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일찌감치 결혼했으나, 아이 없이 지낸지 13년. ‘룰루나 행성’에서 꽃을 키우며 지내던 앙큼군은 우주 폭풍을 만나 어느날 지구별로 떨어졌다. 아이가 없는 집을 둘러보다 우리집으로 왔다. (태명이 룰루인 앙큼군의 간략한 탄생 설화다.) 어딜 가나 엄마들한테 ‘언니’라는 호칭으로 통하는 ‘늙은 엄마’이지만, 앙큼군은 “엄마가 우리 엄마여서 다행이야”를 달고 사는 여섯 살 소년으로 자랐다. 한 해전엔 “하느님은 어느 아파트에 살아요?” 묻더니, 올해는 “바다탐험대 옥토넛은 진짜 살아있어요?”라며 리얼리티를 궁금해 한다. 조만간 산타 할아버지가 어디로 어떻게 와서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가는지 밤을 새워 관찰할 태세다.
 
곰과로 살아오던 곰팅맘은 새로운 종족 앙큼군을 만나면서 매일 새로운 일상을 산다. 앙큼군의 공작에 휘말리는 나날의 마무리는 책 읽기. 몸놀이가 버거워 무조건 눕히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한 게 취침모드 책읽기다. 책을 읽다가 스르르 잠들어주면 가장 고맙다. 몇 권으로 이어지더라도 목만 조금 더 쓰면 되니, “책 읽어주는 게 가장 쉬웠어요”다. 소꼽놀이나 로봇놀이의 마수에 걸려들지 않기 위한 방패이기도 하다. 책을 보고 또 보고 백 만번 무한반복하는 서너살까지는 전집류 읽기, 대여섯 살이 되면서 도서관에서 단행본을 한두권씩 빌려 보여주고 있다. 곰팅맘은 현재 한겨레 책과 지성 섹션에서 어린이청소년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