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라인상의 친구도 150명을 넘지 않는다? 사회경제

sn-videogameH.jpg » 온라인 교유관계의 범위를 측정하기 위해 연구진이 살펴본 파드루스 게임 화면.

 

친구의 최대크기를 나타내는 '던바의 수', 온라인에도 통할까

 

 ‘던바의 숫자’(Dunbar‘s number)라는 게 있다. 한 사람이 안정적으로 상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테면 안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친구 수의 상한을 말하는 것인데, 애초 영국 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가 주장한 개념이라 해서 ‘던바의 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는 1992년 각종 문헌들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그 크기가 100명에서 230명 사이라고 주장하고 그 중간 정도인 150을 일반적인 값으로 제안했다. 그는 150이라는 수에 포함되는 사람들을 “초대받지 않은 술자리에서 우연히 동석해도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던바 교수의 이론은 인간의 뇌는 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일정한 관계 이상을 관리할 수 없다는 인지과학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는 측두엽 및 전두엽의 부피와 관련이 있는데 교류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이 부위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던바는 그 한계를 150명으로 본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던바의 수’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후로 ‘150’은 사람들의 교류 범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숫자로 자리잡았다.
 온라인 네트워크에서도 이 숫자는 통할까? 온라인에서는 시간을 내서 몸을 움직일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교류가 가능하니 교류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온라인에서도 ‘던바의 수’는 똑같이 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의대의 물리학자인 스테판 서너(Stefan Thurner)가 자신의 박사과정 학생이 개발한 파르두스(Pardus, 표범이란 뜻)라는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이다.  2004년 개발된 이 게임은 현재 이용자가 약 40만명에 이른다. 두 사람은 3년6개월에 걸쳐 유럽 게이머들 사이에 인기있는 이 게임판 안에서 벌어지는 게이머들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봤다.  이 게임은 약 7000명이 한꺼번에 상호교류를 할 수 있다. 게임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은 오프라인처럼 굳이 직접 조사할 필요 없이 컴퓨터에 자동으로 기록, 저장되므로 분석이 훨씬 간편하다.
 

Dunbar's number1.jpg » 연구 결과는 '던바의 수'가 온라인상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이다.http://venitism.blogspot.kr/

 

온라인에서도 136명, 던바의 수에 근접

 

 파르두스 게임에서는 게이머들이 서로 동맹을 맺거나 친구관계를 선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우호관계 그룹을 두 종류로 분류했다. 하나는 ‘절친’(close friends), 다른 하나는 그냥 ‘지인’(acquaintances)이다. ‘절친’은 친구로 선언하고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를 말한다. ‘지인’이란 서로를 친구로 선언했지만 개인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지는 않는 사이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동맹군의 규모를 제한하지 않았음에도, 게이머들은 현실세계와 비슷한 사회적 관계를 조직했다. 가장 많은 동맹군이래봤자 기껏해야 136명에 불과했다. 이는 ‘던바의 수’에 근접한 것이다. 서너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네이처>가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 서너는 “우리는 뇌 안에서 관계를 똑바로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을 다양한 그룹으로 나누는 것같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지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립대의 제임스 아이보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의 인간 행동 사이에 명확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2576&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11-06    
http://news.sciencemag.org/brain-behavior/2014/10/even-online-you-cant-have-more-150-friends
논문 보기
http://www.nature.com/srep/2014/141006/srep06526/full/srep06526.html 
※ 원문정보: Benedikt Fuchs, Didier Sornette, Stefan Thurner, “Fractal multi-level organisation of human groups in a virtual world”, Scientific Reports 4, Article number: 6526 doi:10.1038/srep06526
원문 
http://rstb.royalsocietypublishing.org/content/367/1599/2192.full.pdf+html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