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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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안에 제2외환위기, 삼성 몰락 시작된다

소장 미래학자 최윤식의 미래예측

 

수년 전부터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소장 미래학자 최윤식(42)씨가 이번에 새 책을 냈다. <2030 대담한 미래>(지식노마드 펴냄, 2013.7.)이라는 책 제목부터가 도전적이다. `대한민국, 제2외환위기 거쳐 `잃어버린 10년' 간다'는 부제목은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이 책에서 펼치는 한국과 주변국에 대한 미래 예측의 핵심 내용 5가지를 책 앞머리에서 미리 밝혔다.

"첫째, 한국은 제2 외환위기, 또는 GDP 성장률 -5% 에 준하는 경제 충격을 거쳐 `한국판 잃어버린 10'으로 간다. 둘째, 한국 대표기업 삼성은 5년 안에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셋째, 중국은 4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어쩌면 영원히 G1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쇠락할 수도 있다. 넷째, 2014~2015년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미국의 반격이 시작된다. 다섯째, 엔저 카드를 꺼낸 아베노믹스의 일본은 시간을 늦출 뿐 IMF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다."

2008년 ‘한국판 잃어버린 10년’과 ‘미·중 패권전쟁’ 미래 시나리오를 발표한 이후 5년 동안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집약했다고 밝힌 것처럼, 책에는 방대한 자료들이 그의 미래예측 논리에 따라 적절히 동원된다. 다양한 그래픽 자료까지 곁들여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예측 논리에 충실하다 보면 그 반대의 현상들을 지나쳐 버릴 수 있다는 점은 여기선 논외로 한다. 휴스턴대는 경영학적 시각에서 미래를 연구하고 방법론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관점에 충실해 보인다.

그동안 한국은 미래학의 불모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미래학이라고 해도 개발 시각 위주의 관변 미래학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나름대로 우리가 처한 현실의 기회와 위기 양면을 두루 천착한 미래학서적은 변변하게 나온 것이 없다. 이번에 나온 그의 저작은 그런 수고스런 작업을 시도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01535410_P_0.jpg » 최윤식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위기의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한겨레신문 제공.

위기의 출발점은 가계부채

방아쇠는 부동산 거품 붕괴

위기의 뿌리는 5.16 쿠데타

 

전문 미래 연구자의 현실 분석과 예측, 그에 기반한 경고 메시시를 담고 있는 만큼 내용 가운데엔 우리가 곱씹어볼 만한 것들이 꽤 있다.

한국의 미래에 대한 예측부터 살펴보자. 그는 한국의 미래에 위기를 초래할 요인을 10가지로 꼽는다. 그 10가지는 기존 산업의 성장 한계, 종신고용 붕괴, 저출산, 고령화, 재정적자 심화, 성장률 저하, 부동산 거품 붕괴, 정부의 정책 오류, 사회적 갈등의 심화, 급격한 흡수통일이다. 통일처럼 한국에 특수한 요인을 빼면 많은 국가들에게도 위기 요인으로 다가오는 것들이다.

그러니 이건 시스템의 문제이다. 시스템의 문제는 근본에 손을 대야 하는데 그런 일을 단시일 안에 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물쭈물 하다 보면 시간만 흐르고 위기는 더욱 심화된다. 그런 어느 순간, 잠재돼 있던 제2외환위기 가능성이 물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 출발점을 가계부채 및 정부 재정적자 증가에서 찾는다. 제1차 외환위기의 원인이 기업과 은행의 부채였다면 이번엔 가계와 정부발 부채가 문제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가계부채가 문제다.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이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15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부채도 1456조(2012년)에 이른다.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위의 위기 요인 10가지가 연쇄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2016~2018년에 제2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방아쇠 역할을 할 부동산에 대해 그는 "정부 대책이 먹혀들지 않고 동시에 전 세계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면서 경기상승 모멘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일본처럼 최소 6~7년, 길게는 10년 이상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폭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3번 정도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로드맵까지 제시한다. 1단계는 2010~2011년으로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단계다. 부동산 가격은 어느 정도 고점에서 버티고 있지만, 거래는 크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2단계는 2014~2016년으로 부동산 디플레이션 단계다. 1단계에서 정부 대책으로 억지로 떠받쳐졌던 부동산값이 은퇴자의 증가, 내생애 첫집 수요층 감소로 공급은 줄고 수요는 줄어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 3단계는 2020년 무렵으로 부동산에 대한 뉴노멀이 형성되는 단계다. 2018년(베이비붐세대의 막내인 1963년생이 55세 되는 해)이면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712만명)가 마무리된다. 2028년에는 2차베이비붐 세대(927만명)의 은퇴가 마무리된다. 무려 1640만명이 은퇴하면서 아파트 매물이 대거 나온다. 이후엔 버블 붕괴의 후유증으로 평생 집을 사지 않는다. 이것이 그가 예상하는 부동산의 새로운 `뉴노멀'  시나리오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경제 민주화'에 실패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위기의 뿌리를 5.16쿠데타에서 찾는다. 4.19혁명에 의해 중소기업이 중시되는 경제구조가 마련될 기회가 있었지만, 5.16쿠데타가 이를 무산시키고 해외(미국과 일본)에서 얻은 돈과 관치금융으로 마련한 돈으로 재벌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를 세웠다는 것. 민주적인 정부가 계속 이어졌다면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는 오래 전에 이뤄졌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한다.

 04717089_P_0.jpg » 2013년 5월 호암상 시상식장에 들어서는 이건희(71) 회장. 뒤에 아들 이재용(45) 부회장이 따라오고 있다. 최윤식은 2000년 폐암수술을 받은 이 회장의 건강이 삼성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본다. 한겨레신문 제공.

