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래학회가 선정한 '10대 미래 예측' 미래이슈

   800px-The_world_we_want_(8145498728).jpg » 27명의 전문가들로 짜여진 유엔의 ‘고위급패널(HLP : High Level Panel)’. 2012년 7월 출범한 이 패널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주제로 유엔밀레니엄프로젝트가 끝나는 2015년 이후의 지속가능한 세계 대안을 검토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세계미래학회, 가장 도발적인 예측 `톱10' 선정

"미래는 정해진 게 아니다"…반대 흐름도 소개

 

세계미래학회(WFS)가 발행하는 격월간지 <퓨처리스트>에는 특정 시점의 미래 모습에 대한 다양한 예측들이 매번 실린다. 잡지 편집진은 해마다 한 해 동안 소개된 미래 예측 가운데 가장 도발적인 것들을 선정해 ‘전망(Outlook)’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다.
 올해도 역시 지난 12개월 동안 잡지에 소개된 다양한 예측들 가운데 ‘톱 10’을 선정해 11~12월호에 발표했다. ‘톱 10’ 선정 기준은 편집진이 보기에 흥미가 있어야 하며, 실현될 경우 영향력이 커야 하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것이라고 편집진은 밝혔다. 한마디로 객관성보다는 편집진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뽑았다는 얘기다.
객관성 대신 주관적 기준을 적용한 이유는 뭘까?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의 산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잡지 편집진은 “미래 예측을 평가하는 더 나은 방법들이 있지만, 우리는 미래에 무엇이 일어날 것인지 말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퓨처리스트> 편집진은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의 상당수가 예측에 대해 마치 내비게이션의 위치정보처럼 확실성을 부여하려 한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들은 ‘전망 2014’라는 이름으로 선정한 ‘미래 예측 톱 10’에서 각 항목별로 선정 이유와 별도로, 예측 내용과 반대되는 흐름을 곁들여 설명했다. 미래는 잠재성과 가능성 그 자체로 다룰 때 좀더 흥미롭다는 게 이 미래학자들의 조언이다.

 Smile_You_Are_On_Camera.jpg » 사물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Wikimedia Commons.

 

1. 빅 데이터가 당신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우리 주변의 사물들이 컴퓨터로 우리의 모든 걸 인지하고 알려주게 될 것이다. 이른바 ‘사물인터넷’이다. 전자태그(RFID), 감시 카메라, 무인비행기, 위치추적 소셜미디어 등의 센서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이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지 알려준다. 이 방대한 데이터 흐름이 서비스, 플랫폼, 프로그램으로 통합돼 사람들의 삶과 미래에 어떤 방향을 제공해줄 것이다.

 선정 이유 : 이미 분수령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숫자가 2008~2009년에 세계 인구 수를 능가했다. 2020년 세계 인구는 76억에 이르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는 500억개에 이를 것이다. 이들 기기를 통해 한 사람의 일상생활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데이터 양은 대략 180만 메가바이트에 이른다.
 데이터 중개기업들은 이 정보를 판매자나 기업에 보낸다. 구글나우 같은 서비스는 당신이 준 데이터를 토대로 당신에게 적합한 것들을 추천한다. 캘리포니아의 에스리 같은 지리정보 서비스 회사는 이 정보를 위치정보와 결합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사물들이 당신과 상호교류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향후 이런 데이터들이 결합해 더욱 예측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빅 브러더'인가 `빅 데이터'인가

 

 반론 : 사생활의 소멸 문제를 간과했다. 사물인터넷이 당신에 관한 정보를 모으면 그 정보는 공유된다.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많은 의문을 던질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8%가 인터넷과 관련한 현행법규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적절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사물인터넷의 모습은 빠르게 진화해 가고 있다. 지난 7월 세계미래학회 총회에서 ‘어린이 1명 당 1대의 노트북을(The One Laptop per Child·OLPC)’운동 주창자인 MIT 미디어랩의 니콜라스 네그로폰데는, 자신이 오랫동안 언급해온 사물인터넷 비전은 이제 거의 길가에 버려진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대신 사람들은 스마트폰 앱에 기반한 생태계가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Reed-passenger-pigeon.png » 무분별한 사냥으로 100년 전 멸종한 북미 대륙의 나그네비둘기. 위키미디어 코먼스.

