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2025년 로봇이 일자리를 장악할까 로봇AI

Rethink-Robotics-Baxter.jpg » 공장 조립라인에서 사람과 협력해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리싱크 로보틱스의 작업로봇 '백스터'(Baxter). Rethink Robotics 제공

 

 퓨리서치, 각계 전문가 1896명 대상 조사

 

 여러 산업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로봇에 대한 찬사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올 3월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지진 기사를 최초로 내보낸 것은 로봇이었다. 미 지질조사국의 지진 경보 데이터를 토대로, 경보 내용에 맞춰 기사를 작성토록 구축해 놓은 <LA타임스>의 기사 자동작성 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AP통신 같은 언론사에선 기업 결산 발표 기사를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언론사 경영진은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해소해주기 위해 로봇을 도입한다고 말하지만, 사람들한테서 신문기자는 소멸하는 직업군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로봇은 정녕 인간의 일자리를 송두리째 빼앗아갈 것인가. 현대사회에서 일자리의 상실은 생존 기반을 잃는 것과 같다. 로봇이 고용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그래서 미래학의 핵심 논쟁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인 퓨리서치(Pew Research)가 과학자, 개발자, 기업 임원 등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설문에 응답한 1896명 가운데는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연구원 조너선 그루딘, 세일즈포스닷컴 수석과학자 JP 랑가스와미, <뉴욕타임스>의 과학 선임기자 존 마코프 등 유명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03533189_P_0.jpg » 가전기기를 다루고 음식 나르기 같은 심부름을 할 수 있는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마루-제트’(오른쪽)가 컵과 빵을 옮겨 쟁반에 담는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0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센터에서 개발한 로봇이다. 박종식 한겨레신문 기자

 

"일자리 빼앗을 것" 48%, "그렇지 않을 것" 52% 팽팽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의견이 48%,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2%였다.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가 통계적 대표성을 갖추고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답변자들의 응답 분포는 로봇과 일자리 문제가 그만큼 갈피를 잡기 어려운 주제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퓨리서치는 설문 조사 결과가 담긴 ‘인공지능(AI), 로봇공학, 그리고 직업의 미래’(AI, Robotics, and 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기술 진화에 대해서는 거의 일치된 의견을 보였지만,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전이 다음 10년에 걸쳐 경제와 고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확연히 나뉘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에서 전문가들에게 주어진 질문은 “인공지능과 로봇은 2025년까지 그들이 새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빼앗을까”였다.
 비관론을 펼친 48%의 응답자들은 블루칼라는 물론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크게 빼앗아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소득 불평등의 심화를 초래하고 사회질서를 동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낙관론을 펼친 52% 역시 현재 사람들이 수행하는 많은 일들을 2025년까지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이들은 그러나 인간의 창의성은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생활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 근거로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진행된 자본주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술 발전은 일자리를 계속 늘려왔다는 점을 들었다.
 주목할 것은 두 그룹 모두 현재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고용시장에 대한 기술의 영향과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사회구조, 특히 교육제도가 사람들이 미래의 직업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준비해가는 데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이들은 로봇의 확산이 그동안의 고용-사회 관계를 재평가, 재구축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예컨대 소기업 또는 장인들에 의한 소규모 생산방식이 다시 주목을 받거나, 사람들이 더 많은 여가와 자기계발 시간을 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google1.jpg » 구글이 자체 설계 제작한 꼬마 무인차. googleblog.blogspot.kr


 낙관론자들의 5가지 논점

 

