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은 재천(在天)이 아닌 재아(在我) 건강칼럼

이길우의 건강 컬럼 1/인명은 재천(在天)이 아닌 재아(在我)

 

 몇일전 새벽에 눈을 뜨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행복하고 즐거우면 ‘기쁘다’는 표현을 쓰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순수한 우리말이라는 생각에 곰곰히 그 어원을 따져봤습니다. ‘기쁘다’와 명사형 ‘기쁨’은 어떤 이유로 그런 상태를 표현했는지, 이리저리 검색을 하고, 따져봤습니다. 어원 사전에도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평소 누구나 쓰는 표현인데, 누구나 기쁘고 싶어하는데, 그리고 기쁨을 주기 원하는데 말입니다.

 혹시 기(氣)와 관련이 있나 하고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기분’이 라는 단어는 분명 기(氣)와 관련이 있습니다. 기분은 기(氣)와 분(分)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기가 잘 나누어진다’는 뜻이지요. 몸에 기가 뭉치지 않고 잘 나누어져 퍼지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좋아진다는 경험에서 만들어진 단어일 것입니다. 우리가 운동하면, 온 몸에 기가 잘 퍼쳐 나가면 행복감이 든다는 뜻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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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 잘 돈다는 것은 혈액 순환이 잘 된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기쁨의 어원도 기(氣)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氣)를 뿜다’가 ‘기쁘다’로 변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에게 기 충만하면 나도 건강하고, 주변도 건강하게 만들면 그것이 바로 기쁘다는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러니 ‘기를 뿜다’의 명사형인 ‘기뿜’도 ‘기쁨’으로 변한 것이겠지요.

기(氣)는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지만 일상 생활에 깊숙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기운(氣運)이 없다’, ‘기가 차다’, ‘기가 막힌다’,‘기가 세다’, ‘기가 약하다’ 등의 개인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부터 천기(天氣) 지기(地氣) 이기(理氣)등 동양 철학과 음양 오행의 기본이 되는 개념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도 기의 기본은 에너지일 것입니다. 기(氣)라는 글자의 중심에 쌀미(米)자가 있는 것을 보면, 먹는 것이 기본이 돼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그 중심 개념으로 본 듯 합니다.

 쌀미자가 없는 기 부수는 땅에서 모락모락 수증기가 올라 구름이 돼 하늘에 길게 펼쳐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니 역시 역동적인 에너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내친 김에 <맹자>에서 이야기 하는 기(氣)를 보면 기의 개념을 더욱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맹자>는 “기는 몸을 가득 채운다.(氣體之充也)”라고 표현해 몸은 기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습니다. 몸은 수분과 혈액, 뼈대와 근육, 각종 장기로 이뤄져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기(氣)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봅니다.

 여러분은 기(氣)를 어찌 생각하시나요?  아마도 기운차고 기가 가득한 삶을 원하실 것입니다. 여기에서 건강을 이야기하는 고수들은 그야말로 기(氣)가 강한 이들이고, 주변에 기를 뿜는 이들입니다. 평생을 어찌하면 강한 기를 만들고, 주변에 퍼뜨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수련한 이들입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기(氣)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기를 강하게 하고 건강을 보듬고 싶은 것이 `기찬몸'을 만든 이유입니다. 다양하고, 신비한 전통의 건강법을 맛보시고, 익히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기쁨이 넘치는 삶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몸이 없으면 행복이 없습니다. 건강하지 않으면 기쁨이 없습니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아끼고 기가 충만하게 됩니다. 사유만이 아닌 행(行)이 있어야 합니다. “백견이불여일행(百見以不如一行)”입니다. 그냥 보지만 마시고, 몸을 움직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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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쉬는 동안 건강하게 살다가 죽은 것은 모든 이들의 바램입니다. 하지만 나의 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아는 것은 언젠가는 죽은 것입니다.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이자, 방향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습니다. 목숨을 연장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죽음이 왔을때 대범하게 받아들이라고 배웠습니다. 현대 물질문명은 의학의 발달을 가져왔고, 인간의 수명은 놀랍도록 길어졌습니다.
  이전엔 인간의 수명은 하늘에 달려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인간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고, 병을 피하고, 병이 내 몸에 생기면 각종 의학을 동원에 병으로부터 탈피합니다. 우리가 매일쓰는 칫솔은 인간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발명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간이 칫솔을 사용하면서 치아의 수명이 늘어났고, 나이들어서 고기를 계속 먹을 수 있어서 노화를 늦추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치아가 망가지는 것을 늦춰서 단백질 섭취가 나이 들도록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MIT 공대생들은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칫솔을 상위 발명품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칫솔을 쓰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할 것입니다.
 놀랍게도 예전에 선인(仙人)들은 일반인들이 인명이 재천이라고 할때 인명이 하늘이 아니라 나에게 달려있다고 믿었습니다. ‘나의 수명은 내손에 달려 있는 것이지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我命由我, 不由天)’이라고 믿고 많은 수련을 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전통양생법이 탄생했고, 발전했습니다.
 전설적인 도인들은 수백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중국의 팽조(彭祖)라는 이는 767세의 나이에도 소년의 혈색을 지니며 살았고, <황제내경>을 쓴 한의학의 시조인 황제 헌원씨의 스승인 광성자(廣成子)라는 도인은 1200세의 수명을 누렸다고 합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그 시대에 일반인보다 오래 살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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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도인의 공통점은 산에서 살았다는 것입니다. 신선 선(仙)이라는 글자가 인간이 산에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지금의 의학적 상식으로 해석하면 깊은 산속에서 골치 아픈 속세의 스트레스없이 맑는 공기를 마시며, 수련을 하며 살았으니, 일반인들보다 오래 살았을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좋은 음식을 먹고, 과학적으로 분석된 운동을 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발달된 의학으로 고장난 신체를 고쳐가며 살면 분명 수명은 연장될 것입니다. 그러니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은 ‘인명은 재아’라는 말로 수정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내 손에 있는 나의 목숨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머리로, 생각만으로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육체가 시들거나 병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신선들이 숲속 소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며 세월을 보낸 것이 아니라 나름의 건강술을 바탕으로 피와 땀을 흘려 노력한 건강한 노인들이라는 개념이 맞을 듯 합니다. 중국 천추전국시대에는 숲속에 살며 일반인들에게 건강술을 가르친 ‘신선가(神仙家)’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침과 뜸, 그리고 각종 의술을 습득한 건강 전문가 그룹으로 장생불사(長生不死)를 추구한 술사들이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건강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인명은 재천이라는 수동적인 운명론에서 벗어나 인명은 바로 나에게 달렸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몸을 움직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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