 

 2. 우리는 최근 소멸한 종을 부활시킬 것이다
 과거 북아메리카 대륙을 누비고 다녔던 ‘나그네 비둘기’(passenger pigeon)는 멸종 100년만에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 <퓨처리스트> 9~10월호에서 유전학자 벤 노박은 1914년에 멸종한 이 비둘기의 복원 전략을 설명했다. ‘위대한 귀환’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프로젝트는 다섯개 단계로 돼 있다.
 첫째는 비둘기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해 분석한다.
 둘째는 비둘기를 만들어내는 데 쓰일 세포를 만든다.
 셋째는 합성 DNA로부터 비둘기 게놈을 만든다.
 넷째는 변형세포를 이용해 우선 키메라(복수 유전적으로 다른 세포를 갖는 동물)를 만들고 마침내 비둘기를 복원한다.
 다섯째는 이 비둘기를 야생으로 돌려보낸다.
  

종의 복원은 과거를 살리고 미래를 죽이는 건 아닌가


선정 이유 : 마지막 위대한 희망과도 같은 꿈이기 때문이다. 종의 소멸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경우 우리는 수백년 안에 대규모 멸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유시버클리대 생물학자인 앤서니 바노스키는 말한다. 지금은 6번째 대멸종기에 있으며, 이 시기에 지구 생물의 75%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꽃가루받이를 해주는 새와 곤충 등 몇몇 결정적 종들의 소멸은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칼 짐머 박사는 최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마이클 크라이튼(영화 <쥬라기 공원>의 원저자)류의 종 복원 과학에 태클을 걸었다. 공룡 DNA는 너무나 오래 전 것이어서 다시 활성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매머드는 상황이 좀 낫지만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종 복원의 가장 좋은 후보는 나그네 비둘기처럼 최근 인간에 의해 사라진 종들이다.  
 
반론 : 노박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5억개 DNA 중에서 약 절반은 박테리아다. 인간은 이 중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작은 부분은 그 기원을 알 수 없다. 이는 지구의 모든 생명체 DNA를 해독하기 전에는 풀 수 없는 문제다.”  어쩌면 이것은 빅데이터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누가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나 보수주의자들은 종 복원 문제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포함해 매우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다.


 375127836_24ef15f878.jpg » 세계 인구의 지역별 비중을 표현한 모형. flickr.com
 

3. 2020년에 인구가 줄어들 것이며, 그에 따라 부도 줄어들 것이다
2020년 인류의 절반은 사망률보다 출생률이 낮은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원인은 수명 연장과 신생아 감소다. 각국은 은퇴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조세 수입과 노동력은 줄어드는 문제와 씨름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어떻든 살아남겠지만 국내총생산(GDP)은 크게 줄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선정 이유 : 인구 문제에 대한 거시적 설명은 1972년 <성장의 한계> 출간 이후 별달리 변한 것이 없다. 즉, 세계 인구 증가는 지속가능하지 않고,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자원고갈이라는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가장 최근의 유엔 예측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50년에 96억에 이른다. 만약 인류가 오늘날의 미국인들처럼 자원을 소비한다면 지구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왜 어떤 나라는 인구가 늘고 어떤 나라는 인구가 줄까. 답변은 간단하다. 농업 경제에서 산업 경제로, 다시 지식경제로 바뀜에 따라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경제적 자산이 아니게 됐다.

사람의 수는 경제적 자산인가, 경제적 부담인가

 

케빈 켈리는 IT전문 웹진 <와이어드>에서 이런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기술적으로 발전된 사회일수록 아이를 갖는 부부는 줄어든다.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쉬울수록 대가족에 대한 욕구는 줄어든다. ”
기술적으로 매우 앞선 나라인 일본이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39로 세계 최저수준인데다, 5명중 1명이 65살 이상인 세계 2위의 고령화 국가다.
유엔의 인구 전망은 미래의 식량 문제를 생각하게끔 한다. 왜냐하면 인구는 매우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는 고정돼 있는 게 아니다. 아프리카의 기술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일본에서와 같은 사회경제적 현상이 일어난다면 미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반론 : 국제에너지기구의 현재 전망대로라면 2030년에도 아프리카의 42%,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48%에는 아직 전기 공급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보기술의 급속한 확산은 현실성이 없다.

