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호흡은 바위에 구멍내기 오종천의 요가 교실

요가자세 / 오종천의 요가교실 5


요가자세(아사나)는 몇 가지나 될까? 문헌에 840만 가지에 이른다는 숫자가 등장하지만, 이는 전 종류의 생명체 숫자를 나타낸다고 여겨진다. 84자세가 특히 적합하다고 하는가 하면, 32자세가 인간 존재에 유용하다고 주장하는 등 문헌마다 조금씩 다르다.
  지난 시간에 요가자세는 크게 선 자세, 앉은 자세, 누운 자세로 구분된다고 하였다. 또 요가자세는 ‘앞으로 숙이는 전굴 자세’, ‘뒤로 젖히는 후굴 자세’, ‘좌·우 옆으로 기울이는 측굴 자세’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별은 ‘전·후, 좌·우, 상·하’라고 하는 이른바 ‘6방법’을 이해할 수 있는 전제가 된다. 서서하는 자세들을 좀 더 수행한 후에 그에 대한 설명을 하기로 한다.
 
 1. 서서 하는 전굴 자세

 

 

전굴 2.jpg » 중간자세

 

전굴 3.jpg » 전굴자세

 

 2. 실행 요령
 
 ① 산 자세로 두 발을 모으고 바르게 선다. 숨을 들어 마시면서 양손을 앞에서 깎지 낀다. 숨을 보유하고 괄약근을 조인 채, 기지개를 켜는 느낌으로 위로 곧게 뻗어 올린다. 발뒤꿈치는 들리지 않고, 접지감각을 통해 자세의 균형과 안정감이 견고하게 유지된다.
 ② 숨을 내쉬면서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중간 자세를 지나면 중력의 작용을 따라 수동적으로 상체와 하체가 접히는 맨 안쪽부터 차근차근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다.
 ③ 내쉬는 호흡과 자세가 완성되어 가는 흐름이 일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전제는 언제나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호흡을 자연호흡 상태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④ 숨을 들어 마시면서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 풀었던 깎지를 다시 끼고, 자세를 만들 때의 역순으로 준비자세로 돌아온다. 숨을 들어 마시면서 최초 준비자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자세유지가 끝나고 자세풀기가 시작되는 그 사이의 호흡 상태는 내쉬는 숨이 끝나고 들숨이 시작되기 전의 이른바 호흡의 ‘매듭’이다.
 ⑤ 준비 자세로 돌아올 때 들이마신 숨을 내쉬면서 자세를 풀고 이완한다. 이완하면서 자세를 만들고, 유지하고, 풀고 하는 동안에 사용했던 신체부위와 자극이나 긴장이 나타났던 부위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피고 내면의 고요한 상태로 이끄는 것은 요가수행의 깊이와 효과를 높여 줄 것이다.
 

 3. 서서하는 후굴 자세에서 전굴 자세로의 변환과 호흡순환
 

후굴 1.jpg » 후굴자세

 

후굴 2.jpg » 뒤로 깍지 껴 후굴 

후굴 3.jpg » 뒤로 깍지 껴 전굴
   
   4. 실행 요령
 
 ① 산 자세에서 자세 만들기를 시작하기 전에 숨을 한번 편안하게 내쉬면서 들이마시는 숨이 시작될 때까지 바닥에 닿아있는 신체부위 전체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접지감각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균형감각은 몸의 무게중심의 축이 중력의 작용방향과 일치되는 느낌에서 찾을 수 있다. 
 ② 숨 들이마시면서 머리끝부터 천천히 뒤로 젖힌다. 들이마시는 들숨이 끝나고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에 괄약근을 수축시킨 채 숨을 보유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어떤 경우에도 무리해서는 안 된다. 자세수행의 효과는 유지하는 시간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유지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호흡을 풀고 편안하고 안정된 자연호흡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③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숨을 내쉬지 않고 보유했다면, 숨을 내쉬면서 자세를 풀어야 하는 것이 순서이나, 무리하지 않기 위해 보유한 채 자세를 먼저 풀고 내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④ 자세와 호흡을 풀고 나서 다음 자세로 넘어가기 전까지 짧은 시간이라도 이완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의 반응을 가능한 빠짐없이 주의 깊게 살펴 내면의 동요가 없는 고요함과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은 수행의 효과와 깊이를 더해준다.
 
  5. 유의 사항
 
 요가 호흡수행을 가리켜 ‘바위에 구멍을 내는 것’에 비유한다. 바위가 깨지지 않게 구멍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과 호흡과 의식이 일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요가수행 원리에 따르면 호흡수행만 그렇다고 할 것은 아니다. 다만, 호흡수행을 무리하는 것이 자세를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하기에는 적절한 비유라 할 것이다.
 후굴자세를 수행할 때 호흡은 앞서 본 전굴 자세를 수행할 때 호흡과 다르다. 후굴자세는 대부분 몸의 앞부분이 열리면서 호흡을 담을 수 있는 내면의 공간이 확장되기 때문에 숨을 들이마시면서 자세를 취하여 몸에 기를 축적하고 척추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실천수행에서 예컨대, 숨 들이마시면서 뒤로 젖히고 내쉬면서 앞으로 숙이면 후굴자세에서 전굴 자세로 무리 없이 이어지고, 자세변환에 따라 내면의 공간구조와 기압이 변화하면서 몸에 기혈의 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 몸을 ‘소우주’라 하는 것에 대하여 잘 음미해 보면 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글 사진/오종천(대한요가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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