광시야 사진에 포착된 천왕성과 6개의 위성. 천왕성의 위성은 모두 27개다. 과학자들은 보이저 2호가 보내는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란다, 아리엘, 움브리엘, 티타니아, 오베론과 같은 가장 안쪽에 있는 큰 위성들은 지하에 액체 바다가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NASA, ESA, CSA, STScI 제공
제임스웹의 광시야 사진에 포착된 천왕성과 6개의 위성. 천왕성의 위성은 모두 27개다. 과학자들은 보이저 2호가 보내는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란다, 아리엘, 움브리엘, 티타니아, 오베론과 같은 가장 안쪽에 있는 큰 위성들은 지하에 액체 바다가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NASA, ESA, CSA, STScI 제공

나머지 2개 고리는 다음 관측서 기대

행성의 오른쪽에는 극관(polar cap)으로 알려진 아주 밝은색의 거대한 영역이 있다. 천왕성의 고유한 특징인 극관은 극이 직사광선을 받는 여름에 나타나고 가을에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극관의 가장자리와 행성 왼쪽 끝에 있는 흰색덩어리는 구름이다. 이러한 구름은 폭풍 활동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사는 밝혔다.

9개가 행성의 주요 고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가장 안쪽에 있는 아주 희미한 먼지 고리 2개는 1986년 보이저 2호가 근접 비행하면서 발견했다. 나사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나머지 2개의 희미한 고리는 제임스웹의 다음 관측에서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천왕성의 27개 위성 중 6개도 이 사진에서 함께 볼 수 있다. 나머지 위성들은 너무 작아서 12분간 노출 사진으로는 포착할 수 없었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해 7월12일 근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해왕성.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해 7월12일 근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해왕성. 고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나사 제공

향후 10년 탐사 1순위로 꼽힌 천왕성

지구의 4배 크기인 천왕성은 해왕성과 마찬가지로 얼음행성이다. 작은 암석 핵 주위를 물, 암모니아, 메탄 등으로 이뤄진 거대한 얼음 맨틀이 휘감고 있다. 수소, 헬륨, 메탄 등 대기 구성 물질도 해왕성과 비슷하다. 두 행성이 모두 푸른빛을 띠는 건 메탄 때문이다. 메탄은 붉은빛을 흡수하고 푸른빛은 반사한다. 다만 해왕성보다 2배나 더 두터운 천왕성 대기의 연무 층이 푸른빛을 희석시켜 천왕성이 더 옅다.

2022년 5월 나사 자문기구격인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 ‘행성과학과 우주생물학 10년 조사 위원회’는 2023~2032년 우주탐사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추진할 대형 우주탐사 프로그램의 1순위로 천왕성 탐사선(UOP)을 권고했다. 예상 비용은 42억달러(5조2600억원)다.

보고서가 해왕성보다 천왕성에 우선 순위를 둔 이유는 기술적 문제 때문이다.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에이미 사이먼 박사는 ‘네이처’에 “천왕성 탐사선은 현재의 로켓 기술로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과의 평균 거리가 29억km(지구~태양 거리의 19배)인 천왕성까지는 스페이스엑스의 대형 로켓 팰컨헤비로도 우주선을 보낼 수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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