퓨리서치 보고서에 담긴 전문가들의 다양한 답변들은 로봇과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먼저 로봇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거나 최소한 빼앗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자. 세일즈포스닷컴의 수석과학자 JP 랑가스와미의 예측은 이렇다.
 “교육과 기술 혁명으로 인해 노동의 성격 자체가 급진적으로 바뀔 것이다. 다만 이는 교육과 기술, 그리고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은 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떤 일자리들은 인공지능과 로봇 ‘이민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이다. 그러나 더많은 일자리가 창의성과 기획이 필요한 활동 부문에서 더 많을 일자리가 새로이 생겨날 것이다.”
 랑가스와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첫번째 논점은 역사적으로 기술은 일자리의 파괴자가 아니라 창조자였다는 것이다. 구글 부사장이자 인터넷 전도사를 자임하는 있는 빈트 서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되묻듯이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조너선 그루딘 수석연구원은 “세계 인구가 수억명인 시대엔 수억개의 일자리가 있었다. 실업자는 언제나 있었지만 인구가 수십억에 이르렀을 때엔 수십억개의 일자리가 있었다. 할 일이 있는 것이 부족한 때는 없었으며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를 이끌어온 프레드 베이커는 “자동화의 진전은 일자리를 바꿔왔지 일자리를 줄이지 않았다. 예컨대 차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차는 차선이 없는 도로에서는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자동화 시스템은 그 고유의 목적을 위한 일에서는 작동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지만 2025년까지 인류가 집단으로 은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낙관론자들이 주장하는 두번째 논점은 기술 발전은 기존의 일자리와 산업을 빼앗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와 산업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미 매릴랜드대 컴퓨터과학 교수인 벤 슈나이더만 역시 할말이 많은 듯하다. “첨단의 유저 인터페이스, 동영상과 음악의 전자적 유통, 좀더 똑똑한 소비자 같은 요인들은 일자리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이들은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고, 기업의 소셜미디어를 입안하고,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낸다. 개선된 유저 인터페이스, 새로운 서비스, 참신한 아이디어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과학 선임기자인 존 마코프는 “전망하기에 너무 어려운 문제다. 다음 10년 동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15년 전으로 돌아가보면, 그때 과연 누가 검색사가 주요 일자리가 될 줄 생각이나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2014-08-21 09;28;53.JPG » 대표적인 인간형 로봇 아시모의 발전 과정. 198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십여차례 변신을 해왔다. 혼다 제공.

 

낙관론자들의 세번째 논점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들은 많다. 예컨대 사고력, 창의력, 종합력, 문제해결능력, 혁신 능력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은 사람들로 하여금 반복업무에서 벗어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말을 하는 자동차, 노인의 거동을 돕는 로봇, 어머니에게 전화걸 것을 알려주는 앱을 갖고 있다. 이 앱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고 꽃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앱은 어머니와 정서를 나누지는 못한다.”(미디어심리학연구센터의 파멜라 루틀레지 소장)
 오하이오주립대 조교수인 마이클 글래스먼은 “인공지능이 하는 일과 사람이 하는 일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는 비판적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네번째 논점은 다음 10년 동안 이뤄질 기술의 발전은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데이비드 클락은 “자동화가 서비스 일자리에 침투하는 큰 흐름이 있다. 이 트렌드는 서비스산업에 새로운 기술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12년 안에 자동화기기가 진정한 자동화를 이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개입 정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다만 자동화 덕분에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정도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릭슨의 인터넷 전문가인 재리 아코 역시 “2025년까지는 12년밖에 남지 않았는데(설문 시점이 2013년 말) 이런 기술 중 일부는 현장에 배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라고 말했다.
 다섯번째 논점은 사회적, 법적 구조가 고용에 대한 로봇의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셔틀워스재단의 대표위원인 앤드루 렌스는 경제의 기본 작동원리를 언급했다. “경제의 기본은 기업가는 수요가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상품이 필요한 사람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경제를 원하는 나라라면 국민 대다수가 일자리를 갖고 있기를 원할 것이다. 상품 구매시 지불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 나라는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테나시티5 미디어(Tenacity5 Media)의 제오프 리빙스턴 사장은 “로봇과 인공지능은 사회적 도약을 뜻하므로, 진화하듯 움직여갈 것이다. 기술은 준비돼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아직은 준비돼 있지 않다”는 말로 에둘러 답변했다.
 

terminator-5-and-6.jpg »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로봇 전사들. http://screenrant.com/terminator-5-and-6-story-ideas-kofi-45121/


 비관론자들의 논점 2가지

 

