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연꽃 게놈 해독, 1300년 장수 비밀 풀리나 생명건강

 01382431_T_0.jpg » 연꽃. <한겨레> 김정효 기자  

 미국과 중국, 호주, 일본의 과학자 70명으로 구성된 한 연구팀이 연꽃(Nelumbo nucifera) 게놈 서열의 86% 이상을 해독했다.
 연꽃은 유전적 결함을 고쳐 재건시키는 강력한 유전체계를 갖고 있어 노화 방지의 비밀을 갖고 있을 것으로 학계가 추정하고 있는 식물이다. 연꽃은 중국에서 순결과 장수를 뜻하는 식물로 통하며, 이 연구팀은 지난 1990년대 초반에 중국에서 1300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해온 연꽃 씨앗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팀의 일원인 미국 UCLA의 제인 쉔-밀러 박사는“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분자 생물학은 연꽃 유전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 동안 유전자 작동을 어떻게 껐다 켰다 하는지, 연꽃 식물의 씨앗은 왜 1300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좀더 쉽게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이 연꽃이 제공할지도 모를 노화방지의 비밀을 캐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연구저널 <게놈 생물학>에 발표됐다.
 쉔-밀러 박사는 연꽃의 유전자 재건 메카니즘이 인간이나 수명이 몇년에 불과한 곡물, 예컨대 쌀 옥수수 밀 같은 것들로 옮겨질 수만 있다면 인간의 노화 방지에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연꽃 유전자의 재건 메카니즘과 생화학적, 생리학적 및 분자 속성을 속속들이 알아야 하지만 말이다.
 앞서 쉔-밀러 박사팀은 1990년대 초에 중국 북동부의 한 호수바닥에서 거의 1300년이나 된, 살아 있는 연꽃 씨앗을 발견했다. 많은 식물들의 씨앗 수명이 불과 20년 미만으로 알려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놀라운 발견이었다. 1996년엔 중국의 랴오닝성(요녕성) 지역을 방문했는데 거기서 나이가 450~500년 정도된 약 100개의 연꽃 씨앗을 수집했다. 놀라운 것은 생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수집한 연꽃 씨앗의 80% 이상이 발아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연꽃이 수백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생겼을 발아 결함을 극복하고 재건할 수 있는 강력한 유전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뜻한다고 쉔-밀러 박사는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크리스틴 블레이비-하스 UCLA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그러나 연꽃의 유전자 재건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이 인간 건강에도 적용될 수 있는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세 단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단계는 게놈의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 것이고, 2단계는 이들 유전자중 장수에 영향을 끼치는 것과 유전자 손상 복구를 담당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세번째 단계는 앞의 두단계에 성공할 경우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지질학적 기록상 신성한 연꽃은 공룡이 지구를 휩쓸던 1억3500만년전부터 서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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