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가구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로봇 로봇AI

13%20table%20lamp.jpg » L자 모양의 블록들과 결합해 테이블로 변신한 룸봇. 사진은 biorob.epfl.ch/  

 

스스로 가구로 변신하는 자가조립 로봇이 나왔다. 유럽의 MIT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의 생체로봇연구소(BIOROB) 과학자들이 스스로 모양을 바꿔 가구로 변신할 수 있는 모듈 로봇을 개발한 것.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영화에서 보던 변화무쌍한 트랜스포머로봇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실제 현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난감같은 이 로봇들한테서 눈을 떼기가 어렵다.

 일명 ‘룸봇’(Roombot)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전문저널 <로보틱스와 자동화 시스템>(Robotics and Autonomous Systems) 7월호에 게재되기에 앞서 최근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진을 이끌고 있는 아우케 이스페에르트(Auke Ijspeert) 교수는 “이 모듈 로봇의 궁극적 목적은 스스로 침실이나 회의실을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레이아웃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exploded_view1.jpg » 룸봇 모듈을 분해한 모습. 2개가 한 짝을 이뤄 움직이며, 3개의 모터가 내장돼 있다. 모듈 표면에 나 있는 구멍을 통해 집게발이 들락날락한다.  

 

 쉽게 말해 룸봇은 스스로 움직이는 레고 블럭이라고 보면 된다. 룸봇은 2개가 하나의 짝을 이뤄 하나의 모듈로 작동한다. 모듈 한 개의 길이는 22cm. 이 모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각각의 모듈 안에는 1개의 배터리와 3개의 모터가 있다. 이 동력장치들은 모듈이 3자유도(three degrees of freedom, 주어진 조건 아래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말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움직임이 자유롭다)로 회전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모듈에는 꺼냈다 집어넣었다 할 수 있는 집게발이 달려 있다. 모듈 로봇은 이 집게발을 이용해 다른 모듈이나 물체와 결합해 더 큰 구조물을 만든다.
 

2014-06-02 11;45;33.JPG » 룸봇은 모듈의 집게발에 결합할 수 있는 구멍이 있는 특수 제작된 벽면을 타고 수직으로 오르내릴 수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연구진은 이 모듈 로봇을 이용해 비용도 절감하고 견고함도 살릴 수 있는 구조물이 뭐가 있을지 고심한 끝에 하이브리드 가구를 떠올렸다고 한다. 연구진이 만든 이 가구는 움직이는 로봇 모듈과 움직이지 않는 견고한 구성품으로 이뤄져 있다. 모듈과 구성품이 서로 결합해 가구를 이루려면 룸봇이 스스로 물체에 달라붙을 수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그래서 룸봇의 집게발에 잘 들어맞는 구멍이 있는 특별한 표면을 개발했다.
 벽이나 바닥, 가구에 이 표면들을 장착하면, 이 표면이 바로 모듈과 물체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특별한 표면장치를 이용해 작은 모듈 로봇들은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스스로 가구에 달라붙어 테이블이나 램프 등을 만들어낸다.
 

 rb-box.jpg » 룸봇은 가구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데도 쓰인다.

 

39%20coffee.jpg » 8개의 룸봇 모듈이 블록과 결합해 커피 탁자가 됐다.

 

08%20rb%20chair.jpg » 12개의 룸봇 모듈이 서로 결합해 작은 의자로 변신했다.  

 

연구진이 이 로봇을 개발한 이유는 사람들의 주거 공간을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좀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특히 이 로봇을 이용할 경우,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애써 움직일  필요 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 스스로 자신에게 가까이 오도록 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다양하면서도 아름다운 변신을 위해 프랑스 국립디자인학교 학생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건물 벽면을 따라 창에서 창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화분 룸봇,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으로 탈바꿈하는 룸봇 등이 상상력 넘치는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모듈 로봇이 갖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들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모듈의 운동이 좀더 빨라지고 더 최적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모터의 작동을 조절하는 알고리즘 역시 더 개선돼야 한다. 모터 작동시간이 1시간밖에 되지 않아 복잡한 변신을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 모듈 로봇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트랜스포머를 현실에서 만날 듯한 예감마저 들게 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거주자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실내 가구의 모양과 배치를 자유자재로 바꿔주는 지능형 아파트에서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출처
http://biorob.epfl.ch/roombots
http://www.nanowerk.com/news2/robotics/newsid=35674.php?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email&utm_campaign=Feed%3A+NanowerkRoboticsNews+%28Nanowerk+Robotics+News%29#ixzz32REYUK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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