성장 한계 다가오는 삼성

생존 패러다임 전환 시급

이건희 회장 건강이 관건

 

이 책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삼성의 미래에 대한 언급이다. 삼성에 대해선 이르면 3년, 늦어도 5년 후부터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물론 전제 조건은 `이대로' 갈 경우다. 2012년 현재 그룹 전체 매출이 380조원(국내외 포함)으로 한국 GDP의 30%에 이를 정도로 비대해진 삼성그룹의 현 상황을 그는 `알렉산더 딜레마' 상태로 표현한다. 알렉산더 딜레마란 영토를 확장한 알렉산더가 군대를 쉬게 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새로운 전쟁을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삼성이 바로 그런 처지라는 것. 성장이 최고점에 이른 시점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야 하는지, 아니면 핵심역량 유지에 집중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이 기존의 자기를 부정하는 수준의 혁신, 즉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뤄내야만 살 길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2~3년 안에 자체 시스템 한계와 기존 시장 시스템의 한계에 동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위기를 피하는 유일한 길은 문화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새로운 시장 시스템에 적응시키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이 엄청난 일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는 혁신을 주도하는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살아 있다면 가능하다며, 삼성의 미래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과 직결돼 있다고 진단한다. 즉 이 회장이 살아 있을 때 그룹의 운명을 건 패러다임 전환을 끝내야 2020년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에서 이기려면 5가지의 공간 지배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공간을 지배하려면 디바이스와 운영체제, 가상 생태계를 지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5가지 공간은 손과 자동차, 집과 사무실, 몸, 길이다. 그는 "필자가 예측하기에 삼성에 가장 유리한 미래 주력산업은 바이오-생명, 무인자동차, 나노 신소재 산업 "이라며 "주어진 기간은 앞으로 10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삼성은 10년 안에 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을까. 그는 2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이건희 회장이 아무리 탁월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 해도 그 능력이 발휘되려면 새로운 사업이 성장기에 들어서기 시작하는 시점이라야 한다. 시장과 손뼉이 마주쳐져야 한다는 얘기다. 둘째는 최고 경영자가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탁월한 기술적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 구글 창업자들, 아마존 창업자가 그랬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그런 능력이 없다고 그는 평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삼성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총생산의 30%를 담당하던 노키아 무너진 이후 정부와 대학, 기업이 힘을 합쳐 수백개의 벤처기업들로 경제를 되살려낸 핀란드를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했다.

 04757514_P_0.jpg » 2013년 7월 통일각 작은 방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국방위원장 사진만 나란히 걸려 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아직? 한겨레신문 제공.

앞으로 10년이 통일의 관건

군 내부 권력 다툼이 `뇌관'

김경희 사망이 계기될 수도

 

예측 기초 정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대담한(?) 언급이 이어진다. 그는 "앞으로 10년이 한반도 통일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라고 진단한다. 핵심변수는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인데, 2014년까지 김정은이 권력을 안정적으로 장악하지 못하면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2~3년 이내에 벌어질 장성택과의 권력 다툼을 이겨내더라도, 10년후 극에 달할 군 내부의 부패에 따른 권력다툼이라는 위기가 또 있다. 그는 이 부패세력들의 권력투쟁이 북한 정권 붕괴의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권력투쟁은 고모인 김경희의 사망 시점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의 미국 추월, 벽 두터워

미 슈퍼파워 상당기간 지속

일 아베노믹스 결국엔 실패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두나라가 10연 동안 군사력을 앞세운 강력한 패권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 하지만 많은 연구기관들이 중국 경제의 미국 추월을 시간문제로 보는 것과 달리, 그는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본다. 중국이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을 최소 8~10% 유지하고, 미국은 연 1.5% 수준의 저성장을 10년 동안 계속해야만 10년 후 미국 경제 추월이 가능한데, 이 구도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남긴다.

그보다는 40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좀더 현실적이라며 이에 대비한 대응책을 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미국의 강력한 무역전쟁 의지, 여전히 세계 최강인 제조업 경쟁력, 기축 통화국의 힘, 막강한 곡물 및 원자재 시장 주도권, 높아지는 에너지 시장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려면 너무나 많은 산을 넘어야 하며, 그러다 도중에 지쳐 쓰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전의 또다른 면인 미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훨씬 긍정적이다. 사회변동 분석기법을 활용했다는 미국의 2030년 이후 미래는 여전히 강력한 `G1+'의 위상이다. 출발점은 2014~2015년에 시작될 미국의 반격이다. 이 때가 되면 유럽은 불가피하게 위기의 근본 해법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는 반면, 미국 경제는 자연스럽게 자생적 회복력을 갖추게 될 시기에 도달한다. 미국은 물가를 잡고 실업률을 떨어뜨린 뒤 금리 인상을 통해 본격적인 출구 전략을 쓴다는 것. 이렇게 되면 세계의 돈이 다시 미국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타이트오일(셰일오일)이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일본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아베노믹스는 잠시 시간을 번 것일 뿐이고 2020년경이 되면 아이엠에프에 구제금융의 손을 벌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는 아베노믹스 실패로 곧바로 파산하는 것. 둘째는 아베노믹스 성패와 상관없이 위기가 지속되고 우경화가 득세하는 것. 셋째는 늦게나마 개혁을 단행하는 것.  그는 일본의 특성상 세번째 시나리오는 어려우며 첫째와 두번째 시나리오가 복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안을 세워야 할 것인가. 그 대안은 어떤 미래를 상정하는가. 그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촉구하는 데서 자신의 역할을 마무리한다. 이 책의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면 진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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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