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국립공원만? 참 무던한 국시모!_ 소곤소곤수다방 후기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올해는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약칭 국시모)가 창립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1993년 덕유산국립공원에 건설되는 스키장, 골프장에 반대하며 학자, 언론인, 국립공원 현장 관리인 등 7명은 국립공원 전문 환경단체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시모를 만들었다. 국시모를 만든 7명,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회원으로 왕성한 활동력과 애정을 보여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아쉽지만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분도 있다.

 

국시모 창립 20년, 20년 동안 한 가지 일만! 그러고 보면 국시모는 참 무던한 단체이다. 개인이나 단체나 20년 동안 한 가지 일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에만 매달려 긴 세월을 보냈으니 국시모에게 국립공원은 바라만 봐도 가슴 뻐근한 대상일 것이다.

국시모가 20년 동안 국립공원만 바라보며 기뻐하고, 화내고, 감동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이유일까? 첫 번째 이유는 ‘국립공원’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립공원은 지키자는 것에 누구도 물음표를 달수 없을 만큼 국립공원은 너무도 분명한 보전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까. 다음으로? 회원들이 지켜보고, 격려하고, 가끔씩 질책하고, 아픈 곳을 다독여줬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이 국시모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라면, 회원은 국시모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국시모의 생명력은 회원으로부터 나온다.

 

국시모 회원은 2013년 4월 30일 현재 908명이다. 7명이 시작한 국시모가 908명이 되기까지 여러 우려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국립공원을 지켜야겠다는 국시모의 소박한 욕심에 동의하여 기꺼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회비도 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이 있는가하면, 지인의 소개로 회원에 가입하여 회비는 내고 있으나 그다지 관심이 없는 회원도 있다. 또 국시모 활동이 못마땅하거나 다른 소중한 일에 후원하기위해 회원을 탈퇴한 분도 있다. 모두 소중한 분들이다.

 

회원들에게 국시모는 어떤 단체일까, 국시모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국시모에 대한 서운하고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뭘까, 국시모가 어떤 단체이길 원할까, 국시모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국시모가 창립20년을 맞이하여 소곤소곤수다방을 열게 된 계기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다. 그간 소곤소곤수다방은 5월 8일 구례에서, 5월 14일 서울에서, 5월 21일 담양에서 열렸다.

 

회원들이 말하였다.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걸로 보일 때도 있다. 예전보다 환경교육,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에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재정적 불안함, 이대로 가면 점점 더 힘들어 질 것이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국립공원 내외 거주 주민, 지자체와 함께 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사무처 활동가들의 재생산이 안 되고 있다. 예전 방식의 운동만 고집하여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전무하다. 회원이 오기만 기다리지 말고 현장으로 더 다가가자. 1000명 회원에 걸맞은 형식을 갖춰야하지 않을까? 활동체계가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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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 구례에서 진행된 소곤소곤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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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4일 서울에서 진행된 소곤소곤수다방

 

뼈아픈 지적들이 많았다. 물론, 애정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아프지만 감사한 이야기를 들으며 진작, 더 자주, 다양한 곳에서 회원들을 만나지 못했던 게 아쉬웠다.

공식적으로 계획한 소곤소곤수다방은 6월 3일 밀양에서 마지막으로 열린다. 소곤소곤수다방이 궁금한 회원은 밀양으로 오면 된다. 밀양이 너무 멀어 오기 어렵다면 국시모에 대한 생각을 전화(061-783-3302)나 메일(np2001@chol.com)로 보내주면 소곤소곤수다방의 분위기가 전달되도록 하겠다.

 

국시모의 20년, 회원에게서 먼저 축하받고 싶다!

 

글_ 윤주옥 사무처장, 사진_ 김민정 간사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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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윤주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