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호모 사피엔스, 10만년전 중국에 도착하다 생명건강

1.18566.jpg » 중국 남부 다오시안 석회암동굴지역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인류의 치아. 8만~12만년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nature.com

 

중국 남부 후난성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를 분석한 결과, 호모 사피엔스가 지금으로부터 약 10만년 전쯤 중국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금껏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멀리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점이다.
 고고학자들이 후난성 다오시안의 석회암 동굴들을 뒤져본 결과, 3㎢에 걸친 지역에서 47개의 인간 치아와 하이에나, (지금은 멸종한) 자이언트 팬더, 그리고 다른 동물의 뼈 수십 개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석기는 출토되지 않았다. 이는 아마도 인간이 동굴에 거주하지 않았으며, 대신 짐승들에게 물려 동굴로 끌려왔기 때문인 것 같다.
“발굴된 치아들은 호모 사피엔스 것임에 틀림없다. 크기가 작고, 뿌리가 얇으며, 치관이 평평한 것은 현생인류의 전형적인 해부학적 특징이다. 치아의 전반적인 형태가 고대인 및 현대인의 것과 거의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라고 이번 탐사에 참여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마리아 마르티농-토레스 박사(고인류학)는 말했다.
치아의 연대를 결정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로웠다. 방사성탄소는 5만 년이 지나면 거의 사라지므로, 방사성탄소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진은 동굴에서 발견된 다양한 방해석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하고 동물의 유골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치아의 연대가 10만년(8만~12만년)쯤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nature-china-teeth-map.jpg » 호모 사피엔스의 아프리카 탈출 경로와 시기.nature.com

 

10만년이라면 ‘호모 사피엔스는 약 5~6만년쯤 아프리카를 떠나 전세계에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통념에 배치된다. 물론 아프리카 밖에서 10만년 이전의 현생인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스컬과 카프제 지역에서도 약 10만년 된 유해가 발굴된 적이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그것이 ‘실패한 이주(낙오)의 증거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에 발견된 현생인류의 흔적은 ‘실패한 이주’의 결과는 아니라, 현생인류가 동아시아에 일찌감치 도착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라고 페트라글리아 박사는 말했다. (페트라글리아 박사는 오랫동안 `초기 현생인류가 남방경로를 따라 아시아를 통과했다`고 주장해 왔다; http://www.nature.com/news/human-migrations-eastern-odyssey-1.10560).
치아에서 DNA가 채취되지 않아, 다오시안인과 다른 인류(예: 오늘날의 아시아인)의 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독일 막스클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장자크 후블린 박사(고인류학)는 ‘다오시안인이 먼저 아시아에 이주한 후, 나중에 이주한 현생인류가 그들을 대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유전적 증거들에 의하면, 오늘날의 동아시아인들은 약 5만5000~6만만년 전쯤 서아시아에서 네안데르탈인과 이종교배한 인류의 후손으로 보인다(http://www.nature.com/news/oldest-known-human-genome-sequenced-1.16194;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52147)”고 후블린 박사는 말했다.

1.18566b.jpg » 이번 발굴에 참여한 연구진들. nature.com

 

현생인류가 유럽에 도착하기도 전에 동아시아에 먼저 도착한 이유도 분명치 않다. 참고로, 유럽에서 발견된 현생인류 유해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4만5000년 전의 것이다(http://www.nature.com/news/early-european-may-have-had-neanderthal-great-great-grandparent-1.17534). 마르티농-토레스 박사에 의하면, 현생인류는 유럽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이 멸종의 기미를 보일 때까지 유럽에 발을 붙이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아프리카에 적응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빙하기에 있었던) 유럽의 혹독한 추위는 정착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페트라글리아 박사는 말했다.
후블린 박사에 의하면, 다오시안인의 치아가 8만 년 이상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중 몇 개에 충치가 있는데, 이는 5만년 이상 된 인간 치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초기 현생인류는 열대 아시아에서 특이한 음식을 먹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석연찮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마르티농-토레스 박사도 이 점을 인정하며, 충치를 면밀히 살펴봄과 동시에 치아의 마모패턴을 분석하여 다오시안인의 식생활을 파헤칠 계획이다.
중국 남부에는 유사한 동굴들이 널려 있어, 인류의 초기 유물(예: 도구) 등이 출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좀 더 상세한 내용이 밝혀질지도 모른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8462&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10-19 
 ※ 원문정보: Liu, W. et al., “The earliest unequivocally modern humans in southern China”, Nature http://dx.doi.org/10.1038/nature15696 (2015).
 http://www.nature.com/news/teeth-from-china-reveal-early-human-trek-out-of-africa-1.18566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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