 

PET_scan-normal_brain-alzheimers_disease_brain.png » 정상인의 뇌(왼쪽)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위키미디어 코먼스. 

 4. 의사들은 뇌 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뇌를 관찰할 것이다
 뇌 촬영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루게릭병을 포함한 다양한 뇌 질환이 발병하기 10~15년 전에 일찌감치 잠재적 환자들에게 경고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약대는 환자의 몸과 뇌 안에서 뇌 질환에 대한 화학적 표식을 구별해내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좀 더 일찍 대응을 시작한다면 질환의 발생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선정 이유 : 아버지세대들에게 영향을 끼칠 문제이기 때문이다. 2050년 85살 이상의 미국인 중 절반이 알츠하이머에 감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인구 수로는 1300만명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를 단계별로 대응할 수 있다면 이는 노인 건강관리에서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랜덜 베이트맨(Randall Bateman)은 <퓨처리스트>에 게재한 글에서 “지금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마지막 몇년 동안만 처치하고 있는데, 이는 최선의 치료 전략은 아니다”고 말한다.
 
반론 : 몇몇 실험적 치료법들이 알츠하이머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를 나타냈지만, 질환을 완치하는 것은 아직도 아주 멀게 보인다.


  Getaround_cover.jpg » 2012년 미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카쉐어링 서비스 업체인 겟어라운드가 서비스 시작 홍보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sustainablebusinessoregon.com.


5. 물건을 사고 소유하는 것은 철 지난 일이 될 것이다
주택, 자동차, 음악, 책 시장은 공통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젊은 사람일수록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빌려 쓰려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도 건물 신축보다는 나눠 쓰려 할 것이고, 집도 구입하기보다 임대하려 할 것이다.
 
선정 이유 : 메가트렌드이다.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의 증가가 기술을 지렛대로 공유경제를 만들어간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미국 대학 졸업생의 약 절반은 실직 또는 불완전취업 상태에 있다. 게다가 이들은 등록금을 대느라 대학에 다니는 동안 평균 2만7천달러의 빚을 진다. 유럽의 젊은이들은 미국 학생들보다 빚은 적지만 실업률은 더 높다. 예컨대 스페인에서는 25살 이하의 약 절반이 실업자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가처분 소득이 적다. 그래서 이들은 애플 아이폰을 사기 위한 줄은 서지만, 집을 사기 위한 줄은 서지 않는다.
 

공유 경제의 확산은 경제 침체기의 일시적 유행 아닌가

 

높은 실업률은 공유 경제를 낳는다. 앱을 이용한 차 공유 서비스인 겟어라운드(Getaround)가 그런 사례다. 차를 소유한 사람은 빌려줄 사람을 선택한 뒤, 그에게 자신의 차 열쇠 코드번호를 보내준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코드번호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반론 : 경제는 회복될 것이다. 그러면 가처분 소득은 늘어나 공유 현상은 사그러들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2015년까지 실업률이 6.5%를 웃돌 것으로 예측한다.


dwave_ones_in_the_lab_large.jpg » 세계 최초의 시판 양자컴퓨터인 ‘디-웨이브 원(D-Wave One)’. 미 항공우주국과 구글이 이 컴퓨터를 구매했다. dwave.com  


6. 양자 컴퓨터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길을 열 것이다
종래의 컴퓨터는 사람과 달라서 어떤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조디 로즈(Geordie Rose)는 말한다. 그는 2011년 캐나다 디웨이브시스템스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양자컴퓨터라는 ‘디-웨이브 원(D-Wave One)’을 만든 사람이다. 10~15년 후에는 진정한 인공지능이 가능할 것이라고 로즈는 말한다.

