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기공의 강한 기를 받아보세요 양운하의 토속기공

잃어버린 우리 기공을 찾아서

 

한국사회에 기공(氣功) 열풍은 중국에서 왔다. 1992년에 중국과 한국이 정식 수교를 맺으면서 많은 종류의 중국식 기공들을 우리가 접하게 되었다. 한국의 한의사,약사,물리치료사들 뿐 아니라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일반인들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중국식 기공을 열심히 배우기 시작했다. 중국기공을 설명한 서적과 비디오테이프가 불티나게 팔렸다. 또 중국인 기공사들이 한국에 와서 고가의 강습료를 받으며 기공을 가르쳐 주었고, 그들로 부터 기(氣)를 받기위해 환자들이 밀려들었다. 과연 중국이 전 세계 기공의 본산지일까? 한민족에는 기공이 없었단 말인가?
 
 아니다. 역사의 여명이 희미하게 열리던 그때에 동북아시아에는 여러 부족들이 살고 있었다. 비록 그들은 생김새와 언어와 풍습이 조금씩은 달랐지만 그들 전체를 아우르는 공통의 정신세계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신선사상이었다. 신선은 인간세상과 가까운 깊은 숲속에서 건강하게 오래사는 존재들이었다. 보통사람들도 특별한 수련을 닦으면 우화등선(羽化登仙)이 가능했다.  신선사상의 근원지가 바로 동북아시아의 영산인 백두산이다.
 
 진나라 갈홍이 지은  <포박자(抱朴子)>에 보면 “중국의 황제가 동쪽에 있는 청구(靑丘)의 유명한 신선인 자부선생에게서 삼황내문(三皇內文)을 받았다”고 했다. 삼황내문은 모두 세권으로 되어있는 치국(治國)의 경전이다.  상권은 천황, 중권은 지황, 하권은 인황으로 나뉘어 있다. 상권은 신선의 세계와 우주에 대해 기록되어 있고, 중권은 통치술에 대해 씌어 있고, 하권은 천지만물의 원리와 병법에 대해 적혀있다. 이처럼 대우주의 도(道)에 대해 기록된 귀중한 책을 받은 황제가 그 뜻을 배우기 위해 찾아간 사람 역시 동쪽의 청구(靑丘)땅에 살고 있는 유명한 신선인 광성자 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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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에서 시작된 이런 신선사상의 역사가 우리의 신화 속에 남아있는데 단군신화이다. 바이칼호수와 우랄알타이 산맥을 넘어온 우리의 옛 조상들은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새로운 나라를 세운 뒤 그곳에 살고 있던 호랑이부족(호족)과 곰 부족(웅족)에게 신선이 되는 도(道)를 전해준다. 먼저 그들은 몸을 덥게 하고, 기혈순환을 왕성하게 해주는 쑥과 마늘을 먹어야 했다. 그리고 토굴 속에 들어가 백일동안 깊은 수련을 닦아야 했다. 이 수련을 통과한 사람들은 곰 부족(웅족)의 대표들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선도(神仙道)는 백두산에 살고 있던 곰 부족을 통해 전승되게 되었다.
 
 환웅이 그들에게 전해준 신선도수련의 요체는 세 가지이다. 그것은 보정,조식,청심이다.
 보정(保情)이란 ‘정(情)을 지키는 수련’이다. 정(情)은 신선도에서 말하는 인체의 3보(寶)인 정(情),기(氣),신(神)중의 하나로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근원적인 요소이다. 정은 인체를 이루는 강력한 생체에너지인 기의 가장 낮은 단계로, 좋은 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먼저 정이 충실하지 않으면 않된다. 그러므로 신선도 수련의 제 1단계는 보정이어야 한다. 두번째 단계인 조식(調息)은 ‘호흡수련’이다. 호흡수련은 기(氣)를 단전에 모으고, 경력을 따라 기를 돌리고, 대자연의 기를 인체로 받아들이는데 가장 필수적인 수련법이다. 세 번째 단계인 청심(淸心)은 ‘마음을 맑게 하는 수련’이다. 이는 기의 가장 높은 단계인 신(神)을 수련하는 것으로 신선도 수련의 최상승 공법이다. 이처럼 동방의 신선족인 단군조선에서 시작된 신선사상은 중국으로 건너가 도가(道家)가 되었고 일본으로 건너가 신도(神道)가 되었다.
 
