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세계 최초 자율주행트럭은 어떻게 달릴까 자동차교통

36-first-autonomous-truck-us-2015.jpg »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운행을 허가받은 벤츠의 자율주행트럭. 자율주행 시스템 단추를 누르면 트럭 상단부에 파란색 등이 켜진다. 사진 출처: freightlinerinspiration.com/

 

미 네바다주, 자율주행 트럭에 고속도로 운행 허가

 

 승용차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업체는 구글이지만, 트럭 부문에서만큼은 독일의 다임러가 선두에 서 있다.

지난해 7월 독일의 다임러(Daimler AG)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퓨처 트럭 2025’(Mercedes-Benz Future Truck 2025)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이 트럭은 당시 독일 마그데부르크 인근 아우토반(고속도로)에서 40여분간의 시험주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다임러는 이후 이 트럭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자사의 미국 브랜드인 프레이트라이너에 장착해, 미국 고속도로를 달리게 될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 트럭’(Freightliner Inspiration Trucks)으로 만들었다. 다임러는 독일에서 1만마일(16천킬로미터)의 주행 테스트도 마쳤다. 미국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적은 지역 가운데 하나인 네바다주가 이 차에 첫 반응을 보였다. 네바다주 정부는 5월 초 이 트럭 2대에 정식 도로 운행을 할 수 있는 허가증, 즉 번호판을 내줬다. 이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량 허가증이다.

바퀴 18개짜리 프레이트라이너 캐스캐디아(Freightliner Cascadia) 모델에 다임러가 개발한 하이웨이 파일럿’(Highway Pilot) 기술을 입힌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트럭은 어떻게 스스로 주행을 할까? 하이웨이 파일럿시스템에는 입체 카메라와 레이더 기술이 복잡하게 결합돼 있다. 두 요소들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이 차선 유지와 충돌 회피, 속도 조절, 제동, 핸들링 등의 기능을 작동시켜 안전한 자동주행을 구현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하이웨이 파일럿버튼을 누르면 자율주행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차 전면 상단부의 파란색 등이 켜지며 다른 운전자들에게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린다.

 

38-highway-pilot-technology-freightliner-inspiration-truck-autonomous-2015.jpg » 자율주행 트럭에 장착된 레이더와 입체카메라의 포착 범위.

 

2개의 레이더와 1개의 입체 카메라

 

트럭 앞범퍼에는 2개의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이 레이더들은 각각 주행 방향 앞쪽의 장거리 지역과 단거리 지역을 살핀다. 장거리 레이더는 좁게 멀리 내다보는 역할을 한다. 트럭 좌우 18도의 시야각으로 전방 250미터(820피트)까지 살핀다. 단거리 레이더는 혹시라도 트럭 앞쪽으로 뛰어드는 차량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좌우로 넓게 살핀다. 좌우 130도 시야각으로 전방 70미터(230피트) 안에 있는 물체들을 살핀다. 트럭 전면부의 와이드 스크린 상부에는 중거리 입체 카메라가 있다. 카메라의 포착 범위는 거리 100미터(328피트), 좌우 시야각 45, 상하 시야각 27도이다. 이 카메라는 차선을 인식해, 그 내용을 하이웨이 파일럿 시스템의 차선안내용 핸들조작 기어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37-highway-pilot-technology-freightliner-inspiration-truck-autonomous-2015.jpg » 자율주행과 관련한 장치들이 부착된 위치.

 

백미러 필요 없어…대시보드의 디스플레이는 탈착 가능한 삼성 태블릿

 

트럭 외부에는 작은 카메라들이 여럿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현재 차량 외부에 큼지막하게 불쑥 튀어나와 있는 백미러를 대신해, 차 주변을 전방위로 살피면서 시야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이는 그만큼 공기저항을 줄여 연료효율을 1.5%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현재로선 네바다주 운행 규정상, 지금과 같은 형태의 백미러도 함께 장착돼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이런 시스템을 활용해 고속도로의 정해진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앞 차와의 거리를 알아서 유지한다. 인스피레이션 트럭이 유지하는 차간 거리는 3.5초간 달릴 수 있는 거리이다. 교통혼잡 시간대에는 -스톱기능(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기능)을 사용한다. 대신, 운전자는 언제든지 하이웨이 파일럿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 차가 도로공사나 기상악화 같은 사정으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때는 운전자가 신속히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커다란 최신형 대시보드에는 최첨단 계기판과 여러 카메라에서 보내오는 영상들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는 트럭 주행을 통해 얻는 데이터와 운전자 간의 소통 수준을 크게 높여준다. 탈착이 가능한 이 디스플레이는 삼성의 태블릿 피시로, 앱을 통해 유튜브 동영상이나 전자책 등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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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사고 태반은 운전자 피로 때문…자율주행 시스템은 지치지 않는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트럭 충돌사고의 90%가 사람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운전자의 피로 탓이다. 다임러 운영이사인 볼프강 베른하르트(Volfgang Bernhard) 자율주행 시스템의 장점에 대해 절대 지치지도, 산만하지도 않으며, 항상 100%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스피레이션 트럭은 엄밀히 말해 아직은 반자동이다. 비상시엔 언제든지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운전자가 탑승하기 때문이다. 또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운전자가잠을 자는 등 일반 차량에서 금지된 행위는 자율주행 트럭에서도 금지된다. 운행 지역도 현재로선 네바다주로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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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수송량은 늘고 운전자는 부족해진다

 

그럼에도 다임러가 적극적으로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화물수송량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운전기사 공급은 갈수록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임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세계 육상화물 운송량은 지금의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사람들은 고된 트럭운전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구나 이런 일을 맡기에 적임자인 젊은이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운전할 사람이 부족해지면, 차도 팔 수 없게 된다. 이는 자동차업체들엔 무덤으로 가는 길이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나온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 개발이다.

미국 트럭조합쪽은 인스피레이션의 자율주행 기술이 운전기사의 노동 강도를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대효과 중 일부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트럭 운전기사의 기본 업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다임러 쪽은 미래의 트럭 운전기사는 단순한 운전자가 아니라 물류 담당 매니저로 역할이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운전에서 손을 떼는 그 시간에 물류 관리라는 새로운 업무가 부여되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트럭 제조업체와 구매업체의 이해관계가 이 대목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듯 맞아떨어진다.

 

 

 

 출처

http://www.freightlinerinspiration.com/

http://www.etnews.com/20150508000202

http://www.tomsguide.com/us/self-driving-truck,news-20905.html?cmpid=NL_TND_weekly_201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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