 반면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빼앗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비관론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비관론자들의 첫번째 논점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박탈이 이미 진행중이며, 사정은 더 나빠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REX 설립자인 제리 미챌스키는 자동화를 소설 <해리 포터>에서 해리의 부모를 죽인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에 비유했다. “아무도 이름을 부르고 싶어하지 않는 무서운 힘”이라는 것. 명예의 전당 회원이자 인터넷 전문가인 마이크 로버츠는 “실질적 업무능력을 갖춘 전자인간 아바타는 수십년이 아닌 수년 내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두번째 논점은 로봇의 확산이 소득 불평등이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버크먼센터 펠로인 저스틴 라이히는 “로봇과 인공지능은 점차 반복적인 업무들을 대체해나갈 것이다. 장인, 공장 노동자, 법률가, 회계사들이 수행하는 복잡한 반복적 업무도 그렇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에는 톱클래스만 남을 것이고, 중산층은 하층으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기가옴 리서치의 스토위 보이드 수석연구원은 “자율주행 승용차와 트럭은 택시, 트럭 운전기사의 즉각적인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차 소유를 급감시켜 자동차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도시의 차량 중 70%는 아마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2025년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뭘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08-20 11;40;59.JPG » 2062년의 생활을 그린 1960년대 애니메이션 <우주가족 젯슨>에는 가정 도우미 노릇을 하는 로봇 '로지'(Rosie)가 등장한다. 유튜브 캡처.


낙관론자, 비관론자가 공감하는 논점 2가지

현재 교육체계론 안된다, 노동 개념이 바뀐다

 

 그러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그룹이 인식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다. 우선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차세대 노동자들을 육성하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다. 인터넷 사회학자인 하워드 레인골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남겨둘 일자리는 사고와 지식을 요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최상의 교육을 받은 인간만이 기계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학생들을 줄 세워 앉혀 놓고 수업 내용을 암기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20세기형 공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시스템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두 그룹이 인식을 같이하는 또 하나의 논점은, 노동의 개념이 다음 10년 동안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다. 첫번째는 일은 덜 힘들어지고 여가시간은 길어질 가능성이다. 구글의 책임이코노미스트인 할 배리언은 미래에는 일자리가 줄어들어 노동과 여가가 좀더 적절하게 분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따분하고 반복적이고 즐겁지 않은 노동이 사라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접시닦는 기계가 손으로 접시 닦는 일을, 세탁기가 손으로 세탁하는 일을, 진공청소기가 손으로 청소하는 일을 대신해줌으로써 우리는 얼마나 불행해졌을까. 내 생각으론 이런 일자리의 박탈은 환영을 받아왔다. 다음 10년 동안 벌어질 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당 노동시간은 과거 70시간에서 이제 약 37시간으로 줄었다.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는 좋은 일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일자리, 더 적은 노동을 원한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노동의 수고를 덜어줄 것이다. 그에 따라 인간의 주당 노동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지난 300년 동안 이런 식으로  진행돼 왔다. 십년 안에 이런 흐름이 중단될 이유는 없다.”(할 배리언)
 두번째는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바뀔 가능성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 일자리의 상당수를 로봇이나 디지털 대행자가 떠맡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이 올 결우 노동과 고용의 개념을 재정의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인터넷 전문가인 밥 프랭크스톤은 “일자리 개념을 부의 분배 수단으로 진화시켜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ETF 멤버인 팀 브레이는 “가족 부양을 위해 전통적인 전일 고용시장에 뛰어들 필요가 있는 인구 비율은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은 고용을 둘러싼 사회계약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LS3-BostonDynamics_1v3.jpg »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험한 지형에서 짐을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제공

 