 도가와 신도에서는 신선도의 수련법을 이어받은 다양한 기공(氣功)동작들이 만들어졌다. 또한 단군조선의 신선사상은 고구려,발해,신라에도 이어졌는데 이중에서 가장 크게 꽃을 활짝 피운 나라는 신라이다. 신라에는 신선도를 수련하는 청소년들의 모임인 화랑(花郞)이 있었고, 그중의 으뜸을 국선(國仙)이라고 불렀다. 신라의 화랑들은 집을 떠나 명산대천(名山大川)을 순례하면서 신선도를 닦았고, 그들이 나중에 장성해서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는 위대한 장수들이 되었다. 이러한 신선도 사상은 통일신라의 멸망 후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점점 그 맥이 희미해져 갔다. 더구나 조선은 중국의 교조적인 주자학을 건국이념으로 삼은 사대주의 사상이 강한 문인(文人)국가였기 때문에 민족의 자주적인 고유한 사상이 담긴 신선도는 유명무실해 질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살펴보더라도 단군 조선을 이어받은 부여와 고구려는 무예가 출중하고 군사력이 강력한 상무(尙武)국가였다. 만주 집안지방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씨름하는 장사의 우람한 모습, 달리는 말에서 호랑이를 향해 화살을 당기는 용맹한 모습, 맨손으로 서로의 무예를 겨루는 뛰어난 무인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수나라황제인 양제와 문제는 이처럼 강력한 무인국가인 고구려를 꺾으려다가 수십만 명의 병사들이 몰살당하는 참패를 겪기도 했고, 당나라 태종은 고구려 안시성에서 양만춘 장군이 쏜 화살에 한쪽 눈을 맞아 애꾸가 되기도 했다.
 
 신선도가 왕성할 때는 이토록 강력한 상무(尙武)국가였던 우리나라도 문약한 조선이 건국되면서 이러한 전통이 서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서 글 읽는 것만을 귀하게 여기고 야외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천하게 여기는 잘못된 주자사상이 지배하게 된 것이다. 1910년에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을 36년 동안이나 식민지배하면서 우리고유의 것들을 무시하고 멸시하면서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조상들이 물려준 우리의 몸짓, 우리의 기공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래서 한국인의 심성과 체질에 맞는 우리의 건강법을 정립해야 한다. 우리의 넉넉한 사상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옛 몸짓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예전에는 거의 모든 일을 직접 노동을 통해 해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조상들은 인체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는 다양한 동작들을 일상적으로 행동했다. 특히 자연 속에서 땅과 더불어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부들은 대단히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했고, 함께 사는 여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른 아침이면 우물로 나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고, 낮에는 넓은 마당에 곡식들을 늘어놓고는 키질을 하기도하고, 저녁에는 맷돌질, 다듬이질, 물레를 돌렸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동작들을 모두 잃어버렸다. 깊은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올리는 대신에 수도꼭지만 틀면 된다. 시냇가에 앉아 나무방망이와 두 손으로 빨래를 하는 대신에 세탁기에 빨래를 넣기만 하면 된다. 물레를 돌려 한올 한올 베를 짜는 대신에 화려한 백화점에 가서 돈을 지불하기만 하면 색상고운 옷감뿐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옷까지도 척척 사 입을 수 있다.
 
 우리들이 시나브로 잃어버린 옛 조상들의 민속 생활 모습 속에 나오는 동작들은 운동생리학적으로 대단히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의 허약해진 기(氣)를 살리는데도 매우 유용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인체의 근육을 골고루 발전시켜준다. 하복부 속에 있는 기의 창고인 단전(丹田)을 강화시켜 주기도 한다. 방아찧기, 지게지기, 떡메 치기, 낫질하기, 도리깨질하기 등의 동작들 모두 다 이러한 효과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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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우리의 옛 조상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해왔던 민속동작들 중에서 현대인의 기(氣)를 강화시켜주는데 특별히 효능이 뛰어난 동작들만을 뽑아내 만든 것이 ‘토속기공’이다.
 나는 평생을 기공 훈련을 했다.  <장풍도사>로 불리며 한국의 공중파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텔레비전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최고의 기공도사로 불렸다. 한강 건너편에 있는 이들을 운기방사를 통해 쓰러뜨리곤 했다. 오랜 세월 나름대로 수련한 기공을 한민족 특유의 몸짓과 연결시켰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토속기공을 수련하고, 건강한 몸과 정신을 지키고 있다. 이 <기찬몸>을 통해 하나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첫번째로 <물레방아 기공>이다.
 
 물레방아 기공은 경직된 척추와 근육, 인대를 부드럽게 하여 임독맥(任獨脈)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또 척추(전만증, 후만증, 측만증)을 튼튼하게 만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만성소화불량과 만성피로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물레방아 기공의 구분 동작을 보자.
 
 1.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시선은 앞을 본다.
 2. 머리를 천천히 뒤로 젖힌다.
 3. 엉덩이를 서서히 뒤로 뻗는다.
 4. 계속해서 엉덩이를 서서히 뒤로 뻗으면서 상체를 숙인다.
 5. 상체를 숙인 자세에서 턱을 목젖에 붙인다.
 6. 상체를 서서히 일으키며 바른 자세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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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이 중요하다. 머리를 뒤로 젖히며 코로 숨을 들이쉬고, 상체를 숙이며 내쉬고, 상체를 일으키며 숨을 들이쉰다.
 
 상체에 힘을 최대한 뺀 상태에서 서서히, 느리게 하여야 한다. 최대한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천천히 한다.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이 동작을 하면 얼굴과 손에 따뜻한 열감과 찌릿찌릿한 기감이 느껴진다.  동작을 느리게 하여야 기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으며 동작을 빨리 하면 기감을 느낄 수 없다.
 
 수련은 1일 3회(아침, 낮, 저녁)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1일 1회만 하여도 건강에는 큰 효과가 있다. 아홉 번 상체를 숙이고 아홉번 곧추세우면 1회이다.

 

글 양운하

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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