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금기인 오신채, 봄 타는 덴 보약/수람선생의 먹기살기 1 김인곤의 먹기살기
2017.02.28 17:36 이길우 Edit
절집 금기인 오신채, 봄 타는 덴 보약/수람선생의 먹기살기 1
시절이 어수선하다. 애가 끓는다. 그래도 봄은 온다. 괜스레 피곤하고 입맛도 밥맛도 없다.‘봄나물이 좋다‘ 아니 ’봄철보양식으로는 전복죽이 최고다‘, 비타민이 어떻고 미네랄이 어떻고 추천음식이 넘쳐난다. 그러나 자연왈도(自然曰道)라. 해답은 바로 자연에 있다.
일 년을 하루와 비교하면 봄은 아침이다. 봄에 입맛을 잃는 것은 우리가 아침일찍 일어나면 밥맛이 없는 것과 같다. 당연하다. 우리 몸이 아직 수면모드에서 활동모드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겨울에는 음(陰)기운이 많아 모든 생물이 저장형 모드였다가, 양(陽)기운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활동형 모드로 바뀐다. 겨울동안 우리가 먹은 것은 주로 알곡과 무말랭이나 배추·무씨레기처럼 저장형으로 가공된 야채다. 인스턴트 음식도 대부분 가공된 저장형 음식이다.우리 몸이 저장형에 적응되어 있는 것이다.그러나 양기운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모든 알곡들은 활동형으로 바뀌어 싹을 틔워낸다. 그런데 몸은 아직 활동형으로 바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봄이 되면 우리의 내장기에 자극을 주어 하나하나가 기지개를 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추천한 봄철 보양식은 오신채(五辛菜) )라는 다섯가지 모듬나물이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파,마늘,부추,달래,자총이,유채,무릇 그리고 미나리새순 등이 그 대상이다. 향이 진해서 자극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중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 즉 우리민족의 전통색인 오방색으로 깔을 맞추어 겨자나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게 오신채모듬나물이다. 절집(佛家)에서는 오신채가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특별히 금한다. 왜 같은 오신채를 두고 우리 선조들은 봄타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보약이라고 하고 절집에서는 먹는 것을 금하도록 했을까? 그 이유는 오신채의 맛과 향이 오장육부에 자극을 주어 활성화시킴으로써 잠에서 깨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신 맛은 간과 쓸개를,쓴 맛은 심장과 소장을,단 맛은 비장과 위장을, 매운 맛은 폐와 대장을, 짠 맛은 신장과 방광에 자극을 준다.
실제로 한의학적으로도 마늘은 상시 복용하면 심장과 혈관질환에, 파는 소화와 해열·어독해소에, 부추는 간과 신장에, 달래는 위염·불면증·어혈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있다. 한 마디로 식욕을 돋우고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강장·강정제인 것이다. 오신채를 먹어 활력을 되찾게 되면 당연히 성욕도 강해진다.건강함의 상징이다. 그런데 바로 그 성욕이 수행자들에게는 엄청난 시련이 된다. 오신채가 봄타는 사람들에게는 보약이지만 절집사람들에게는 독약이 되는 이유다. 실제로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오신채에서 따온 용어로, 여인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신채기(辛菜氣)라 부르고, 성적욕망을 산기(蒜氣:마늘기운)라 하여 경계한다.
오신채가 최고의 봄철보양식이라는 사실을 안다해도 일상이 혼밥·혼술인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는 항상 차선책이 있다. 바로 오미자(五味子)차다. 시고 달고 쓰고 맵고 짠 다섯가지 맛이 같은 이치로 봄철 춘곤증을 이겨내는 비법이 된다. 손발이 찬 사람은 뜨끈하게.그렇지 않으면 차갑게 먹어도 좋다.
김인곤/수람기문 문주
김인곤은‘기(氣)와 전통의학’전문기자출신의 음양학 전문가.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이들의 모임인 수람기문의 문주이다. 현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만큼의 거리에서 세상을 그냥 바라보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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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에 기와 에너지 가득! 몸 수련을 통해 건강을 찾고 지키며 정신과 몸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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