 세번째 가능성은 새로운 인간적 생산 방식으로의 복귀다. 이는 소규모, 장인적, 수공업적 생산양식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다. “일자리와 고용이라는 개념은 훨씬 덜 중요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기술발전이 생산비용을 낮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임금 시스템의 물적 기반을 뒤흔든다. 진정한 변화는 로봇이 공장 노동자를 내쫓는 식의 판에 박힌 모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가게에 의한 고용 증가, 프로젝트 기반 노동의 증가, 선물 및 공유와 교환을 위한 생산의 증가에 있다.”(무정부사회센터의 선임펠로인 케빈 카슨)
 BBN테크놀로지의 한 네트워크 전문가는 “대규모, 대량생산 경제에서 저숙련 노동자의 효용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많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자동화시스템에 의해 싼값에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사람이 만든 장인 제품, 손수제작 제품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결국 이런 흐름은 경제의 재지역화, 재인간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술은 정해진 운명이 아니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두 그룹이 인식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프로그래머이자 컨설턴트인 세스 핑켈스타인은 “자동화가 일자리 상실을 뜻한다는 부정적 기술결정론과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적 기술결정론 둘 다 오류를 범하고 있다. 기술 진보 자체는 전체 사회 구조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이는 기술이 가져오는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이다.”라고 강조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편집장인 제이슨 폰틴은 “신기술에 의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새로운 시장의 새로운 일자리로 대체된다는 경제법칙은 없다. 이 모든 것은 정부와 경제가 관리해가는 것이다. 최저보장소득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해법, 가치있는 노동이 무엇이냐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씨름을 벌여야 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요청 받은 전망 시기는 ‘10년 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주로 장기미래를 논하는 미래학에서 10년은 큰 변화가 일어나기에는 매우 짧은 기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는 로봇과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준다. 특히 낙관론자든 비관론자든 미래 전망의 저변에는 ‘미래는 현재 하기 나름’이라는 미래관이 깔려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미래는 정해진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미래학의 기본 시각은 로봇과 일자리 문제에서도 유효해 보인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보고서는 퓨리서치가 올해 월드와이드웹(WWW)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인터넷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된 것이다.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2013년 11월25일부터 2014년 1월13일 사이에 이뤄졌다. 1만2000명의 전문가와 인터넷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의 미래와 관련해 8개의 질문을 던졌다. 그 중 2551명이 최소한 1개 이상의 질문에 답변을 보내왔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약 1900명이 답변을 보내왔다.
 퓨리서치는 3개의 그룹에 설문을 보냈다. 첫째는 퓨리서치가 자체적으로 쌓아온 전문가 리스트, 두번째는 인터넷업계에서 통용되는 애널리스트 목록 파일 , 세번째는 퓨리서치의 메일링 리스트였다. 설문은 전세계에 보내졌지만 응답자의 대부분은 미국 거주자였다.
 설문 응답은 3단계로 답하도록 돼 있다. 첫번째는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주어진 질문은 “자율주행차, 당신을 위해 일을 하는 디지털 지적 대행자, 로봇이 급속이 발전해가고 있다. 네트워크 속에 있는, 자동화한 인공지능 장치와 로봇 장비들은 2025년까지 그들이 만든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
 이 질문에 답변을 한 사람들에게 퓨리서치는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화이트칼라 및 블루칼라 일자리를 어느 정도까지 파괴할 것인지,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은 무엇인지를 예상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2025년까지 어느 정도 일반화할 것인지, 그리고 생활의 어느 부분이 바뀌고 어느 부분이 바뀌지 않을 것인지를 예상해 줄것을 부탁했다.
 답변을 보내온 전문가들의 절반은 익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퓨리서치는 그들의 익명 요청을 수용하는 대신, 답변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답변자의 인터넷 경력을 기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출처 
http://www.pewinternet.org/2014/08/06/future-of-jobs/
보고서 원문 
http://www.pewinternet.org/2014/08/06/future-of-jobs/?utm_source=Pew+Internet+Newsletter&utm_campaign=4299b0ea6c-_Future_AI_Robotics_080614&utm_medium=email&utm_term=0_79a7fe984b-4299b0ea6c-387766942
 
관련기사
http://www.nanowerk.com/news2/robotics/newsid=36855.php?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email&utm_campaign=Feed%3A+NanowerkRoboticsNews+%28Nanowerk+Robotics+News%29
http://www.livescience.com/47220-will-robots-take-your-job-by-2025.html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4/aug/11/predicting-the-future-robot-steal-your-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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