 

선정 이유 : 오랜 숙원의 해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양자 컴퓨터를 어디에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디웨이브원’이 서버 회사보다 에너지를 덜 쓰면서도 그만큼의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2013년 봄 미 암허스트대와 캐나다의 시몬 프레이저대 연구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디웨이브 시스템은 기존 컴퓨터 시스템보다 3600배나 빠르다. 인텔의 기술책임자이자 다르파(DARPA, 방위고등연구계획국) 이사인 로버트 코웰에 따르면 실리콘 기반의 트랜지스터 과학은 2022년 혁신의 한계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양자 컴퓨터는 컴퓨터 과학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우리 눈 앞에 있는 그 양자컴퓨터는 진짜 양자컴퓨터일까


반론 : 양자 컴퓨터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예컨대 기존의 비트는 0과 1, 두 가지 숫자로로 표현됐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를 구성하는 정보단위인 큐비트(qubits)는 1, 0, 또는 둘 다 나타낼 수 있다. 큐비트들이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그 복잡한 양자컴퓨터가 이렇게 쉽게 실현될 리 없다며, 디웨이브가 채택한 양자 컴퓨터 방식의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다.

 

 750px-Falkland_TMO_2008013_lrg.jpg » 남미의 영국령 포클랜드섬을 에워싸듯 바다에 떠 있는 식물성플랑크톤 무리들. 위키미디어 코먼스.  


7. 식물성 플랑크톤의 죽음이 바다 생태계를 더 파괴시킬 것이다
 작은 해양 식물들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그래서 지구 온난화는 이들의 번식에 큰 위협요인이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 결과로는 세계 식물성 플랑크톤의 40% 가까이가 이번 세기말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선정 이유 :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이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탄소를 산소로 바꿔주는 점에서 바다의 열대우림과 같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들의 감소는 지구 온난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대양은 인류가 생산한 이산화탄소의 23%를 이미 흡수했다. 이것이 우리가 아직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계속해서 바다를 탄소 쓰레기장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바다가 더워지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만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사에 영향을 미칠까


반론 : 바다는 극히 역동적인 시스템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바다에 주는 영향의 총량을 알지 못한다. 이 예측이 나온 지 얼마 뒤 미 항공우주국의 위성들은 남극대륙 인근 바다에서 거대한 식물성 플랑크톤 무리를 발견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온도 변화에 극히 민감하다. 그러나 우리가 고려해야 할 좀더 많은 것들이 있다.

 

 Cricklade.JPG » 과학의 복잡성이 커짐에 따라 시민과학자들의 역할은 커질까, 작아질까. www.open.edu

 

8. 과학의 미래는 아마추어들에 달려 있다
과학적 연구에서 자원자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이른바 ‘시민과학’은 대형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선호하는 모델이 돼가고 있다.

 

선정 이유 : 피플파워의 잠재력 때문이다.  시민과학운동단체 ‘아메리칸 것 프로젝트(American Gut Project)’, 코넬대 조류연구실, 미국 로켓 아카데미, 미 해군, 미 항공우주국은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발견에 도달하기 위해 시민과학을 이용하는 기관들이다. 그리고 이는 과학적 발견을 촉진했다.
  

복잡해지는 과학에서 아마추어는 오히려 오류를 초래하지 않을까

 
반론 : 시민과학자들은 전문가와 비교할 때 낮은 성과를 낼까. 꼭 그렇다고 할 수만은 없다. 5만3천여 지점의 구글 지도 이미지를 판별해내는 시험에서 전문가들은 69%의 정확도를 보였다. 반면 시민과학자들은 62%의 정확도를 보였다.
과학은 갈수록 학제간 연구가 주류가 돼가고 있다. 하지만 개별적 학문의 영역은 갈수록 전문화돼 가고 있다. 공부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더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게 됨에 따라, 시민과학자들은 통찰력을 제공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예컨대 자신을 과학자로 칭하고 크로모솜 데이터에 꼬리표를 붙이는 데 주말을 보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인 논문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또한 적절한 연구조사 방법에 대한 지도를 받지 못함으로써 시민과학자들은 엉뚱한 결과물을 낼 수도 있다. 


 131001_FT_Prediction09Mars_jpg_CROP_original-original.jpg » 화성 탐사 로봇이 찍어 보낸 화성 표면. 미 항공우주국. slate.com서 재인용.

   
9. 핵융합연료 로켓이 화성으로 가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것이다
우주 탐사는 로켓에 얼마나 많은 연료를 실을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 현재로선 연료 무게 때문에 우주 공간을 마음껏 날아가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이런 상황에 조만간 변화가 올 수 있다.
 미 워싱턴대 연구진은 핵융합기술을 이용해 빛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는 핵융합 로켓 개발 계획(Fusion Driven Rocke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고리 형태의 자기장을 만들고, 그 안에 플라즈마(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를 가둬놓을 수 있는 핵융합 반응기를 고안해 냈다. 핵융합 재료인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기둥 모양의 반응기에 주입한 뒤, 여기에 전자파를 쏴서 핵융합을 일으켜 플라즈마를 만들어낸다.
  
선정 이유 : 대중적 관심도가 높은 분야다. 현재의 로켓 기술로 7000만km 이상 떨어져 있는 화성에 갔다 오려면 최소한 500여일이 걸린다. 워싱턴대 우주항공학 교수인 존 슬로우는 핵융합 추진 시스템을 이용하면 여행기간을 30~90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가 고안한 고리 모양의 자기장은 로켓 안에 있는 승객들을 대량의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다.

 
핵융합연료 개념도.jpg » 핵융합연료 개념도. newscientist.

판도라의 상자가 그렇게 쉽게 열릴까 

반론 : 핵융합은 워낙 큰 주제여서 이런 작은 공간에서 다루기엔 벅차다.  미국의 저술가인 찰스 자이페(Charles Seife)는 사람들이 핵융합 문제에 냉소적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핵융합이 관심이나 중요도가 높고, 몇년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핵융합이 실제로 현실이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 다른 연구자들은, 자기장을 이용해서 인간을 무수한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시기는 일러야 2020년으로 예측한다. 러더포드연구소의 루스 브램폼드(Ruth Bramformd)는 몇년 전 <피지컬 월드>에서 “등에 로켓이 든 작은 깡통을 짊어지고 화성으로 날아가는 것은 전혀 안전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613px-UHVSTMinside.jpg » 시료의 미세한 구조를 파악하는 데 쓰이는 현미경 `UHV STM'. 위키미디어 코먼스.

 

10. 자동 정밀제조가 기계, 인프라 등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줄 것이다
태양전지에서 컴퓨터에 이르는 모든 원자 단위의 생산은 제조업에 놀라운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 
 
선정 이유 : 조용한 혁명이기 때문이다. 나노기술 전문가인 에릭 드렉슬러(Eric Drexler)는 <퓨처리스트> 9~10월호에 나노기술의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원자 정밀제조’라고 이름붙인 그 방식이 가져다 줄 진짜 이점은 1990~2000년대의 나노테크 과대포장보다 덜 요란스러우면서도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모든 제품, 부품이 오늘날보다 싸고 가볍고 강하고 질긴 재료들로 돼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리 되면 기계는 더 안전해지고 효율은 더 좋아지고 쓰레기는 덜 나오고, 컴퓨터 능력은 더 좋아지고, 전력은 덜 쓰게 될 것이다. 또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공급 체인이 필요없어지면서 제조, 판매, 구입 방식도 바뀌게 될 것이다. 머지 않아, 3D 프린터를 갖춘 기업가들이 세계적 수준의 전자제품들을 시장에 쏟아낼 것이다. 그것도 하룻밤새에 대량으로. 이것이 맥킨지가 나노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자동 정밀제조를 10년후 가장 파괴적인 기술 중 하나로 선정한 이유다.

 

주판알을 튕기는 음험한 미래꾼들의 농단은 아닌가

 

반론 : 역사는 반복된다. 어떤 질문이나 연구도 과대포장이나 허황된 약속에 자신을 내맡기지는 못한다. 드렉슬러가 말했듯이 1990년대 초에는 ‘나노기술’이라는 이름만 붙여도 투자를 받아내는 건 떼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내용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우리는 다시 그런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퓨처리스트>는 자신들이 선정한 10개의 예측을 살펴보고 나면, 자신들이 미래의 모습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해, 서로에 대해, 그리고 기술에 대해 더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를 대하는 미래학자들의 진지한 자세가 행간을 통해 읽히는 대목이다.

 

출처

http://www.slate.com/articles/technology/future_tense/2013/10/futurist_magazine_s_predictions_on_quantum_computing_big_data_and_more.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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